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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109 ◎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 홈페이지: http://sanmul.net ◎ 2008/8/26(화) ◎ 조회: 949 | |
 마가복음(79) : 배신과 찬송 11 그들은 유다의 말을 듣고서 기뻐하여, 그에게 은돈을 주기로 약속하였다. 그래서 유다는 예수를 넘겨줄 적당한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막14:10,11) 17 저녁때가 되어서, 예수께서는 열두 제자와 함께 가셨다. 18 그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먹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 곧 나와 함께 먹고 있는 사람이 나를 넘겨줄 것이다." 19 그들은 근심에 싸여 "나는 아니지요?" 하고 예수께 말하기 시작하였다. 20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는 열둘 가운데 하나로서, 나와 함께 같은 대접에 빵을 적시고 있는 사람이다. 21 인자는 자기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떠나가지만, 인자를 넘겨주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다.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기에게 좋았을 것이다." 22 그들이 먹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빵을 들어서 축복하신 다음에, 떼어서 그들에게 주시고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것은 내 몸이다." 23 또 잔을 들어서 감사를 드리신 다음에, 그들에게 주시니, 그들은 모두 그 잔을 마셨다. 24 그리고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다. 25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제부터 내가 하나님의 나라에서 새것을 마실 그 날까지, 나는 포도나무 열매로 빚은 것을 다시는 마시지 않을 것이다." 26 그들은 찬송을 부르고서, 올리브 산으로 갔다.(막14:17~26) 배신과 찬송이 공존하는 예수님의 마지막 만찬 이야기를 읽으며, 이 이야기의 한켠에 자리 잡은 가룟 유다를 생각해 봅니다. 유다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어떤 마음으로 예수를 따르다가 그분을 팔아넘길 수밖에 없었을까? 그러면서 내 안의 그러한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돌아봅니다. 그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는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또 가만히 생각하면 그러한 유다로 인해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위해 오셨다면 유다가 없이는 그 일이 일어날 수 없었고, 유다가 아니라도 누군가 그 일을 했어야 했습니다. 유다 덕에 예수님이 예수님 되신 것입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그 덕에 내가 나 되는 것입니다. 혹자는 당시의 열심당원이었던 유다는 예수님이 로마에 대항하는 혁명을 일으키는 것을 주저했기 때문에 그 일을 부추기기 위해서 예수를 제사장들에게 넘겨주어 영웅을 만들려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결과가 혁명이 아니라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게 되는 일로 귀착되자 스스로 목을 매달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유다는 ‘자기 열심’에 충실했던 한 사람이었습니다. 자기 식대로 사랑한 것이지요. 그러나 예수님은 그런 그를 생각하며 그에게 화가 있을 것이기에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유다가 당하는 화는 무엇이었을까요? 팔려 가시는 예수님이 화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판 유다가 화를 당합니다. “맞은 놈은 다리를 뻗고 자지만 때린 놈은 다리를 뻗고 잘 수가 없다”고 했나요? 유다는 예수님을 누구보다 사랑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유다는 그래서 영혼의 선생님에게서,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게 합니다. 떠나는 사람이 힘들지 않고 떠나보낸 사람이 힘이 드는 것입니다. 사랑과 미움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사랑하며 살면 쉽습니다. 사랑을 떠나 미워하며 사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은 없습니다. 이것이 유다에게 있을 ‘화’입니다. 사랑이 사랑을 하도록 맡겨 주고 따라가야 하는데, 내가 사랑을 하려고 하면 미움이 됩니다. 유다의 선생님 사랑이 그러했습니다. 사랑이 흐르지 않고 조건 때문에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있는 사랑입니다. 이유가 있는 사랑은 이유가 떠나면 사라집니다. 사랑이 있어서 시작된 그것은 이유가 떠나도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예수를 파는 유다는 열두 제자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이 들 가운데서도 가장 가까이에 있던 이였습니다. 열 두 제자 중에 하나, 가장 가까운 자리, 큰 사랑을 받는 자리였습니다. 배신, 믿음을 저버리는 일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어납니다. 사랑을 주고 받았기에 배신이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배신과 배반은 삶의 깊이를 경험하기에 소중한 기회가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 유다는 2000년 전에만 있지 않습니다. 지금 내 안에 그런 유다가 늘 살고 있고 순간 순간 그런 자리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예수님이 자기 뜻대로 해주셔야 하는데 같이 있어볼수록 자기 뜻대로 하지 않으십니다. 온갖 정성을 다하고 기대를 했는데 거기에 맞아지지를 않습니다. ‘그 날’을 기다리고 예수를 따랐지만 예수는 그 날을 아무도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살고 싶었는데, 그 값비싼 향유를 무의미한 곳에 쏟아 붓습니다. 세리와 창녀들과 같이 다니고, 엄혹한 시절에 예수는 먹기를 탐하고 마시기를 즐겨하였습니다. 유다로서는 이런 일을 이해할 수도 없었고 받아들일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를 넘겨줄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나의 삶의 동기는 무엇입니까? 이제 유다는 예수를 떠나 자신의 또 다른 목적을 위해 대제사장들을 찾아갑니다. 유다가 대제사장들을 찾아가서 이 일을 말하자 그들은 기뻐합니다. 그리고 생각지도 않은 은돈을 주기로 약속합니다. 내 말을 듣고 기뻐하는 사람을 조심할 것입니다. 내 말에 반대하고 부딪히는 것에 감사할 것입니다. 유다는 예수를 넘겨줄 적당한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미 강을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고 말았습니다. 한번 시작한 일은 걷잡을 수 없습니다. 시작을 잘 해야 합니다. 그렇게 저녁 때가 되어 예수는 열두 제자와 함께 유월절을 기념하러 가셨습니다. 함께 먹고 마신다는 것은 서로의 삶을 받아들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 나를 넘겨줄 사람이 있습니다. 예수와 함께 있던 이들이 그러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제자들은 모두 근심에 싸이는데, 예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 대한 염려에 빠집니다. 나는 어떤 일에 근심하고 있습니까? 사랑의 마음, 근원을 향한 마음이 아니라, 자기를 먼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비추어집니다. 혹시 오늘 살아가는 내 모습이 그러하지 않을까요? 배신하는 유다를 바라보는 예수의 마음,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씀에 깊은 연민과 애정이 담겨 있습니다. 배신을 당하는 것은 예수인데, 정작 화를 당하고 상처를 입는 것은 유다입니다. 그런 순간까지도 제자를 생각하고 염려하는 예수의 마음이 있습니다. 사실은 배신하는 그도 ‘나’이고, 배신당하는 ‘나’도 ‘나’입니다.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함께 살아가는 신비 가운데 있습니다. 나는 사람들을, 이웃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볼 일입니다. 어디에서 시작하는 눈이고, 마음입니까? 그런 자리에서도 예수는 축복을 하며 감사를 하며 마지막 만찬을 나누십니다. 축복하여 주시는 것, 그의 살, 그의 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있는 것을 다 내어주고 계십니다. 그것이 사랑입니다. 그렇게 축복하고 감사해야 합니다. 내가 살아가고, 내가 사랑하고, 내가 거절당하고, 내가 버림받는 그 순간에 할 수 있는 일은 축복과 감사일뿐입니다. 나의 살과 피는 주기 위해 있는 것, 나의 것도 그렇게 내 것이라 여기지 않고 나누어 줄 수 있을 때 그 분의 뒤를 따르고 뜻을 좇아 사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찬송을 부르며 올리브산으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그것이 없기에 있는 그대로 보고 따라가며 감사하며 찬송하며 살아갑니다. 결국 찬송하며 살아가는 삶입니다. 사랑도 배신도 그런 나를 어찌할 수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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