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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115 ◎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 홈페이지: http://sanmul.net ◎ 2008/8/26(화) ◎ 조회: 968 | |
 마가복음(85) : 엎드려 울었다. 67 베드로가 불을 쬐고 있는 것을 보고, 그를 빤히 노려보고서 말하였다. "당신도 저 나사렛 사람 예수와 함께 다닌 사람이지요?" 68 그러나 베드로는 부인하여 말하였다.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나는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겠다." 그리고 그는 바깥 뜰로 나갔다. 69 그 하녀가 그를 보고서, 그 곁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말하였다. "이 사람은 그들과 한패입니다." 70 그러나 그는 다시 부인하였다. 조금 뒤에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이 다시 베드로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갈릴리 사람이니까 틀림없이 그들과 한패일 거요." 71 그러나 베드로는 저주하고 맹세하여 말하였다. "나는 당신들이 말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오." 72 그러자 곧 닭이 두 번째 울었다. 그래서 베드로는 예수께서 자기에게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네가 나를 세 번 모른다고 할 것이다" 하신 그 말씀이 생각나서, 엎드려서 울었다.(막14:66~72) 지금 나는 선생님이, 나의 꿈이 채찍질 당하며 갈기갈기 찟기고 있는 안마당 아래 쪽에 앉아 불을 쬐고 있습니다. 이렇게 앉아 있는 내 모습에 눈물이 나고 가슴이 답답하고 손끝 하나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그냥 이대로 세상이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무력감과 막막함.... 어떻게할 수 없는 지금을 맞이 합니다. 이게 아닌데,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는데..... 비참하고 부끄러워 죽을 지경입니다. 베드로는 자신만만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는 때가 되면 모두가 당신을 버릴 것이라고 하였지만, 선생님과 함께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선생님을 모른다고 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 했습니다. 베드로 뿐아니라, 모두들 그렇게 말했더랬습니다. 의기가 충천했을 때 다 할 수 있을 것같았습니다. 그러나, . . . 삶은 늘 그럴 수가 없습니다.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 오르고 내리는 것이 ‘삶’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나라고 예외일 수 없습니다. 문제는 그럴 때 내가 어떻게 반응할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 . . 자신만만했던 그들이었지만, 그러나 칼과 몽둥이를 든 무리들이 선생님께 달려들자 모두 예수를 버리고 달아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달아난 베드로가 예수가 서 있는 그 집 안뜰에서 불을 쬐고 있습니다. 용기 없이 도망친 스스로의 비겁함을 자책하면서도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무력감을 안고 앉아 있는 자리, 운명은, 아니 ‘섭리’는 그를 버려두지 않습니다. 버려둔다면 하나님이 아니시지요. 이제 여기까지, 그만 하고 싶은데, 끝까지 찾아와서 삶을 바꾸는 것이 하나님의 손길입니다. 그것이 선생님이고, 그것이 사랑입니다. 하지만 외면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외면하면 더 이상 길이 없습니다. 지금 베드로를 빤히 노려본 하녀가 있습니다. 그녀가 베드로를 빤히 노려보았듯이 오늘 그런 나를 빤히 노려보는 그 누군가, 그 무엇이 있습니다. 그 눈길을 어떻게 대하고 있습니까? 감사해야지요. 잠깐 모면한다고 달라지지 않습니다. 기회인데 그것을 몰라 원망하고 두려워 하고 있을 뿐입니다. 한번 실패에 움추려 든 베드로에게 기회가 다시 주어집니다. 그러나.... 이번 역시 도망치게 됩니다. “무슨 말 하는지 나는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겠다.” 또 회피하고 있습니다. 깨달았으면 알았으면 그렇게 있지도 않지요. 하지만, 또 운명의 하녀는 그를 버려두지 않습니다. '이 사람은 예수와 함께 있었다.‘ 하지만 또 부인하는 베드로, 그리고 또 한번 더 저주하고 맹세까지 합니다. 나는 알지 못하오.... 기회가 다 떠나고 있습니다. 완전한 절망 끝까지 몰려가고 있지요. 하나님께서 목자를 치신 이유는 양떼를 흩으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흩어지게 되면 다시 모이는 일만 남았습니다. 한번 흩어졌기에 모여 있음이 얼마나 소중한 은혜인지를 알게 되지요. 그리고 먼저 갈릴리로 가신 목자를 따라가면 됩니다. 세 번을 부인하고, 그렇게 완벽하게 실패하고서야 베드로는 그제서야 알게 됩니다. 나는 이런 존재이라는 것, 그리고 엎드려서 울었습니다. 위대한 다윗 왕은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아까워하지 않는 부하의 아내를 범하고 그녀가 임신한 것을 알자 부하를 죽음에 내 몰게 됩니다. 어디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고, 아니 스스로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려가 있는 다윗.... 그는 베개와 침상이 다 젖도록 눈물을 흘리며 회개를 합니다. 어떤 이들은 그런 자리를 외면하고 핑계를 댑니다. 스스로 합리화하고 정당화할 이유를 찾아 내고야 말지요. 그러나 그 끝에서 이제 베드로는 피하지 않고 엎드려 울었습니다. 그렇게 오늘 나의 자리에서 엎드려 울어야겠습니다.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꺾이지 않는 것이 용기가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것이 용기입니다. 꺾어져서 넘어져 있는 것은 차라리 쉬운 일입니다. 내가 할 수 있지 않음을 직면하고 깨닫고 알아야 다시 설 수 있습니다. 그런 오늘입니다. 엎드려 통곡하는 지금입니다. 그렇게 부활의 날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저마다 생에 잊어서는 아니될 그런 순간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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