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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119 ◎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 홈페이지: http://sanmul.net ◎ 2008/8/26(화) ◎ 조회: 1159 | |
 마가복음(89) : 큰 소리를 지르시고서 34 세 시에 예수께서 큰소리로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다니?" 하고 부르짖으셨다. 그것은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하는 뜻이다. 35 거기에 서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 몇이, 이 말을 듣고서 말하기를 “보시오, 그가 엘리야를 부르고 있소”하였다. 36 어떤 사람이 달려가서, 해면을 신 포도주에 푹 적셔서 갈대에 꿰어, 그에게 마시게 하며 말하기를 “어디 엘리야가 와서, 그를 내려 주나 두고 봅시다”하였다. 37 예수께서는 큰소리를 지르시고서 숨지셨다. 38 (그 때에 성전 휘장이 위에서 아래까지 두 폭으로 찢어졌다.) 39 예수를 마주 보고 서 있는 백부장이, 예수께서 이와 같이 숨을 거두시는 것을 보고서 “참으로 이분은 하나님의 아들이셨다.” 하고 말하였다.(막15:33~39) 예수는 아침 아홉시에 십자가에 달렸습니다. 그리고 낮 열두 시가 되었을 때에 어둠이 온 땅을 뒤덮었다고 합니다. 낮 열두 시는 정오, 그림자도 없는 환한 대낮입니다. 가장 밝고 환함의 중심입니다. 그 중심에 어둠이 온 땅을 덮었습니다. 어제까지도 환한 대낮이었던 시간입니다. 사람들의 몸과 마음의 아픔을 고쳐주고 어루만져 줄 수 있었고, 사람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예루살렘에 입성하였고, 음식을 거를 정도로 바쁘게 사람들을 만나고 일할 수 있었던 대낮이 있었지요. 그런데 하루 사이에 어둠이 온 땅을 덮어버렸습니다. 일음일양 위지도입니다. 한번 어두움이 있으면, 또 한번 밝음이 있습니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하루입니다. 예수는 이제 낮 열두시에 저녁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저녁을 맞이해야 아침이 오지 대낮만 고집한다면 아침을 맞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지 세 시간, 가장 밝음도 어둠으로 바뀌는 고통의 절정입니다. 그 어두움은 세 시간 ‘이나’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온 땅을 뒤덮은 어둠은 세 시간 ‘밖에’ 지속될 수 없었지요. 어두움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지나가는 것입니다. 대낮이 어둠으로 덮였다는 것은 하늘의 아버지께서 아들의 아픔과 그 안의 어두움에 함께 하신다는 뜻입니다. 어둠이 덮었다는 것은 구름이 내렸다는 말, 구약 성경에서 어두움, 캄캄함은 하나님의 임재를 뜻하기도 합니다.(신31:15, 왕상8:12) 아들의 아픔과 고통에 하나님도 함께 하시고, 또 내려와 그의 시간을 감싸셨다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아들의 아픔과 어두움에 함께하고 계십니다. 그렇게 계속되는 시간에 우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지나가는 것이기에 그러합니다. 예수가 받은 십자가, 또 오늘 내가 받은 십자가, 내가 원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사실은 간절히 원해서 내가 받은 십자가는 나 혼자 지고 가는 것이 아니지요. 2000년 전 예수가 그러하였듯이 하나님이 지금 나와 함께 나의 어두움에 동참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치 말지니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6:9)” 낙심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으면 열매는 거두어질 것입니다. 나에게 있는 그 ‘어두움’이 하나님의 임재가 되니 신비한 세계의 진리입니다. 내가 그렇게 누리며 살 수 있을 날이 곧 오게 될 것이지요. 그렇게 예수가 받은 십자가의 가장 큰 특징을 ‘자발성’입니다. 그는 십자가를 받아 죽을 것을 미리 알고 세 번이나 예언하면서 예루살렘에 들어왔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그것을 말렸을 때도 하나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한다고 꾸짖기까지 하셨지요. 십자가의 잔을 거두기를 청하다가 아버지의 뜻을 받기로 하셨습니다.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있는 모습을 지켜보았던 로마군인 백부장은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셨다고 고백합니다. 무엇이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었음을 알게 했을까요? 그가 지른 ‘큰 소리’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예수는 큰 소리로 부르짖습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사람들은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도리어 웃음거리로 삼습니다. 하지만 예수는 가장 큰 고통의 순간에도 하나님을 자신의 하나님이라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버림받는 것 같은, 외면받고, 단절된 어두움 한 가운데 있음을 경험하면서도 하나님을 부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이라 외칠 수 있었습니다. 이 말은 이렇게도 번역이 됩니다.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무엇 하시려고 나를 꾸짖으십니까?” 의미와 뜻을 찾습니다. 무엇을 하시려는지 계획과 길을,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잊지 않고 찾아가는 것입니다. 그런 큰 소리를 지르시고서 숨이 지셨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은 이렇게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이 하나님께 속해 있음을 잊지 않습니다. 마지막 순간에도 물음을 가지고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자기가 버림받고 있음을, 다시 말해서 죽음의 문을 넘고 있음을 놓치지 않는 사람, 지금 일어나는 일의 의미를 묻는 사람, 그가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그는 예루살렘에 들어오면 어찌 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지만 사흘만에 부활할 것이라 여러 차례 알려주셨지요. 예루살렘은 절정이었지만, 절정은 곧 십자가를, 또한 십자가는 부활로 이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선택’이었습니다. 그가 예루살렘에 들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십자가를 피할 수도 있었습니다. 십자가에서 내려와 영웅이 될 수도 있지만 삶은 그러하지 않습니다. 십자가의 도는 눈에 보이는 잠깐의 기적이 아니라 죽음과 고통과 외로움과 아픔의 끝에서 만나는 영생이기 때문이지요. 오늘 우리의 고통의 절정의 순간, 숨이 거두어지는 자리에서 큰 소리를 지를 수 있어야겠습니다. 나의 하나님을, 나의 고난과 어두움의 의미를 찾아 맞이할 수 있을 때 하나님의 아들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나의 마지막 순간을, 지금 내가 맞이하는 현실과 길을 맞이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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