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13) : 아담의 역사  제 5장 아담의 역사

창세기의 가인 이야기는 오늘 내 삶을 그냥 기꺼이 살지 않고 대가를 바라며 조건을 달고 살고 있지 않은지 돌아보게 하는 내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왜 나의 삶은, 나의 제물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는지 저울질하며 화가 나 아벨을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아벨을 죽이고도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뻔뻔스럽게 대들고 있는 나의 거울이 가인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가인이 죽음이 두려워 하나님께 보호를 요청하자 가인을 보호해주시는 표를 해주셨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계시지 죄 때문에 사람까지 벌하지 않으십니다. 가인의 행위와 가인이 다른 것이지요. 그렇게 보는 눈이 있습니다. 예수님도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혀온 여인을 정죄하지 않습니다. 다만 가서 다시 죄를 짓지 말라고 하시지요. 하나님이 우리에게 기회를 주시는 것입니다.
‘아담의 역사는 이러하다.’ 창세기 5장 1절입니다. 여기서 아담은 사람입니다. 사람의 역사, 나의 역사가 이러하다는 말씀이지요. 그런 사람, ‘나는 누구인지’가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창조의 이야기이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가 선과 악을 분별하는 판단(내 생각)으로 살아가게 되어 하나님의 눈을 피해서 숨은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가인이 제사를 드리고 화가 난 이야기는 ‘그것이 화가 날 일이냐’고 묻는 하나님의 물음이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사람의 역사는 ‘아담이 자기의 형상, 곧 자기의 모습을 닮은 아이를 낳고’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계속 이어지는 사람의 족보를 보면 그런 ‘낳고’ ‘죽고’가 반복됩니다. 자식을 낳고 또 죽는 것이 사람의 역사라는 것입니다. 사람은 자기를 닮은 아이를, 나의 일을, 삶의 열매를 낳습니다. 무엇을 남기고 갈련지는 오늘 나의 삶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그것은 나를 닮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창세기 5장의 아담의 족보 내내 이어지는 그렇게 낳고 죽는 이야기는 에녹에 와서 달라집니다. ‘에녹은 하나님과 동행하다가 사라졌다.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신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에녹이라고 태어나고 죽지 않았을 리가 없습니다. 다만 그는 세상에 와서 다른 경험을 한 것이 분명합니다. 똑같은 삶을 살지만 그 사람의 수준과 깨달음에 따라서 전혀 다른 삶의 질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가장 큰 거짓말이 있다면 죽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지요. 그렇게 낳고 죽는 이야기에 에녹은 나타났다가 사라집니다. 죽지 않고 가는 거지요. 영화 ‘지구 마지막 날’에 죽음에 대한 대화를 하는 중에 우주는 손해 보지 않는다는 대사가 나옵니다. 죽는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물리학에서는 질량 보존의 법칙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사람은 태어났다가 죽고, 어떤 사람은 왔다가 갑니다.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것이지요.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한 것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살았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참 나의 본질로 살아서 하나님이 데려가신 것입니다. 오늘 그렇게 내가 정말 그런 나와 함께 살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껍데기로만 그저 그런척 하고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내가 누구인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깨어있지 못하는한 인생의 갈급함이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나를 알아주고 안아주고 알아차리고 지금을 느끼는 것이지요. 에녹만이 하나님과 동행하고 왔다가 가는 삶을 살았을 리가 없습니다. 모두가 사실은 그러한데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이지요. 오늘 우리도 그렇습니다.
그런 창세기 5장의 사람의 역사에 마지막에 등장하는 인물은 ‘노아’입니다. “그는 아들의 이름을 노아라고 짓고 말하였다. 주님께서 저주하신 땅 때문에 우리가 수고하고 고통을 겪어야 하는데 이 아들이 우리를 위로할 것이다.” 그 때도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하나님이 저주하신 땅이라고 하고, 수고하고 고통을 겪는 곳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나의 현실이 힘들고 어려운 것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셨기 때문이라는 고백은 원망이 없이 삶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 있는 등장하는 노아는 수고와 고통, 그 중심에 또한 하나님의 위로가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입니다. 오늘 우리도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그것을 하나님의 일로 “예” 하며 받아들이고 아들로 주신 노아를 통해 위로를 발견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