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마가복음 14장 66절~72절
제목 : 기회와 통곡
일시 : 2008년 6월 15일, 삶의 예술 교회 주일예배

(어린이 설교와 교회학교 파송)

70. Again he denied it. After a little while, those standing near said to Peter, "Surely you are one of them, for you are a Galilean."
71. He began to call down curses on himself, and he swore to them, "I don't know this man you're talking about."    
72. Immediately the rooster crowed the second time. Then Peter remembered the word Jesus had spoken to him: "Before the rooster crows twice you will disown me three times." And he broke down and wept.(Mark14:70~72)

오늘은 어떤 말씀으로 하나님이 어린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계셨을까요? 70절에 보면 그가 부인했다고 했습니다. 아니라고 거절하는 거지요. 이 사람은 베드로였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첫째 제자지요.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했구요. 그랬던 그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하는 겁니다. 왜 그랬을까요? 지금 예수님은 힘있는 사람들에게 붙잡혀서 고초를 당하고 있는데 그를 안다고 하면 자기도 잡혀서 똑같이 고통을 당하게 될까 두려웠던 거지요. 심지어는 저주까지 하게 됩니다. 실수를 하는 거지요. 여러분, 베드로와 같은 큰 어른도 실수를 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이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지요. 베드로는 닭이 울자 어떻게 하나요? 72절을 보면 첫째로, 기억했다고 했습니다. 무엇을?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 냅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위대한 사도가 되는 겁니다. 그럴 때, 그런 순간에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실수를 하거나, 힘을 잃거나, 지치고 외로울 때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지 않으면 더 큰 실수를 하게 됩니다. 그런 순간에 우리의 처음 마음, 처음 뜻을 보아야 합니다. 공부를 하기 싫을 때, 내가 왜 캐나다에 왔는지 처음으로 돌아가 보는 거지요. 그렇게 기억하지 않으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됩니다. 둘째로, 엎드려서 울었다고 했습니다. 어른이 엎드려 우는 것은 다시는 그런 잘못을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것입니다. 자, 어린이 여러분들, 실수를 하고 잘못을 했을 때 나는 어떻게 할까, 뿌리 전도사님과 함께 찾아가고 나누어보는 교회학교로 박수로 파송하겠습니다.

(설교)

우리는 지난 주에 사람들이 ‘그대는 누구인가?’라고 묻는 물음에 뭐라고 대답할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혹시 나에게 그렇게 물어왔던 사람이 있었나요? 분명히 있었을 거예요. 잘 듣지 않아서 그렇지요. 그 때 예수님은 내가 바로 그리스도라고 대답하여 그에게 준비된 십자가를 받아들이셨습니다. 물론 ‘아니요’라고 대답하여 십자가를 피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를, 나의 잔을, 내 사명을 따라 살게 될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것이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오늘 우리의 상황에서 바꾸어 말하자면 지금 나에게 주어진 삶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런 예수에게서 고소할 증거를 찾고 있었습니다. 예수는 그들의 구원자로, 그들을 깨우는 하늘의 소리로 오셨는데도 말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나는 누구를 고소하고 있습니까? 그가 누구이며 어떤 고소할 증거를 찾고 있습니까? 내가 고소하는 그가, 그것이 바로 나의 구원자, 하나님이 나를 위해 보내신 나의 구원일텐데 말입니다.

오늘 본문 66절은 예수님이 그렇게 십자가를 받아들이시면서 침 뱉음을 당하고, 하인들에게조차 주먹과 손바닥으로 맞고 있는 그 뜰 아래에서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 자리에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삶과 선택이 바로 그런 순간이라고 성경은 우리에게 증거하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나는 선생님이, 나의 꿈이 채찍질 당하며 갈기갈기 찢기고 있는 안마당 아래 쪽에 앉아 불을 쬐고 있습니다. 어떤 느낌이십니까? 그렇게 있을 수밖에 없는 베드로가 되어 봅니다. 이렇게 앉아 있는 내 모습에 눈물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고 손끝 하나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그냥 이대로 세상이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어디 이보다 더한 무력감과 막막함이 있을까요? 어떻게 할 수 없는 지금을 맞이합니다. 이게 아닌데,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비참하고 부끄러워 죽을 지경입니다. 혹시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자리가 그런 자리가 아닌가요?(87년 6월)
우리가 알듯이 베드로는 자신만만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때가 되면 모두가 당신을 버릴 것이라고 하였지만, 선생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선생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 했었습니다. 베드로뿐 아니라, 모두들 그렇게 말했더랬습니다. 의기가 충천했을 때 다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사탄이 잘 지적했듯이 욥도 그랬었지요. 단란한 가정과 부유한 재물, 건강이 있을 때 누구보다도 더 의롭고 경건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해서 그저 귀로 들은대로 머리로 생각한대로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러나 삶은 늘 그럴 수가 없습니다.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 오르고 내리는 것이 ‘삶’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나라고 예외일 수 없습니다. 문제는 그럴 때 내가 어떻게 반응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욥은 그것을 다 겪고 나서야 귀로 듣던 하나님을 눈으로 보았다고 고백하고 있지요.
자, 자신만만했던 그들이었지만, 그러나 칼과 몽둥이를 든 무리들이 선생님께 달려들자 모두 예수를 버리고 달아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그렇게 달아난 베드로가 예수가 서 있는 그 집 안뜰에서 불을 쬐고 있습니다. 용기 없이 도망친 스스로의 비겁함을 자책하면서도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무력감을 안고 앉아 있는 자리, 운명은, 아니 ‘섭리’는 그런 그를 버려두지 않습니다. 그저 버려둔다면 하나님이 아니시지요. 이제 여기까지, 그만 하고 싶은데, 끝까지 찾아와서 삶을 바꾸어 주고자 기회를 주시는 것이 하나님의 손길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이시고, 선생님이고, 그것이 사랑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외면하고 싶습니다. 그냥 이렇게 살게 내버려 두라고, 왜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느냐고 따지고 묻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여러분, 외면하면 더 이상 길이 없습니다.

67절을 보십시오. 그렇게 선생님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그 자리에 숨죽이고 있는 베드로를 빤히 노려본 하녀가 있습니다. 그녀는 누구였을까요? 어쩌면 베드로에게 찾아온 또 한번의 기회가 아니었을까요? 그가 스스로 돌이킬 수 있는 기회 말입니다. 그녀가 베드로를 빤히 노려보았듯이 오늘 그런 나를 빤히 노려보는 그 누군가, 그 무엇이 있습니다. 그 눈길을 어떻게 대하고 있습니까? 감사해야지요. 잠깐 모면한다고 달라지지 않습니다. 기회인데 그것을 몰라 원망하고 두려워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한번 실패에 움추려 든 베드로에게 기회가 다시 주어집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이번에도 역시 도망치게 됩니다. “무슨 말 하는지 나는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겠다.” 또 다시 회피하고 있습니다. 물론 깨달았으면 알았으면 그렇게 있지도 않지요. 오늘 베드로의 현주소, 우리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도망가는 베드로를 운명의 하녀는 그대로 버려두지 않습니다. '이 사람은 예수와 함께 있었다.‘ 또 부인하는 베드로, 그리고 또 한번 더 저주하고 맹세까지 합니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기회가 다 떠나고 있습니다. 완전한 절망 끝까지 몰려가고 그제사야 깨닫게 됩니다.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모른다고 할 것이라고 하셨던 예수님의 말씀을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목자를 치신 이유는 양떼를 흩으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흩어지게 되면 다시 모이는 일만 남았습니다. 한번 흩어졌기에 모여 있음이 얼마나 소중한 은혜인지를 알게 되지요. 그리고 먼저 갈릴리로 가신 목자를 따라가면 됩니다. 세 번을 부인하고, 그렇게 완벽하게 실패하고서야 베드로는 그제서야 알게 됩니다. 내가 가지고 있다고 여기는 그것, 내 재산, 내 건강, 내 가족, 내 사랑이라는 그것을 다 내려놓고서야 말입니다. 나는 이런 존재이라는 것을 깨달아 알고 엎드려서 울었습니다. 개역성경에는 통곡하였다고 했습니다. 위대한 다윗 왕은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아까워하지 않는 부하의 아내를 빼앗고 부하를 죽음에 내 몰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관습에 묶여 있다가 그것이 사람 앞에서가 아닌 하나님 앞에서 범한 잘못임을 깨닫게 되고는 그는 베개와 침상이 다 젖도록 눈물을 흘리며 회개를 합니다. 그래서 다윗왕입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그런 자리를 외면하고 핑계를 댑니다. 스스로 합리화하고 정당화할 이유를 찾아내고야 말지요. 그러나 그 끝에서 이제 베드로는 피하지 않고 엎드려 울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그렇게 오늘 나의 자리에서 엎드려 울어야겠습니다.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꺾이지 않는 것이 용기가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것이 용기라고 하였습니다. 꺾어져서 넘어져 있는 것은 차라리 쉬운 일입니다. 내가 할 수 있지 않음을 직면하고 깨닫고 알아야 다시 설 수 있습니다. 내가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저 값없이 누리고 있었을 뿐이지요. 그런 오늘입니다. 엎드려 통곡하는 지금입니다. 그렇게 부활의 날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저마다 생에 잊어서는 아니될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그런 순간을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숨결로, 인도와 사랑으로 만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기도)

사랑하는 주님, 주님이 십자가를 받으시는 뜰 아래서 초라하게 숨죽이며 불을 쬐고 있는 저희들의 모습을 보게 하셨습니다. 이제는 그만 하고 싶다고, 여기서 주저 앉고 머물러 있고 싶다고 하면서도 주님 곁을 떠나지 못하고 맴도는 우리들입니다. 그런 우리를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외면하지 않게 하옵소서. 통곡하고 돌이켜서 허락하신 삶을 선물로 받아들여 마음껏 누리며 은혜로 사랑으로 살아가는 저희들이 되도록 저들의 마음을 열어주시고 눈을 열어주시고 귀를 열어 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