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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88 ◎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 홈페이지: http://sanmul.net ◎ 2007/8/29(수) ◎ 조회: 1170 | |
 마가복음(58) : 가야할 길 그들은 여리고에 갔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큰 무리와 함께 여리고를 떠나실 때에, 디매오의 아들 바디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 나사렛 사람 예수가 지나가신다는 말을 듣고 "다윗의 자손 예수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하고 외치며 말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조용히 하라고 그를 꾸짖었으나, 그는 더욱더 큰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예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오라고 말씀하셨다. 그리하여 그들은 그 눈먼 사람을 부르며 말하기를 "용기를 내어 일어나시오. 예수께서 당신을 부르시오" 하였다. 그는 자기의 겉옷을 벗어 던지고, 벌떡 일어나서 예수께로 왔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바라느냐?" 하시니, 그 눈먼 사람이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내가 다시 볼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 하였다." 그러자 그 눈먼 사람이 곧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예수가 가시는 길을 따라 나섰다. (막10:46~52) * 2004년 봄, 유학을 준비하며 쓴 글입니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고 말한 사람이 있습니다. 정말 사람의 위치에 따라 생각과 자세가 참 많이 달라지는 것같습니다. 의식하지 않아도 그렇게 되어지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난한 사람이 하나님나라에 가깝다고 하셨나 봅니다. 지난 주까지는 목사의 일을 하며 설교하는 자리에 있을 때 성경은 설교 ‘거리’로 읽어졌습니다. 정말 설교하기 위해 성경을 읽는 것이 아니고, 나를 읽기 위해 성경을 읽고 싶었는데 그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유학을 위해 교회를 사임하고 토플공부를 하려고 고시원에 들어와 보니 이렇게 쉬워집니다. ^^* 한 말씀 말씀이 나를 격려하시고, 나를 일깨우시는 음성이 되어져 고맙고 행복한 아침입니다. 그들은 여리고로 갔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여리고로 갔는데 오늘 나는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어디에 있습니까?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다시 한번 여리고로 가는 그들과 함께 그런 물음 앞에 있어 봅니다. 혹시 내가 사는 그 목적을 잃어버리고, 아니 그렇게 가는 ‘나’조차 잃어버리고 허겁지겁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지? 신나고 가슴뛰는 삶이 아니라, 그저 억지로 살아야하니까 살고 있지는 않는지? 그래서 인생이 고달프고 의미가 없고 생기가 없습니다. 저는 고시원에 들어와 토플을 준비하면서 그렇습니다. 일을 할 때는 일 때문에 공부하지 못한다고 핑계하고는 고시원에만 들어가면 다 될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고시원에 들어오니 생각대로 진도가 나가지 않고 성취가 없고 시간 시간이 조급해집니다. 세상에 정말 쉬운 일이 없습니다. 공부만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웠는데...... 이제 잃어버리고 있는 그것이 확연해지지요. 어디에 있으나 입니다. 제대로 살지 않으면, 공부하지 않으면 고시원에 있으나 밖에 있으나 마찬가지입니다. 밖에 있을 때가 오히려 나을 수가 있습니다. 지금 내 자리에서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 나는 이제 눈먼 거지입니다. 앞을 보지 못하고 길을 가지 못하고 그저 주저앉아 구걸하고 있는 있던 거지입니다. 길을 가면되는데 구걸하고 있습니다. 공부하면 되는데 이일 저일 간섭하는 딴 생각에 더 바쁩니다. 참 답답한 심정입니다. 그러니 불쌍하고, 그러니 구걸하며 사는 삶입니다. 이제 달라져야겠습니다. 그런 겸허해진 마음으로 나도 함께 외쳐봅니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지요.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정말 불쌍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안타까이 외치는데, 이 심정을 알아주기는커녕 질타하고 비난하는 소리가 더 크지요. 아니, 내가 나를 더 비난하고 질타하고 위축하게 합니다. 자기를 비난하는 것이 가장 큰 죄라고 했는데요........ 나는 안돼. 그 나이에, 그래서 무슨 공부를 하고 유학을 간다고..... 그만 포기하지. 뭐하러 이렇게 힘들게 사니? 할 수 있는 일, 그렇게 잘하던 일이 있는데 지금 뭐하고 있지? 그 길을 뭘 믿고 가려고? 준비된 게 있니? 영어는 되고, 돈은 있니? 처자식은 누가 먹여 살리고? 부모님은? 그만 두어라...... 할 수 있는 일, 재미있게 하면서 살지. . . . 정말 두렵습니다. 답답하고, 암담합니다. 또, 당장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단어들, 들리지 않는 소리를 주어 담으려 하니 숨이 막히지요.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 경험해보니 조금이나마 헤아려집니다. 대학입시, 신대원입시, 목사고시와는 또 다른 무엇.... 그러나 멈추지 말고 더 큰소리로 외쳐야겠습니다. 반응이 있을 때까지 들릴 때까지, 이루어질 때까지.... 그러면 예수님은 걸음을 멈추시고, 그런 나를 향해 얼굴을 돌리시고 용기를 내게 해주시네요. 아니, 그렇게 하면 이렇게 물어주실 것입니다. “얘야, 용기를 내어라.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하여주기를 바라느냐?” 당연합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지금 저는 영어를 잘하고 싶습니다. 두 달 안에 토플점수를 받고 싶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공부해보고는 지쳐서 너무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습니다. 두 달은 해보고 말해도 늦지 않는데 그저 쉽게 살려고 합니다. 자꾸 그런 마음이 드는데 정말 속마음은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이것이 하늘의 음성입니다. 하나님의 뜻입니다. 나를 살리고 내 길을 열어주는 것이 아버지의 마음이십니다. 나를 격려해주고 지지해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렇습니다. 나를 구원하는 것은 나의 믿음입니다. 예수님도, 하나님도 나를 구원하지 못합니다. 믿음대로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지금 무엇을 해주기 원하십니까? 지금 무엇 하고 싶습니까? 그런 나를 붙잡고 주저 앉게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생각하지 말고 핑계하지 말고 그렇게 하라고 오늘 하나님은 용기를 주십니다. 나의 믿음이 나를 구원합니다. 그러자 그 눈먼 사람은 곧 다시 보게 되었고 예수가 가시는 길을 따라 나섰습니다. 오늘 예수님이 가시는 그 길, 따라 갑니다. 나보다 앞서 내가 가야할 길을 가신 예수님이십니다. 하나님이 앞서 가시는 내가 가는 길이 곧, 하나님이 가시는 길입니다. 하나님의 길입니다. 한번 나를 떠나신적 없으신 하나님과 함께 이제 일어나 길을 갑시다. 길은 가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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