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요한복음 11장 17절~44절
제목 : 풀어 놓아 다니게 하라!
일시 : 2009년 4월 26일, 삶의 예술 교회 주일예배
           
(어린이 설교와 교회학교 파송)

42. I knew that you always hear me, but I said this for the benefit of the people standing here, that they may believe that you sent me."
43. When he had said this, Jesus called in a loud voice, "Lazarus, come out!"    
44. The dead man came out, his hands and feet wrapped with strips of linen, and a cloth around his face. Jesus said to them, "Take off the grave clothes and let him go."(John 11:42~44)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어린이 여러분에 말씀하고 싶은 것이 계십니다. 함께 찾아볼까요? 첫째로 하나님은 언제나 내 말을, 내가 원하는 것을 듣고 계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떤 분이시라구요? 언제나 들어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니 내가 할 일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구하는 것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예수님이 묻습니다. 무엇해주기 원하느냐? 그런데 말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지나가는 것입니다. 간절한 소원을 가지고 사는 것, 그것이 다른 삶입니다. 그러면 우주가, 하늘이, 하나님이 그것을 도와주십니다. 자, 지금 여러분은 하나님께 어떤 이야기를 하고 계십니까? 그것을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둘째로, 지금 예수님이 말하는 것은 둘러선 사람들에게 하나님이 예수님을 보내셨다는 것을 믿게 하려고 하시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요한복음 11장을 통해서 정말 큰 은혜를 받고 깨달았습니다. 나사로의 이야기를 통해 저로서는 넘을 수 없는 한계와 비밀을 맛보았지요. 그것을 들을 수 있는 어린이 여러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잘 보아야지요. 자, 43절과 44절을 보면 예수님이 두가지로 명령하셨습니다. 첫째는, 큰소리로 "나사로야, 나오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죽었던 사람, 손과 발이 천으로 둘둘 말려 있던 사람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예수님의 소리를 듣고 무덤에 나오는 여러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어떤 무덤인가요? 두려움, 염려, 근심, 미움, 다툼, 화, 그런 무덤에 갇혀서 썪고 냄새가 나지 않습니까? 또한 예수님은 "풀어 놓아 가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더 이상 꼼짝 못하는 죽음에 있지 말고, 또한 무엇을 가두어 두지 말고 자유롭게 하라는 말씀이지요. 그렇게 무덤에 나와 자유롭게 마음껏 살아가는 어린이 여러분들을 교회학교로 파송하겠습니다.

(설교)

지난 주에는 예수님이 바라보시는 병과 죽음과 부활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고 하나님의 아들이 영광을 받을 것이라고 하였지요. 그리고 심지어는 도리어 잘 된 일이고 기쁜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그것을 통해 진정한 믿음이 무엇인지 우리가 알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도 예수님처럼 깨어서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통해 하나님이 가르쳐 주시는 이러한 삶의 비밀을 잘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로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놓치면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헛되이 하는 정말 슬픈 일이 되고 말 것입니다. 오늘 읽은 본문에서 예수님이 비통하게 여기시고 눈물을 흘리신 까닭이 바로 이것입니다. 오늘 본문을 함께 보면서 조금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17절에 예수님께서 가서 보시니 나사로가 무덤에 있은지 벌써 나흘이나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마르다와 마리아를 위로하러 와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슬픔 가운데 오셔서 그 슬픔 속에 잠들어 있는 나사로와 슬퍼하는 이들을 깨우러 오신 것입니다. 20절을 보면 예수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마르다는 맞으러 나오고, 마리아는 집에 앉아 있었다고 했습니다. 마리아와 마르다의 이 차이는 복음서의 여러 가지 이야기에서 등장합니다. 어느 날도 예수님이 이들을 찾아오셨는데, 마르다는 예수님을 손님으로 맞이하여 접대하기에 분주했습니다.(누가복음 10장) 그러나 마리아는 어떻게 하지요? 예수님의 곁에 앉아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함께 있으려고 했습니다.
마르다는 누군가 해야 할 일, 해야 할 도리를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그런 일보다 예수님 곁에서 있는 일을 택했지요. 그것을 보고 마르다는 속이 터졌습니다. 보다 못해서 예수님께 자기가 너무 바쁘니 마리아더러 좀 와서 도우라고 이야기해달라고 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마르다에게 말합니다. 마리아는 자기가 좋은 것을 택했으니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지요. 그러면서 몇 가지만 하든지 한 가지만이라도 족하다 하셨습니다. 마리아는 여러 가지 일로 근심하면서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잊어버렸지만, 마리아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아 그것을 누렸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마르다가 일한 것이 나쁘다 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일을 기꺼이 기쁘게 했다면 문제가 없는데, 억지로 근심과 염려를 하면서 했다는데 문제가 있었지요. 예수님이 원하시는 것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 그 욕구에 충실하고 또 그것을 기쁘게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마리아는 집에 앉아서 죽은 오빠를 추모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었고, 마르다는 예수님을 맞이하러 동네 바깥까지 나갔습니다. 오늘 여러분은 어떤 자리에 있습니까? 마르다입니까? 마리아입니까? 어느 편에 있든지 그 일을 기쁘게 고맙게 한다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도리어 잘 한 일입니다. 다만 근심하고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서 일하지 않고 자기 할 일에 충실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래야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자, 예수님을 만난 마르다는 원망어린 어조로 예수님께 말하지요. 선생님이 계셨다면 오빠가 죽지 않았을 거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또 지금 하나님께 구해서 오빠를 살려 달라고 말하고 있지요. 그런데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본문의 대화는 선문답 같습니다. 무엇이든지 다 이루어질 것을 안다고 했으면서 나사로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하니, 마르다는 말을 돌려서 마지막 날에 부활할 것을 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에게는 죽음이란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것을 믿느냐고 하시지요.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마르다는 믿는다고 하면서 사실은 믿지 않은 것입니다. 아니, 뭘 믿는지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부활을 믿는다면 지금 마르다는 예수님께 원망할 것도 없고, 무엇을 구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나사로는 죽지 않고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슬픔에 겨워서, 깊은물님 표현대로 하면 습관에 때문에 슬퍼하며 '사실'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순간 순간 습관처럼 싱실감이라는 '생각'에 빠져서 나오지 못합니다. 며칠전 달래를 캐러 가면서도 작년 이 맘 때 깊은물님과 달래를 다듬던 생각, 휠체어를 밀고 가서 함께 참나물을 하던 생각이 나서 몹시 슬펐습니다. 죽음이 없음을 알면서도 그런 상실감이 도대체 어디서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거의 자동적으로 찾아오는 그 무엇에 순간 순간 엄습을 당합니다. 그러나 깨어보면, 알아차리면 그렇지 않지요. 이제 오해도 없이, 설명과 말이 필요하지 않게 부활과 생명으로 함께 있는 깊은물을 바라보고 생각하면 더 고맙고 감사할 수 있는데, 그런 의식과 믿음을 놓쳐 호흡을 잃어버리면 그렇게 됩니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이 묻고 계시지요. 27절입니다. "네가 이것을 믿느냐?" 그것을 믿으면 죽은 나사로는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아니 죽지 않고 함께 있는, 죽음이 없는 그 세계에 함께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도 습관을 버리고, 순간 순간 깨어서 사실을 인식하며 죽음이 없는, 늘 함께 있는 세계에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네가 이것을 믿느냐고 예수님은 여러분에게, 저에게 묻고 계십니다.

이렇게 말한 뒤 마르다는 마리아를 불러오지요. 그러자 마리아도 급히 나와 예수님의 발 아래 엎드려서 마르다와 똑같은 말을 하며 울고 있습니다. 그것을 보신 예수님은 마음이 비통하여 괴로우셨다고 했습니다. 자, 다음 물음입니다. 왜 예수님의 마음이 비통했고 괴로우셨을까요? 그를 지켜본 유대인들의 이야기대로 그가 나사로를 사랑했기 때문에 우셨을까요? 그랬다면 왜 눈 먼 자의 눈도 뜨게 하신 예수님이 나사로를 죽게 내버려 두셨을까 다시 물음에 물음이 꼬리를 잇습니다.
예수님은 나사로는 잠이 들어 있다고 했는데, 사람들은 죽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살려 놓으라고 하지요. 하지만 예수님은 육신의 여행을 마친 나사로를 다시 육신에 돌려 놓는 것이 그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십니다. 잠시 몸뚱이가 더 산다고 해서 그것이 참 위로가 될까? 아니지요. 오히려 그것이 더 큰 짐이 되고 고역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들은 알지 못합니다. 늘 말씀드리듯이 5년전 위암으로 3개월 만에 생을 마친 대학 친구를 보면서 함께 사는 삶이 무엇인지 경험했더랬습니다. 저는 친구 부부를 보면서 30년을 같이 살아도 그런 사랑과 진실을 나눌 수 없을텐데, 3개월 동안 함께 붙어 있으면서 그렇게 마음과 영이 통하는 사랑과 진실을 나눌 수 있음을 보면서 크게 감동했었습니다. 시간이 길고 짧음은 진실로 상대적인 것입니다. 30년을 살아도 원수로 살아갈 수 있지요. 그런 원수로 사는 30년과 서로 통하는 일체가 되는 3개월, 영적으로 보면 그 3개월이 더 큰 선물이 아니겠습니까? 저 역시 마찬가지지요. 아내가 나와 함께 지구별 여행을 더하길 얼마나 소원하지만 또 그래서 원수같이 다투고 살게 된다면 자옥도 그런 지옥이 없겠지요. 다 생각입니다.

예수님이 속으로 비통하게 여기시면서 무덤으로 가시는 것, 그런 까닭이 아닐까 합니다. 그가 죽었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슬퍼하기 때문입니다. 슬플 일이 아닌데 슬퍼하는 것입니다. 정말 슬픈 일은 영원히 살아 있음을 알지 못하고 믿지 못하는 것이지요. 진정한 살아 있음은 죽음 없는 것, 죽음이 문제가 되지 않는 세계입니다.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늘 같이 살아 있음이 있지 않습니까? 이것이 예수님께서 무덤으로 가시는 마음입니다.
지금도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무덤으로 가고 계십니다. 내 생각이 가두어 놓고, 내 판단과 경험이 붙잡아 놓고 있는 썩고 냄새나는 무덤으로 통곡하시면서 가고 계십니다. 나는 상실감에 울고 있지만, 예수님은 깨어 있지 못하고 상실감이라는 생각에 빠져 있는 내가 몹시도 안타까워 비통해 하고 계시겠지요. 그러니 깊은물님 표현대로 한다면 그 빈자리를 오늘이 정성껏 살아야할 그 선물로 주신 그 순간임을 알고 후회없이 살아야 하는 것이지요. 그것이 부활이요 생명인 삶에 대한 우리의 외경이 아닐까 합니다. 그것이 남은 자의 할 일입니다. 그의 삶을 기억하고 그것을 이루어가는 것입니다. 그것이 죽었다고 여기는 그를 깨우는 것이지요.
자, 그 무덤 어귀는 돌로 굳게 막혀 있습니다. 그 돌을 치우라고 하니 마르다는 냄새가 나는데 어떻게 치우냐고 합니다. 슬픔을 거두고 지금 이 순간을 활기차고 기쁘게 살자고 하니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는데, 없는데, 잃어버렸는데 내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말씀합니다.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되리라." 그 믿음은 사람은 부활이요 생명이라는 것이지요. 지금 죽었다는 것은 잠시의 이별이지 영원히 없어지는 것이 아니고, 전혀 새로운 몸과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그러니 이제 더 이상 썩고 냄새가 난다고 돌로 막아 놓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돌로 막아 놓고 슬피 울고 있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통곡하고 원망하고 살고 있습니다.
우리 예수님은 알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그의 말을 하나님이 들어주시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니 그 분은 기도하실 필요도 없으시지요. 하지만 이제 둘러선 무리들이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믿게 하려고 기도하십니다. 그래서 무덤에 있는 나사로를 불러내셨습니다. "나사로야, 나오너라." 사람들이 죽었다고 여겼던 나사로는 손과 발이 묶이고 얼굴이 수건에 싸매어져서 무덤에 갇혀 있었지요. 예수님은 이제 "그를 풀어놓아서 다니게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더 이상 하나님이 부르신 사랑하시는 사람을, 나의 사랑하는 그를 무덤에 가두어 놓고 순간 순간 그런 무덤에 빠져서 통곡하고 슬퍼하며 상실감 속에 붙들어 두지 말라는 말씀이지요. 손과 발을 풀어서 얼굴에 수건을 벗겨서 우리와 함께 자유롭게 다니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믿음이고 부활입니다. 무덤에 장사 지낸지 나흘이나 되는 육신을 꺼내어 생물학적으로 다시 살게 하는 것이 부활이라면 그것은 반쪽 부활이고 심하게 말하면 눈속임수일 뿐입니다. 잠시 여행을 더하는 것일 뿐, 그것이 진실로 영원히 함께 사는 길이 아닌 것이지요. 참으로 다른 차원의 세계입니다.
이 일을 통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해달라고 예수님은 기도하셨습니다. 가만히 돌아봅니다. 아내의 지구별 여행을 환송하면서 이 요한복음 11장이 아니었으면 이 시간을 어떻게 살았을까 상상조차 하기가 싫습니다. 오늘 나를 위해 요한복음 11장은 2000년을 기다려 주었지요. 나를 믿음으로 옮겨주기 위해 내 생각을 바꾸고, 내 차원을 옮겨주는 신비 중에 신비입니다. 죽은 나사로와 다시 만나는 예수님을 통해서 부활과 생명을 다시 봅니다. 믿으면 영광을 보지만, 믿지 못하면 의심과 두려움과 통곡 속에 살게 됩니다. 믿고 돌을 옮겨 무덤에서 꺼내어 죽은 자를 풀어놓아 다니게 해야 할 것입니다. 얼마나 더 살아 있는 사람을 무덤에 가두어 놓고 슬퍼하며 잃어버렸다고 통곡하시겠습니까? 이제 온전한 존재로 함께 있는, 영원히 헤어지지 않고 다투지도 않는 사랑으로 만나가야 하겠습니다. 그런 믿음 안에 있는 우리는 부활이요 생명입니다.

(기도)

오늘 저희들의 믿음을 위해 나사로의 무덤에까지 찾아가 그를 불러내시고, 풀어놓아 다니게 하신 하나님, 이제 더 이상 나사로를 돌로 막은 무덤에 가두어 두고, 상실감과 습관에 젖어 슬픔과 한탄과 원망에 매여 있지 않게 하시고, 그를 불러내어 풀어놓아 우리 가운데 다니게 하는 부활의 산 소망을 누리며 살아가는 저희가 되게 하옵소서. 믿음으로 사는 사람은 부활이요, 생명이라는 사실을 지금 믿게 하시고, 그 믿음으로 죽음이 없는 미래를 누리며 오늘 사랑과 감격으로 살아가는 저희가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