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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27 ◎ 이름: 깊은산 (san@sanmul.net) ◎ 2001/12/15(토) ◎ 조회: 1176 | |
 나의 탄생 유대 땅의 처녀 마리아가 요셉이라는 청년과 약혼을 하였는데, 그만 결혼을 하기도 전에 임신을 하였습니다. 처녀가 임신을 하다니 있을 수가 없는 일입니다. 이 일이 발각이 나면 돌에 맞아 죽을지도 모릅니다. 아니 그보다 세상은 얼마나 비웃고 손가락질할지가 더 두렵고 겁이 납니다. 그런데, 요셉이라는 그 사람은 파혼을 하려고 하네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느낍니다. 내 뱃속의 아이는 참 소중한 생명이고, 나를 통해 세상에 오는 하늘의 선물이다. 내가 생명을 갖다니, 생명을 세상에 오게 하다니... 이런 기적, 이런 신비가 또 어디에 있을까? 세상이 반기지 않아도, 세상이 거절하여도 그건 그들의 일이야. 나는 나에게 온 이 생명을 끝까지 지키고, 건강하게 낳을꺼야. 두고 보라고..... 그렇게 다짐하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비록 산골에 살고, 가난하여 형편이 어려워서 학교 공부를 못했지만 어려서부터 예수님을 만나 신앙심 깊은 처녀가 있었습니다. 꿈많고 사랑많은 따뜻한 여자였습니다. 그녀의 꿈은 예수 잘 믿는, 신앙 좋은 남편을 만나서 마음껏, 마음놓고 교회 다니고, 신앙의 가정을 꾸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이웃동네 함양이라는 곳에 사는 한 총각을 소개받았습니다. 참 명석하고, 곧고 신앙 좋은 청년이었습니다. 물론 그도 가난해서 공부를 못하고, 어려서부터 외지를 떠돌아 고생 많이한 청년이지만, 신앙 하나는 믿을만 했지요. 편지를 주고 받으면서 사랑을 싹티웠습니다. 아~ 꿈과 같은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가슴이 부풀어오르고, 무엇을 해도 넉넉하고 행복해졌습니다. 이제 그 사람과 함께라면 정말 행복한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꺼야. 결혼해서 신방을 꾸미고, 누구보다 포부가 크고 밝은 남편, 부지런하고 똑똑한 남편과 행복해했습니다. 물론 젊어서 과부가 되어 3남 1녀를 모진 세파 속에 키워온 시어머니의 시집살이를 고스란히 받아내야 했지만 신앙좋은 남편과 함께 예배하며 꾸려가는 가정이 있어 감사할 뿐입니다. 그런 시집살이가 꿈같이 흘러가는데 임신을 하게 된 것을 알았습니다. 아.... 내가 애기를 가졌구나. 애기 愛氣.... 남편은 애기를 가진 것을 알고는 더 지극 정성입니다. 남편은 벌써부터 아이가 커서 무엇을 할지를 위해 기도하고, 그 누구보다 똑똑한 아이로 키울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난 압니다. 남편의 한이 배우지 못한 것임을, 펼치고 싶은 꿈이 많은데, 험한 세월을 만나서 그 어느 하나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고생만 했다는 것을.... 저렇게 명철하고 성실하고 부지런한데.... 남편은 아이를 낳아 첫아이는 목사로 키우고, 둘째는 판사로 하자고 서원하고 새벽부터 기도합니다. 그런 아이를 낳아 하나님을 섬기고, 세상을 섬기겠다고, 그렇게 키우겠다고 기도합니다. 나도 그 기도와 그 기대를 함께 하면서 부픈 꿈을 안고, 불러오는 배를 쓰다듬습니다. 물론 한편으로는 불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됩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하는 일인데, 어떻게 무섭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생명이니, 이 아이키워 잘 살고 싶습니다. 성령으로, 사랑으로 잉태할 겁니다. 그렇게 신비한 일이 내 안에 일어나고 있네요. 마리아의 약혼자 요셉은 당황스러웠습니다. 혼인식도 치루지 않고, 같이 살지도 않았는데 마리아가 잉태를 하였다는 겁니다. 이 일이 드러나면 나야 괜찮지만, 마리아가 걱정입니다. 정혼한 남자가 있는 여자가 애를 가졌다는 것은 여자에게는 치명적인 일이었지요. 자기 몸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했다는 손가락질을 당할게 뻔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그런 모욕을 당하는 것을 보느니 차라리 파혼하는게 낫다 싶었습니다. 그래야 마리아가 덜 모욕스럽고, 덜 욕먹을 것 같습니다. 아니, 사실은 두려웠습니다. 누구의 애인지도 모르지요. 그렇게 아이를 갖게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혼란이 있을 때에 하나님의 천사가 꿈에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두려워말라고, 성령으로 잉태된 아이니 이 아이를 통해 세상이 구원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아, 그렇구나, 이렇게 세상에 오는 아이를 통해 세상이 구원을 받을 것이고, 성령으로 잉태된 그 신비로움을 내가 거절할 수 없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잠시나마, 주저하고 의심하였던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누구의 아이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성령으로 잉태된 아이니 내 아이지. 빨리 결혼식을 올려서 마리아를 내 아내로 맞아야지. 그는 하나님이 내게 보내주신 선물이야. 예언의 성취고, 그는 예수야. 예수라고 그 이름을 부를꺼야. 세상을 구원할 사람...... 임마누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 이렇게 생명으로 오는 아이를 통해 하나님이 오신다니... 참 신비한 일입니다. 이제 내가 할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그저 사랑하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이 참 사랑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간단하고 명쾌한데 왜 그렇게 머리 아프고 복잡했을까.... 내 아내가 아이를 가졌다. 아, 드디어 하나님이 우리 가정을 축복해주셔서 태의 선물을 주시는구나. 아니 이제 오는 아이는 세상을 복음으로 환하게 변화시킬 거룩한 사람이야. 그래 이름을 거룩할 '성'으로 하는거야. 聖.... 항렬의 돌림자와 상관없어. 그냥 '성', 그런데 어떤 성일까? 첫아이니 해돋는 동쪽의 성인, 동성이고, 또 아이를 낳으면 따뜻한 남쪽의 성인 남성... 그렇게 하는거야. 하나님이 주신 이 생명을 통해서 이 아이들을 가장 잘 키워서 내가 못다한 그 일을 하나 하나 해가야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서 뒷바라지해야지. 그게 내 일이야. 우선 서울로 가는거야. 정든 고향이지만, 이제 겨우 자리가 잡혔지만, 내 손으로 지은 집이 있지만, 다 놓고 서울로 가는 거야. 그럼, 사람은 서울에서 자라야해.... 하나님이 함께 하시니 두려워할 일 없지. 아~ 신나고 벅차다.... 이 아이들을 통해 세상을 거룩하게 하는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고 싶어서 그렇게 이름지어 보았다. 그렇게 잘 커야지. 세상을 구원할 하나님의 아이야. 나의 태어남, 내가 세상에 온 것이 이러한데, 나는 또 무엇을 품고 있을까? 어떤 애기, 어떤 어린이를 가슴에 품고, 배에 잉태하고 있을까?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배가 불러옴을 느낍니다. 같이 살기 전에 잉태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아이를 낳아야 하나, 거절하기가 두렵고, 또 낳기는 더더욱 두렵습니다. 그렇다고 낳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낳지 않으면 내가 살 수 없습니다. 나도 죽고 애기도 죽을 것입니다. 천사가 나타나서 애기를 갖고 있다고 말했을 때, 남자인 내가 어떻게 애기를 가질 수 있냐고 반문했습니다. 천사는 성령이 하는 일이지 네가 하는 일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네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랬습니다. 생각해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사실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다 때가 되어 필요해서 일어나는 일이고, 나는 그 도구로 거기에 걸맞게 사용되고 있을 뿐입니다. 가장 높으신 분의 능력이 나를 감싸고 있다고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그 능력이 나와 함께 있습니다. 성령으로 품은 그 아이를 이제 나야지요. 말씀대로, 그렇게 그 뜻대로 나에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내게 그 능력이 나옵니다. 아직 때가 되지 않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사람들의 눈과 비난, 조건과 규율에 걸려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전혀 없습니다. 내가 품어야할 어린아이, 구박하고 천대하고 억눌러 놓은 이 아이를 풀어놓아 다니게 받아들이고 영접하는 것이 내가 다시 사는 길입니다. 그게 나를 사랑하는 것이고, 그렇게 나를 사랑하는 것이, 또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나를 세상에 오게한 내 어머니, 아버지의 마음, 또 나를 믿고 나를 세상으로 보내주신 그 하늘 아버지의 사랑, 두려움과 주저함, 처녀가 아이를 가진 것같은 그 당황스러움을 넘어 이 말씀을 받아 내 안에 어린이를 다시 살게 합니다. 내 안에 어린아이, 나를 건드리고, 나를 자극하는 어린아이, 좌절하게 하고 절망하게 하는 다투게 하는 아이, 이 아이를 낳아 영접하겠습니다. 내 때가 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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