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 깊은물 (jisook0220@paran.com)
2004/08/02 조회수: 2691 | |
 거울아, 거울아, 이세상에서.... 자주보세요? 식사 후 이에 낀 고추가루를 확인할 때 1,2초.. 외출하려고 머리손질, 화장할 때 꽤 한참... 외출시 화장실에서 일보고 손씻으며 잠시.. 그 외에는 잘 안떠오르네요. 그런데 오늘 나, 물은 또 다른 거울을 보았답니다. 30분 전부터 앞집에서 자명종이 울리고 있어요. 물은 컴퓨터 앞에서 사랑학교 독후감을 쓰고 있었는데.. (컴퓨터는 창가에 있고, 더워서 창문은 열려있고 앞집은 불과 50센티 떨어져 있는데.. 게다가 벨소리는 음악도 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삘릴릴리...) 물론 잠시 문도 닫아 보았지만 한낮에 너무 덥고... 10분이 경과하자 머리가 다 아파오더군요.(일정한 음을 듣고 있자니) 결국은 컴퓨터가 급작스레 졸도하고(지딴에 저도 머리가 아팠는지..) 전 애써 쓴 독후감을 잃고 말았답니다. 물은 창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뭐 이런 정신머리 없는 여자가 다있어?"라고 했지요. 남잔지도 모르는데... 머리좀 식히려고 홍차를 내렸습니다. 홍차 향을 맡으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나니 재밌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도 종종 자명종을 맞추어 놓고는 그냥 외출 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 옆집 사람들이 당했을 고통을 생각하니 참 미안하더군요. 그런데 그 생각에 머물자 앞집의 그 "정신머리 없는 여자"가 참 재밌고 귀엽게 여겨지더군요. 아마도 그 여자와 나를 동일시 했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여자"라고 욕했나 봅니다. 똑같이 자명종을 틀어놓은 행동에서 남이하면 "정신머리 없는 여자"이고 내가 하면 "귀여운 여자"라니...풋.. 자명종 소리는 또다시 거울이 되어 내모습을 비춰주었습니다. 자명종 거울을 통해 또 다른 내모습 뿐만 아니라 얼굴조차 모르는 앞집 여자(?)의 모습까지 비춰보게 되었네요. 이젠 정겹게 조차 들리는 삘릴릴리...소리에 맞추어 이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왠지 나, 아닌 모두의 모습이 귀엽게 보일것 같은 예감을 홍차 향에 담아 마시며 말입니다.. 행복들 하세요. 물이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