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95
◎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08/8/26(화)
◎ 조회: 916
마가복음(65) : 성탄 - 머릿돌  
너희는 성경에서 이런 말씀도 읽어 보지 못하였느냐? "집을 짓는 사람이 버린 돌이 집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다.
이것은 주께서 하신 일이요, 우리 눈에는 놀랍게 보인다."
그들은 예수께서 자기들을 겨냥하여 이 비유를 말씀하신 것을 알아차렸으므로, 그를 잡으려고 하였으나, 무리를 무서워하였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를 그대로 두고 떠나갔다.(막12:10~12)


오늘 이야기 안에 놀람과 분노, 두려움의 마음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경험하고 맞이하는 일들은 놀라운 일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다 주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우리 호흡 하나도 내가 정해서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지 않습니까?
창세기에 우리의 호흡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라 하였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흙덩이에 불과한 인생이니까요.
그런데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되면 사람들은 분노하게 됩니다.
가까이 가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하여 그대로 두고 떠나갑니다.
생명을 보고도 구원을 보고도 도리어 그것을 거절하고 방해하고 떠나가는 인생의 모양이 이 안에 있습니다.
인생은 왜 이렇게 살아야만 하는 것일까요?
성경이 우리에게 주는 ‘물음’입니다.

지금 나의 삶에 놀랍게 보이는 일이 있나요?
놀라움과 감격이 있습니까?
그런 삶은 감사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일이 일어나도 무덤덤하게 지나가고 있지는 않는지요?
어느 순간 우리 삶에서 놀라움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봅니다.
이제 그런 놀람을 회복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살아 있음은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오늘 말씀에 놀라움은 조금 다른 의미이지만 놀라며 살고 싶은 마음을 이끌어 내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놀라운 삶의 비밀은 주께서 하신 일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일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 주께서 하신 일입니다.
내가 어쩌지 못합니다.
내가 바꿀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새롭게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일이 ‘믿음’입니다.
그래서 결국은 ‘내가’ 다 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이곳 이민의 삶이 그렇습니다.
어느 순간 일이 없어졌습니다.
더 잘 살아보자고 떠나왔는데, 고향에서는 대우 받고 그럴듯한 자리에서 어께에 힘을 주고 살았는데, 이곳에는 그저 빈둥거리며 사는 것 같습니다.
대기업의 임직원으로 기세 좋게 살다가 이민 와 보니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식당이나 세탁소나 구멍가게 밖에 없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고 위축되고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습니다.
더 여유가 없이 하루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체면 때문에 어디다 하소연할 수도 없습니다.
공부하겠다는데 비자를 내주지 않아 이것도 저것도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불법 체류자가 되어 음성적인 삶을 비참하게 살고 있습니다.
집짓는 사람들이 버린 돌이 되어 버렸습니다.
내가 어떤 존재인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 이제 더 이상 무엇도 어찌할 수 없는 삶을 삽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고 나를 만나보니 그런 나를 집을 짓는데 없어서는 아니될 모퉁이 돌로 삼아 주십니다.
놀라울 뿐입니다.
지금 내가 여기 이렇게 살 수 있다는 것, 무엇하지 않아도 그런 존재자체로 귀하고 소중하다는 것, 생의 신비입니다.
하나님께는 내가 무엇을 해서 귀한 것이 아니라 내 존재 자체가 귀하지요.
그 어느 곳의 삶이든 그렇지 않은 것이 있을까요?
지금 내 삶, 나의 처지를 들춰 내 주는 물음이 이 안에 있습니다.

사람들이 십자가에 못박은 예수님이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아들로, 세상의 주인으로, 빛으로 오셨는데 어두움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내처 거절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 버린 돌이 모퉁이 돌이 되게 하셨습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신비입니다.
예수님이 그렇다면 그를 믿고, 그의 길을 따르는 우리가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우리 모두 그런 존재임을 일러주기 위해 그가 오셨습니다.
성탄의 기쁨, 성탄의 메시지, 성탄의 소식이 이것입니다.
내가 버린돌이 아니라 머릿돌이 되는 것입니다.
내가 없어서는 안될 사랑의 존재가 되는 것, 그것이 나의 성탄입니다.

이 모두가 주께서 하신 일입니다.
놀라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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