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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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2020/3/20(금)
20190627_172120.jpg (246KB, DN:8)
20190627(#남미 59일) 리마 : 파도가 되어!  


● 20190627(#남미 59일) 야간버스 – 리마(Lima) : 파도가 되어!

아침 6시에 리마 버스 정류장에 도착해 또 3시간을 걸어 리마 메인 광장에 왔습니다. 택시를 타면 금방이겠지만 새벽에 일찍 광장에 와야 의미가 없어 안개 가득한 리마 시내를 배낭을 짊어지고 걸었습니다. 걷다가 지칠 즈음 문을 연 세비체 레스토랑을 만나 페루 해물탕이 먹고 싶어 들어갔는데 아침이라 메인 메뉴가 없습니다. 그래도 뭘 먹고 싶은 마음이 드니 다행입니다. 배가 고픈데 주머니에 돈이 없는 건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주머니에 돈이 있어도 먹고 싶지 않은 것 또한 불행한 일이지요.

서빙하는 분이 난 스페인어를 못하는데 막무가내로 스페인어로 블라블라해 그냥 소파(스프)를 달라고 하니 고민하다가 뭔가를 주겠답니다. 난 그러라고... 전채 샐러드가 나오고 우리나라 생태 매운탕 같은 것과 밥이 나오는데 입맛이 돋습니다. 그런데 11솔이라네요.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 여유 있게 앉아 음식을 먹고 즐기니 기운이 돕니다. 여행하는 맛입니다. 안개 가득한 리마 메인광장에 앉아 하루를 생각합니다. 오늘은 일찍 숙소로 돌아가 푹 쉬고 내일 아침 비행기로 멕시코 시티를 둘러 30시간 후에 토론토에 나타나야겠습니다. 지난번에 못한 리마 시티투어를 할까 생각도 했는데 야간버스에 시달린 몸이 감당이 안되어 우버를 타고 숙소로 들어와 씻고 한 숨 잡니다.

그냥 내일 새벽까지 쭉 잘까 하나가 오후에 일어나 미라플로레스에 가서 리마의 일몰을 보자 마음먹고 길을 다시 나서지요. 숙소에 있으면 몸은 편하기는 한데 마음은 불편합니다. 미라플로레스는 여전히 활기찹니다. 그런데 안개인지 구름인지 리마 하늘에 가득합니다. 볼리비아에서 만난 영국분이 리마에 가면 모자 창에 파란색을 칠하고 다녀야할 거라고 한 말이 새삼 이해가 가네요. 해안가 도시 리마는 겨울에 파란 하늘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와라스에서 그렇게 하늘이 파랬는데 리마에서는 안개만 보고 갑니다.

미라플로레스 언덕을 한참 걷다가 바닷가로 내려가 파도 앞에 가만히 앉아 있다 왔습니다. 파도는 이렇게 파도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나의 삶과 나의 일을 사랑하며 살아야지요. 이렇게 남미 리마의 바닷가에서 꿈같은 여행의 마지막 날을 맞습니다. 바다가 파도가 되어 나에게 밀려오듯이 나도 파도가 되어 삶으로 밀려갑니다. 한걸음, 한걸음... 그리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큰 맘 먹고 그동안 먹었던 세비체의 3배가 되는 비싼 세비체를 맛보았습니다. 속이 받아줄까 염려가 되지만 다행히 모양도 색깔도 맛도 향기롭습니다. 아, 숨채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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