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마태복음 1장 18~25절
주제 ; 나의 탄생
제목 ; 요셉의 성탄
일시 ; 2001년 12월 16일, 고등부

1. 여는 말
어느 마을에 그 나라의 왕이 오신다는 소문이 퍼지자 사람들이 왕을 맞으려고 많은 것들을 준비해서 넓은 뜰에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며칠을 기다려도 오신다는 왕은 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뜰 주위에는 음식물 부스러기라도 얻으려는 거지들이 군데군데 웅크리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할머니는 뜰 한 쪽에 앉은 불쌍해 보이는 사람을 집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왕에게 드리려고 준비했던 음식을 따뜻하게 데워 주었습니다. 그 때에 "내가 바로 왕이오."하고 그 불쌍해 보이던 사람이 말하며 진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왕은 그 할머니에게 큰 상을 주셨습니다.
(썰렁했나요? 제 아내가 이 이야기를 듣더니 썰렁하다고 하데요.. 썰렁해도 하는 수 없지요. 어쨌든...)
많은 사람들의 기다림이 이러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나요? 이번 주에 고3들은 원서를 쓰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요? 3년의 열매를 기다리고 있는 겁니다. 이제 결과가 어찌되었든 여기까지 왔습니다. 염려와 근심보다는 그런 것 다 내려놓고 정말로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한번 돌아볼 때가 아닌가 합니다. 이미 일어난 일이고, 이것을 어떻게 우리의 삶에 받아들이는가 하는 자세와 태도가 신앙이 아닐까 합니다. 고1 친구들과 고2 친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각자의 형편에 기다림들이 있습니다. 막연한 기다림으로, 내 생각과 욕심(기대와 원함)에 빠져서 정말 맞이할 것을 놓쳐버린다면 그보다 더 불행한 일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행복은 오지 않은 미래에 있지 않고, 지나간 과거에 있지 않고, 지금을 얼마나 잘 즐기고 누리느냐 하는데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기다리고 맞이하는 성탄이 우리 생에 또 한번 횟수만 더해지는 성탄절이 아니라, 예수님의 나심과 함께 하는 오늘의 참 나의 성탄이 되어야겠습니다. 그렇게 한 해, 한 해가 다르고 늘 새로워야 살아간다는 것이 신나지 않겠습니까?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목격하고 경배하였던 사람들은 아주 많습니다. 그들은 각자가 다 다르게 예수님의 탄생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들 중에 하나가 그의 아버지 요셉입니다. 오늘 이 시간은 요셉이 맞이한 성탄을 통해서 오늘 우리들의 성탄을 돌아보고 싶습니다.

2. 몸말
마리아의 약혼자 요셉은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혼인식도 치르지 않고, 같이 살지도 않았는데 마리아가 임신을 하였다는 겁니다. 이 일이 드러나면 요셉이야 그리 큰 문제가 없지만, 마리아가 걱정이었습니다. 정혼한 남자가 있는 여자가 아이를 가졌다는 것은 여자에게는 치명적인 일이었지요. 자기 몸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했다는 손가락질을 당할게 뻔했습니다. 요셉은 사랑하는 여자가 창녀 취급을 당하며 그런 모욕을 당하는 것을 보느니 차라리 파혼하는게 낫다 싶었습니다.
요셉의 생각에 그래야 마리아가 덜 모욕스럽고, 덜 욕먹을 것 같습니다. 아니, 사실은 두려웠습니다. 누구의 애인지도 모르는 아이를 낳고 키울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마리아를 사랑하는 것과 별개의 일이었습니다. 차라리 모든 것을 없었던 것으로 하고만 싶었습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요셉에게 그렇게 아이를 갖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혼란이 있을 때에 하나님의 천사가 꿈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두려워말라고, 마리아가 가진 아이는 성령으로 잉태된 아이니, 그 아이를 통해 세상이 구원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네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이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맞아들이라고 하십니다. 요셉은 주어진 현실, 일어난 일을 피하려고만 했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이렇게 해서 세상에 오는 아이를 통해 세상이 구원을 받을 것이고, 성령으로 잉태된 그 신비로움을 사람이 거절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잠시나마 주저하고 의심하였던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사랑하는 마리아가 겪는 힘들고 어려움을 외면하려고 했던 것이 미안했습니다. 사랑했는데, 그 사랑이 조건과 상황에 좌우되고 있음을 보면서 탄식했습니다.
가만히 잘 생각해보니 하나님께서 분명한 이유가 있어 세상에 보내신 생명인데, 그게 누구의 아이든 무슨 상관이 있겠냐 싶었습니다. 그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보다는 그것을 마음대로 판단했습니다. 다 욕심이고, 체면이었습니다.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성령으로 잉태된 아이니 다 나의 아이입니다. 너와 내가 없는 세계가 있습니다. 그 세계에서 나와 우리는, 이 세상은 하나가 됩니다. 이제 요셉은 빨리 결혼식을 올리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할 기대에 설렙니다.
그렇게 결정하고 보니 천국입니다.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는데, 내가 바뀌고 내가 정돈되니 세상이 환해집니다. 마리아가 잉태한 그 아이는 천덕꾸러기, 인생의 행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에서 하나님의 선물이 되었습니다. 예언의 성취이고 그가 곧 예수입니다. 예수. 자기 백성을 그들의 죄에서 구원할 사람, 임마누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이렇게 생명으로 오는 아이를 통해 하나님이 오신다니 참 신비하고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구원은 그런 만남, 깨달음에 있습니다. 이제 그런 신비와 기적 앞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한 가지입니다. 그저, 그저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것이 참 사람의 일입니다. 이렇게 간단하고 명료한게 세상의 일인데 무엇 때문에 그렇게 복잡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은 아기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아기는 어른의 도움이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어른이 낳아주고, 품어 주어야만 생명을 이을 수 있습니다. 어른의 돌봄과 사랑이 있어야만 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아기가 되어 세상에 오셨다는 것은 스스로 무력하게 되셨다는 것입니다. 가장 연약한 존재가 되어서 사람들에게 선택권을 주셨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받아들이면 하나님은 그 사람과 함께 사시지만,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하나님은 그와 함께 계실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이 태어나시는 성탄은 우리가 맞이해야 하는 것입니다. 맞이하지 않으면 성탄은 없습니다.

이것을 22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이 모든 일이 일어난 것은, 주께서 예언자를 시켜서 이르시기를 "보아라,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니, 그의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이다."하신 말씀을 이루려고 하신 것이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일어난 일들은 다 뜻이 있고 계획이 있어 일어나는 일입니다. 어느 하나 의미 없는 일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고등부 여러분, 요셉의 성탄, 요셉이 맞이한 성탄..... 어떻습니까? 요셉의 성탄은 당황스러움, 실망감, 안타까움과 혼란스러움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야만 하는가 하는 원망과 한숨이 앞섰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리아의 아이가 성령으로 잉태된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고, 순종하는 순간 그는 메시아의 아버지, 하나님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요셉의 순종이 없었으면 메시아의 탄생, 성탄도 없었습니다. 요셉이 아기 예수를 잉태하고 예수님을 낳은 것입니다.
요셉의 성탄이 이러한데, 이 시간 여러분은 무엇을 품고 있습니까? 어떤 애기, 어떤 어린이를 가슴에 품고, 배에 잉태하고 있습니까? 어떤 당황스러움에 있습니까? 3년 고등학생의 생활을 마치고 대학으로 가고, 사회로 진출해야하는데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까? 부모님이 나를 힘들게 하고, 친구들이 나를 괴롭히고 있습니까? 인생의 의미를 모르겠습니까? 지난 일년 새에 우리 반에 보이지 않는 친구들이 많아졌는데, 그 친구들을 다시 찾아보아야 하는데 그 걸음이 쉽지 않나요? 그것이 약혼녀가 나도 모르게 임신한 것보다 더 당황스러운 일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그렇습니다. 우리의 모든 삶이 그렇습니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배가 불러옴을 느낍니다. 같이 살기도 전에 잉태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아이를 낳아야 하나, 거절하기도 두렵고, 낳기는 더더욱 두렵습니다. 그렇다고 낳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낳지 않으면 내가 살 수 없습니다. "최혜경 선생님? 뱃속의 아기를 낳기 싫다고 낳지 않으면 어떻게 되지요?" 네?
내 안에 있는 아이를 낳지 않으면 나도 죽고 아기도 죽을 것입니다. 내가 품어야만 하는 아기, 그 아기를 구박하고 천대하고 억눌러 놓는한 우리가 살 수 없습니다. 우리의 구원은 없습니다. 이 아기를 태어나게 하는 것, 나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다시 사는 길입니다. 아니, 더 나아가 나의 수치가 나의 영광과 구원이 되게 하는 비밀이 여기에 있습니다. 위기는 기회라고 합니다. 어떻게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을까요? 위기를 맞아 절망하고 멸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면에 위기를 맞아 더 성숙하고 더 성공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실패가 성공의 씨앗이 되는 것입니다.

로키산맥 해발 3천미터 높이에 수목한계선이 있습니다. 이 곳의 나무들은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곧게 자라지 못하고 '무릎을 꿇는 모습'을 한채 있어야 합니다. 이 나무들은 열악한 조건이지만 생존을 위한 무서운 인내를 발휘하며 지냅니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가장 공명이 잘되는 명품 바이올린은 바로 이 '무릎꿇고 있는 나무'로 만든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영혼을 갖고 인생의 절묘한 선율을 내는 사람은 아무런 고난 없이 좋은 조건에서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 온갖 역경과 아픔을 겪어온 사람입니다.
그게 나를 사랑하는 것이고, 그렇게 나를 사랑하는 것이, 또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두려움과 주저함, 처녀가 아이를 가진 것같은 그 당황스러움을 넘어 내 안에 있는 아이가 성령으로 잉태된 아이임을 알고, 순종함으로 이 아이를 낳아야겠습니다. 이제 요셉과 같이 잠이 깨어 일어나 주의 천사가 말한대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하여 우리의 성탄을 맞이해야겠습니다. 성탄은 내 안에 하나님이 태어나게 하는 일입니다.
모두가 사랑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그도 나이고, 내가 미워하는 그도 나이고, 나를 사랑하는 그도 나이고, 내 마음 알아주지 않는 그도 나인데, 그 나를 무엇이 좌우하겠습니까? 사람은 항상 새로워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아이는 항상 새로 태어나야 합니다. 우리 안에 하나님의 아이의 탄생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나를 믿고 나를 세상으로 보내주신 하늘 아버지의 믿음과 사랑은 오늘 우리 안에 또 다른 성탄을 이루어가고 계십니다.

3. 닫는 말
사랑하는 여러분, 여러분의 기다림, 오늘 여러분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습니까? 오늘 예수님은 지금 옆에 계십니다. 친구의 모습으로, 선생님의 모습으로, 교회의 모습으로.. 한번 같이 옆에 있는 친구, 혹은 선생님을 불러보겠습니다. "누구 누구로 오신 하나님"..... 그리고, 내가 만나고 있는 어려움, 역경, 힘듬에 이름을 붙여보겠습니다. "대학입시, 취업으로 오신 하나님"...(모든 것을 주께 하듯하라....)
이것은 사실입니다. 여러분의 어머니는 어머니의 모습으로 오신 하나님이십니다. 여러분의 아버지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오신 하나님이십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형상입니다. 그렇게 내가 하나님의 형상이고, 내가 이 땅에 온 또 다른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을 알고 인정할 때에 태어나게 할 때에 그것이 진정한 성탄이 아닐까요?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일을 통해 하나님을 우리 안에 모시고 세상을 구원하는 예수의 이름을 받는 것이 오늘 나의 성탄입니다. 요셉이 약혼녀가 임신한 아들 예수를 자신의 아들로 인정할 때에 세상에 구원이 임했듯이 오늘 우리에게 그러합니다.

4. 기도
사랑하는 하나님,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의 성탄을 다시 돌아봅니다. 내가 인정하고 싶지 않고 내가 받아들일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지만, 그런 일을 통해 오시는 하나님을 내 안에 받아들일 때에 내 속에 구원이 있음을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요셉이 마리아를 받아들여 메시아의 아버지가 되었듯이 오늘 말씀에 순종함으로 참 성탄을 맞이하는 저희들 되게 은혜 내려 주옵소서.

5. 파송의 말
하나님께서 때가 되어 사랑하는 여러분들을 믿고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세상을 사랑하고, 아름답게 가꾸며, 돌보라고 말입니다. 이제 예배를 드린 여러분을 또 세상에 보냅니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믿는 그 믿음대로 쉽고 가벼운 그리스도의 은혜를 입어 세상에 나아가 말씀을 이루는 거룩한 일을 이루어 가시는 여러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6. 축도
우리의 모든 길을 아시고 우리 앞서 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아버지 하나님의 다함없는 사랑하심과 서로 교통하게 하시며 돕는 이로 함께하시는 성령님의 감화 감동 역사하심이 오늘 나의 성탄을 맞이하고자 소원하는 홍광교회 고등부 학생들과 선생님들, 이 땅의 소중한 주의 백성들 위에 이제로부터 영원까지 함께 하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