본문 : 요한복음 6장 1절~15절
제목 : 오병이어
일시 : 2010년 3월 14일, 삶의 예술 교회 주일예배

(설교)

1. 예수님께서는 찾아오는 이들을 보시고 무슨 생각을 하셨나?
2. 한 아이가 가지고 있던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는 무엇이었나?
3. 어떻게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그 많은 사람들이 배불리 먹고도 남았을까?
4. 우리가 예수님의 표징을 보고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예수님은 스스로 자기를 증거하시지 않았습니다. 다른 이들을 통해 증거를 받으셨고, 아버지께서 친히 증거를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또 무엇보다 그가 하는 일이 그가 누구인지 알려 주었습니다. 다만 세상이 그를 알아보지 못한 것은 그들에게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라 하였지요. 그러니 오늘 우리도 믿음이 없이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할 것입니다. 그 믿음은 내게 주신 모든 것을 선물로 받아 영접하는 것이니 오늘 우리가 만나는 일, 만나는 사람들을 하나님의 증언으로 받아야 하겠습니다. 내 생각과 판단을 넘어선 아버지의 일, 살리는 일, 사랑하는 일이 우리에게 완성하라고 주신 아버지의 일인 것입니다. 이미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 주셨음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하겠습니다.

유월절에 예루살렘 베데스다 연못 가에서 안식일에 38년된 병자를 고치신 예수님께서는 다시 갈릴리 바다 건너편으로 가셨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큰 무리가 예수님의 뒤를 따라갔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예수님이 병자들을 고치신 표징을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무리들은 예수님을 따라가는데 예수님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표징을 보고 따라간 것이지요. 우리 옛말에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거지요. 표징이 없다고 예수님이 없는 것이 아닌데 표징만 따라다니면서 정작 붙잡아야할 것을 놓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15절을 보면 예수님을 자기들의 생각의 수준을 따라 몰아가려고 하고, 나중에는 이 무리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기도 합니다. 그러니 따라 다니는 무리들이 많다고 해서 그것이 다는 아닌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교회에 나오고 예배를 드리는 이유, 하나님을 믿는 이유가 무엇인지 가만히 돌아봅니다. 하나님이 나의 기도를 들어 주시고 나를 지켜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인가요? 하나님께 무엇을 바라기 때문이라면 그것은 한계가 있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기는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나님을 만나는 경험은 매우 소중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오늘 표징을 보고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들 같은 것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상이 되어 버립니다. 종교를 갖는다고 하는 것, 영성생활을 한다는 것은 눈을 뜨고 귀를 열어서 내가 누구인지 알고 당당하게 살게 하는 빛과 힘을 향한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반대가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종교와 경험, 표징이 눈과 귀를 가려 버리고 마는 거지요.
우리가 주의해야할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들어주시는 분이 아니라 나를 기도하게 하셔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게 하시는 분이시지요. 하나님은 우리를 판단하고 심판하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에게 사랑의 세계를 열어주시고 참 나를 보게 하시는 분이십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먹고 마시는 것이 다가 아니라 그 너머에 있는 본질과 진리를 알게 하시는 것입니다. 사람은 참 삶을 만나서 사랑이 된다고 하였지요. 사람으로 살면서 '참 삶'을 만나야 합니다. 사랑은 하나님이십니다. '참 삶'은 그리스도이고, 그 '참 삶'을 따라서 오늘 우리는 예배하고 교회로 모여 말씀을 듣고 나누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 처음 목적을 잊지 말아야하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표징을 보고 예수님을 따라다니는 무리들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3절에 예수님은 따라오는 무리를 뒤로 하고 산에 올라가서 제자들과 함께 앉으셨습니다. 제자들과 함께 올라가셨지요. 무리에서 제자가 되기 위해서는 올라야할 산이 있습니다. 산은 오르지 않으면 돌덩이이고 흙덩이일 뿐이지만 산에 오르면 만나지는 것이 있지요. 평지에 있어서는 산 위에서 보고 느끼는 것을 알 길이 없습니다. 산에 오르면서 겪는 갈등과 고통 또한 경험할 수가 없는 거지요. 그런 어려움과 고난이 없이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길도,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도 없습니다. 그런 산에 올라야 주님과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고, 주님은 우리가 올라야할 산이기도 합니다. 지금 어디에 누구와 함께 서 계십니까? 제자들과 함께 산에 오르신 예수님께서 주시는 물음입니다.

산에 올라가 앉으신 예수님은 눈을 들어 큰 무리가 자기에게 모여드는 것을 보셨습니다. 어떤 마음이셨을지 돌아봅니다. 물로 포도주를 만드시고, 병든 사람을 고쳐주신 예수님,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안식일과 성전이 오히려 사람을 억누르는 도구가 되자 그것을 무너뜨리셨던 예수님이셨습니다. 그를 찾아온 무리들을 보시고 무엇을 주고 싶으셨을지 떠올려 보는 것입니다. 말씀이 없어 방황하는 그들의 갈망을 보셨을 것이고, 그들이 결핍을 보셨을 것입니다. 표징을 보며 껍데기를 따라 다니는 것을 보시는 안타까움도 있으셨을 것입니다. 6절을 보면 그 무리들을 보시면서 이미 예수님은 무엇을 하셔야 할지 아셨다고 했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을 통해 생각해 보아야할 것도 이것입니다. 예수님이 '무엇을 하려고 하셨을까?'입니다.
그런 예수님께서 빌립에게 이렇게 묻지요. "우리가 어디에서 빵을 사다가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 여러분 같으면 무슨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예수님은 지금 그의 수준을 시험을 하고 계십니다. 나중에 함께 보겠지만 예수님이 전하시고 싶었던 빵은 다른 것이었지요. 6장 27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일하지 말고, 영생에 이르도록 남아 있을 양식을 얻으려고 일하여라. 이 양식은 인자가 너희에게 줄 것이다." 그런데 빌립은 돈을 주고 사야할 빵을 보고 있습니다. 빌립과 제자들이 염려하는 것은 그런 것이었지요. 그래서 15절을 보면 예수님은 혼자서 다시 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많이 외로우신 모습입니다. 알아들어야할 제자들조차 예수님의 진의를 알아주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남자들이 5천명이 넘는 사람들을 먹이신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전개되는 이야기 안에서도 우리가 읽어야할 행간이 있습니다.

먼저 제자들과 예수님의 대화를 계속 살펴 보겠습니다. 7절에 빌립은 이 많은 사람들을 조금씩 이라도 먹게 하려면 이백 데나리온어치를 가지고도 충분하지 못하다는 계산을 합니다. 한 데나리온이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니 100불로 계산하면 2만불이 넘는 돈이 있어도 모자란다는 말이지요. 이들에게 그런 돈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가만히 앉아서 계산하며 염려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안드레는 조금 다릅니다. 안드레는 돈이 없지만 길을 찾아 나섭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 빵 다섯 개를 내 놓은 아이를 데리고 오지요. 여기의 보리 빵은 사실은 사람들이 먹을 음식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나귀나 말에게 먹일 정도의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물고기'라는 단어도 원어를 보면 일반 물고기와는 다른 단어를 썼습니다. 어부들이 쓸모 없어 바닷가에 버리고 간 작은 물고기를 가난한 사람들이 주워다가 소금에 절여서 양식으로 썼던 것을 지칭합니다. 다시 말하면 정말 보잘 것 없는 도시락이었던 것입니다. 제자들에게는 이 정도의 먹을 것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안드레는 먹을 것을 찾는 제자들에게 자기가 가진 것을 스스럼 없이 내어 놓은 아이를 예수님 앞에 데리고 와서 이것을 찾았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선생님께 묻습니다. 사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 만한 용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어른들은 이런 보잘 것 없는 것이 부끄러워 내어 놓지 못합니다. 또 이것마저 내 놓으면 나는 무엇을 먹을까하는 계산 때문에 부러 숨겨 놓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내 놓은 지극히 작은 것으로 인해 오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오늘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은 어떻습니까? 우리도 그렇습니다. 보잘 것이 없어서 내놓지 못하고 있고, 또 내 것은 챙겨 놓고 싶은 욕심으로 감추어 두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일은 거기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어떤 역할을 할지 알지 못하지만 내어 놓은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은 일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지금 그것을 기다리고 계신 것이지요.
10절과 11절을 보십시오. 많은 사람들을 자리에 앉게 하신 예수님은 그 빵과 물고기를 들어서 감사를 드리시고 앉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무 것도 없는 가운데 원하는대로 나누어 주어도 배불리 먹고 열두 광주리가 가득찼습니다. 열둘은 충분하고 완전하다는 표현이지요. 모자람이 없이 풍족했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예수님이 전하시는 메시지와 요한이 알려주고자 했던 진실은 무엇일까요? 첫째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대로 한 가난한 어린아이의 작은 헌신으로 예수님이 기적을 일으켜서 굶주린 오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배불리 먹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초자연적인 기적을 행하셔서 그의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것이지요. 이것으로 사람들이 또한 예수님을 하나님의 예언자, 메시야로 믿게 되었듯이 오늘 우리도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해서 그 은혜를 힘입어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 우리는 넘치고 충만한 은혜를 체험하며 부족함이 없이 살게 되어 집니다. 또한 지금 내 안에 있는 작은 것을 내어 놓아 하나님이 이루어 가시는 기적에 동참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되어 집니다.
여기까지도 우리에게 충분합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그 안에 있는 행간, 우리 예수님이 하고자 하셨던 일을 깊이 있게 만날 수 있습니다. 생각해 봅니다. 가난한 어린아이가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빵 다섯 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곳에 함께 있었던 수많은 어른들이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을 리가 만무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다들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 초라해 부끄러워서든, 욕심 때문에서든지 감추고 있었을 것입니다. 오늘 세계가 굶주리고 있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한편에서는 너무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또 다른 편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지요. 자, 어디에서 빵을 사다가 이 사람들을 먹일 수 있을까요? 그들이 함께 먹고 나눌 수 있는 기적은 보잘 것이 없는 것이라도 꺼내 놓는 나눔을 통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보세요. 정말 보잘 것 없는 자기 먹을 것,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빵 다섯 개를 내어 놓는 어린아이를 보면서, 그리고 그것을 들어서 감사를 드리시는 예수님을 보면서 그 많은 사람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마음에 찔림과 부끄러움, 뭉클함과 깨달음이 일어났을 터입니다. 그래서 자기들이 가지고 있던 더 많은 것들을 그제서야 꺼내 놓을 수 있었겠지요. 지금껏 자기가 원하는대로 살았다가 이제는 서로가 원하는대로 살아갈 수 있어 더 풍족해지는 순간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나의 작은 정성이 다른 사람에게는 큰 희망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자, 가진 것이 많아도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 있고, 가진 것이 없어도 부자로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실은 우리에게 있는 것은 모자라지 않습니다. 충분합니다. 자연을 움직이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은 우리가 고백하는대로 이미 충분하고 넉넉하게 주셨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자기 것이라 움켜쥐고 있으니 늘 모두가 모자라게 사는 것이지요. 캐나다가 그렇습니다. 이곳을 좋아하는 이들의 하나같은 이야기는 캐나다는 돈이 많은 사람이나 돈이 없는 사람이나 다 같이 기본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구요. 물론 그래서 따르는 폐혜가 있지만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서 그것으로 돈을 적게 버는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근간을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미국같은 나라는 돈이 많은 사람들은 더 많이 벌게 되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점점 더 생존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만들어 놓습니다.
부족한 것은 없어서가 아니라지요. 부족한 것은 나눔이 없고 사랑이 없어서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어디에서 빵을 사다가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는 물음을 통해서 모두가 함께 원하는대로 먹고도 충분히 남을 수 있는 기적을 일으켜 주셨던 것입니다. 12절과 13절을 보십시오. 조금 전까지도 먹을 것이 하나도 없어서 굶주리고 있었는데 남은 것들이 열두 광주리에 가득차게 됩니다. 이미 충분히 있었다는 말씀입니다. 이미 우리에게 주신 것들, 우리에게 있는 것들이 하나님이 주신 기적이고 은혜이고 선물입니다.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감사하며 꺼내 놓고 나누는 것이 하나님의 기적에 동참하는 것이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예수님께서 빵을 떼고 떼셔도 그 작은 빵이 없어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는 신비를 경험하고 찬양하는 믿음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조금 더 이 이야기 안으로 들어가서 이미 주신 충분하고 모자람이 없는 것들을 누릴 수 있는 비밀을 알아차린다면 그것이 더 큰 기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떠십니까? 여기까지의 생각과 은혜는 저에게 지금까지와 또 다른 큰 경험이었습니다. 조금 더 봅니다. 여기서 예수님이 정말로 채워주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을지 본문의 전후 맥락 안에서 돌아보면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사람들이 먹고 배불렀다는 것에만 초점을 맞출 수만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가 어디서 빵을 사다가 이 사람들을 먹이겠느냐?" 빵을 사 올 곳도, 빵을 살 돈도 없었기에 이 물음은 정말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데 있지 않을까 하는 물음이 아닐까요? 물고기가 필요한 이들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은 잠시의 방편입니다. 그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더 본질적인 일이듯이 말입니다.
오늘 예수님이 정말 먹이고 싶었던 것은 찾아온 무리들의 강팍한 마음을 녹이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자기들의 것은 꽁꽁 숨겨두고 굶주리고 사는 사람들, 표징만 보고 따라 다니던 사람들이 표징이 없어서도 스스로 살아갈 길, 생명으로 사랑으로 살아갈 참 양식을 얻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할 수 없다고 체념하고 있는 것, 나는 자격이 없다고, 재주가 모자라다고, 키가 작다고, 시간이 없고 무엇이 부족해서 할 수 없다는 그런 생각을 넘어서 너희들은 이미 충분히 모자람이 없이 다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계신다는 말씀입니다. 그런 판단과 정죄는 스스로 자처하는 것일 뿐입니다. 예수님의 복음은 우리에게 원래 하나님의 생명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찾아오는 큰 무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예수님의 마음,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정, 부끄럽지만 요청에 따라 있는 것을 내 놓아보는 현신과 결단, 그리고 그것에 감사를 돌리는 기도, 그렇게 불평과 원망이 아닌 감사로 살아갈 때에 이미 필요한만큼 충분히 있는 신비를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예수님은 오늘도 어린 아이가 내어 놓은 보잘 것이 없는 그것을 가지고 일을 하셨습니다. 그것으로도 예수님은 감사를 드리고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원하는대로 배불리 먹게 되었지요. 사람들이 굶주리는 것은 먹을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사랑이 없어서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랑은 나누는 것입니다. 나누지 않아 굶주리는 것이라는 말이지요. 그렇게 남은 부스러기를 다 모으고 조금도 버리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에게 이미 충분했고 모자랄 수가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지요.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 하시는 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게 되는 기적도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물음을 주시고 요청하시는 주님과 함께, 사랑과 나눔과 감사가 있을 때 그러한 것입니다.
오병이어의 기적, 이 이야기가 어떻게 오늘 나의 이야기가 될까 돌아봅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 빵 다섯 개로 오천명을 먹이는 이야기 속에 여러분은 어떻게 들어갈 수 있을까요? 하나님은 여러분을 통해 오늘도 그 기적을 계속 이루어가시길 원하십니다. 여러분은 그 가운데 어떤 사람입니까? 표징을 보고 따라온 무리들? 계산에 앞선 빌립?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안드레? 자기 것을 흔쾌히 내어 놓은 어린아이? 감사를 드리시는 예수님? 사랑하는 여러분, 산 위에서 다가오는 큰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셨던 예수님의 눈을 우리도 가져야겠습니다. 내게 있는 작은 것을 기꺼이 내어 놓아 하나님의 기적에 동참하는 여러분이 되어야겠습니다. 또 초라하고 아무 것도 아닌 것이라 여겨지는 것도 들어서 감사하고 나누는 그 마음, 그 태도로 우리가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이미 우리에게 충분히 있음을 알려주시는 오병이어의 기적이 저와 여러분의 삶 속에서 오늘 또한 일어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기도)

하나님, 표징을 보고 따라온 무리지만 그들의 배고픔과 사랑이 없어 나누지 못하는 그들의 한계를 불쌍히 여기셨던 예수님의 마음을 배우게 하옵소서. 내게 있는 작은 것이지만, 초라한 이 순간이지만, 아무 것도 아닌 것같지만 그것을 통해 일을 시작하시는 주님의 기적을 보았습니다. 우리에게 이미 충분히 있음을 삶으로 고백하고 누리며 살아가는 저희가 되게 하옵소서. 늘 감사하며 그것을 나누는 살아 우리와 지금도 함께하는 오병이어의 기적의 주인공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