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깊은산 (san@sanmul.net)

아침산책 결혼 예배 기도문(20011020)  사랑하는 아침산책 양미연과 풀피리 엄익복의 결혼 예식을 위해 드리는 기도 지금 가을의 일로 한창이신 하나님, 사랑의 아버지, 맑고 푸르고 높은 하늘과 흰구름을 가을의 선물로 저희에게 주시니 찬양과 감사를 드립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상쾌한 바람, 따사로운 햇볕과 필요한 비, 그리고 아름다운 꽃과 나무, 산과 들과 강과 바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로 우리의 생을 풍성하게 하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은혜로 저희의 코에는 호흡이 있고, 저희의 귀에는 총(들음)이 있고, 저희의 눈에는 명(봄)이, 입에는 찬송이 있습니다. 이렇게 부족함이 없이 보시기에 참 좋은 세상을 주신 아버지, 무엇보다 때가 되어 사랑하는 부모님의 몸을 통해 저희가 사랑하는 신랑 엄익복군과 신부 양미연양을 세상에 보내시고, 세상은 그들을 맞이하여 오늘까지 먹이고 입히고 키워 이렇게 만나도록 한 순간도 떠나지 않으시고 함께 해주시니 더욱 감사합니다. 그러한 오늘 이렇게 당신의 사랑하는 딸과 아들의 혼인 예식으로 가족과 벗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자리에 오셔서 참사랑이 가득한 하늘잔치가 되게 하시고, 하늘에는 영광이고 땅에는 평화, 그리고 이곳의 사람들에게는 기쁨의 자리가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이 좋은 오늘, 오 하는 감격으로 늘 살아가는 이 시간, 이 두 사람이 결혼 예식을 갖습니다. 이 예식과 이 예식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기쁨과 장차 가정에 있을 은혜를 생각하여 주께 찬송합니다. 이 두 사람에게 풍성한 은혜를 내리사 서로 마음과 뜻을 합하여 세월이 갈수록 하나님의 뜻에 합당한 가정이 되게 하시고, 아내는 남편을 존중히 여기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며, 평생을 하나님과 동행하여 세상에 온 바 그 뜻을 이루어 가게 하옵소서. 바라옵기는 육신만이 아니라, 영혼까지 하나가 되는, 그래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하나님이 축복하는 참된 결혼이 되게 하옵소서. 이들에게 건강을 주시고, 이들에게 적당한 자녀도 주시며, 계획하는 일들이 형통하게 하옵소서. 이들 앞길이 사랑과 착한 행실로 가득한 환한 길이 되게 하시고, 둘이 함께 가는 그 걸음이 온 곳, 본향으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이르게 하옵소서. 사랑의 주님, 이들이 지금까지 삶을 사랑하고 역사를 사랑한 것보다 더 큰사랑으로 살게 하옵소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랑으로 피차 온전한 사랑을 함께 하게 하옵소서. 이들을 통해 사랑을 잃지 않고 사는 한 희망이 있음을 세상에 보이시며, 사랑으로 과거와 현재를 잇고 미래를 살게 하옵소서. 오늘이 있기까지 눈물겨운 순간, 아픔의 시간, 인내의 시간들, 숨쉴 수 없는 환희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이제 이 예식으로 그것을 완성하오니 현실과 형식의 틀 속에서 의미가 희석되지 않게 하시고, 늘 긴장과 떨림으로 본질을 찾으며, 기다림과 그리움으로 삶의 생명력 갖게 하옵소서. 밥을 먹지 않아도, 추위에 떨어도, 잠 한 숨 자지 않아도 좋을 사랑이 있습니다. 우리 초라한 사람들의 삶을 지켜주는 힘, 사랑이 있음으로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집을 세우며, 아무리 험한 길이라도 기쁨으로 갈 수 있는 그 사랑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길이 되고, 빛이 되게 하옵소서. 그 빛이 되고자 서약합니다. 약속합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이 있더라도 이 약속, 이 사랑을 함께 신뢰하며, 함께 사랑하며, 함께 배려하고 존중해 줌으로 그 힘을 잃지 말게 하옵소서. 생애 속에 그 힘을 잃고, 삶과 현실의 무게에 눌려 지쳐버리는 어리석음을 잘, 지혜롭게, 사랑으로 넘게 하옵소서. 은혜의 주님, 사랑하는 이들이 이런 태도를 갖게 하옵소서. 하나님의 모습을 지녔으나 오히려 종의 모습이 되셨던 예수님의 겸손하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신 그 사랑하심으로 서로 온전히 세워주는 이들이 되게 하옵소서. 자신의 기대와 원함으로 서로 보지 않게 하시고, 이제 이들은 서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게 하시고 듣게 하시고 서로 소리내어 알려 교통하며 사랑하며 사는 행복한 삶을 살게 하옵소서. 그래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온전한 가정의 구원을 이루어 나아가게 하옵소서. 하나님께서 이들 가정 안에 활동하시고, 이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옵소서. 무슨 일을 하든지, 불평이나, 시비를 하지 말게 하시고, 흠이 없고 순결해져서 구부러지고 뒤틀린 세대 가운데서 하나님의 흠없는 자녀가 되게 하시고, 그리하여 이 세상에서 별처럼 빛나게 하옵소서. 복되신 주님, 주님이 주시는 그 복으로 이들의 결혼을 한 마음으로 축복합니다. 오늘은 이들의 날, 여기 이들을 위해 가난한 손들로 빨간 촛불 하나 밝혀 이들이 어느 어둠 앞에 서더라도 혼의 비치 잃지 않기를 비옵니다. 이들의 고운 눈 속에 별 하나 반짝이고, 소나기 지나간 들녘에 무지개 다리가 놓이듯 이들의 작은 가슴 속에 예쁜 꿈을 늘 간직하게 하옵소서. 어느 절망 앞에 서더라도 혼의 노래 잃지 않고, 밤이 스러진 새벽녘에 종소리가 멀리 울리듯 이들이 서로 깊은 침묵 속에 늘 깨어있기를 간구합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나 다정한 눈길과 공손한 몸짓으로 서로 한 몸된 춤을 추어가게 하옵소서. 어떠한 순간, 어떠한 처지에 놓여도 서로 교통하며, 이해하며 한 몸인 나되어 가게 하옵소서. 주님, 그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잘 압니다. 그래서, 또한 부부처럼 서로 함께 하나님을 닮아가며, 하나님께로 나아가기 좋은 자리가 없습니다. 서로 있는 모습, 없는 모습 다 드러나고 보이는 가운데, 남은 생을 함께 도우며 사랑하며 살게 하옵소서. 길가에 민들레 한 송이 피어나면 꽃잎으로 온 하늘을 다 받치고 살 듯이 이 세상에 태어나서 오직 한 사람을 사무치게 사랑한다는 것은 이 세상 전체를 비로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차고 맑은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며 서로 뜨겁게 사랑한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의 세상을 함께 짊어지고 새벽을 향해 걸어가겠다는 것입니다 이제 이 시간을 통해 무엇보다 이들이 먼저 서로를 사무치게 사랑함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게 하옵소서. 서로가 서로를 남신과 여신되게 하시고, 서로가 서로의 영적이 도반이 되게 하옵소서. 이들이 만들어 내는 가정이 가장 좋은 수련장, 나 되어 가는 알음다운 사랑의 터전, 하나님의 나라가 되게 하옵소서. 늘 사뿐히 걸으며, 주의 깊게 들으며, 다정하게 바라보며, 공손하게 어루만지는 온화한 삶의 향기 가득한 가정되게 하옵소서. 물질이 없어서 시험에 들지 않게 하시고, 물질이 너무 많아서 하나님을 떠나지도 않게 하시고, 오직 하나님이 주시는 넉넉한 선물과 사랑과 은혜를 다 받아 안아 누리게 하옵소서. 필요에 따라 매일 매일 영과 육의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며, 이들의 평생이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살아가는 생애가 되게 하옵소서. 이렇게 사랑스런 신랑 신부를 낳으시고 길러주신 양가에도 은혜를 베푸시며, 함께 축하하며 결혼예식의 증인된 모든 하객들에게도 같은 은혜를 내려주시사 주께서 베푸신 가나 혼인잔치의 기적적인 연회에 참예할 수 있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주후 이천일년 시월 이십일, 사랑하는 깊은산 오동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