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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2020/1/23(목)
20190608_103950.jpg (238KB, DN:16)
20190608(#남미 40일) 죽음의 길 산악자전거 트레킹  


● 20190608(#남미 40일) 라파스(La Paz), 죽음의 길(Death road) 산악자전거 트레킹 : 평화의 땅 라파스  

볼리비아 라파스 둘째날은 죽음의 길(Death road) 산악 자전거 트레킹을 선택했습니다. 라파스 근교의 해발 4600미터 고지에서 시작해 해발 1600미터까지 산악 자전거로 내려오는 길이지요. 나는 산악 자전거는 처음일뿐더러 40년 만에 타는 자전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학교(?) 때 외에는 내 자전거를 가진 기억이 없으니 말입니다. 그래도 몸에 익은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 법, 급경사에도 넘어지지 않고 잘 내려왔습니다. 이 또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몰랐던 겁니다. 자전거 라이딩을 하는 사람들의 로망 가운데 하나가 이 죽음의 길 5시간을 타는 것이라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지요.

죽음의 길은 라파스의 고지대에서 아마존 밀림으로 연결되는 길인데 얼마나 위험한지 매년 200건 이상의 사고가 나고 100여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깍아지른 듯한 절벽이 안전대도 없이 이어지는데 자칫 잘못하면 3000미터 아래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기세입니다. 5시간여 자전거를 타고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급격히 내려오면서 변화하는 기후와 산악 지형의 변화를 만끽했지요. 마지막 산기슭 계곡을 달려올 때는 원주민 여인들이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에서 웃통을 다 벗고 빨래를 하는 전통적(?) 모습도 지나쳐 보구요. 경사를 내려올 때는 중심을 잡느라 허둥대고 평지를 달릴 때는 페달을 밟느라 기력을 다하는 사이 길이 끝나 있습니다. 그 순간 지금을 누리지 못하면 돌아서려고 해도 돌이킬 수 없습니다. 5시간의 죽음의 길 여정이 어느새 지나 버렸네요.

산 아래 마을 코로이코로 내려와 볼리비아식(?) 호텔에서 뷔페로 점심 식사를 하고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사워까지 하는 풀코스로 일정을 마쳤습니다. 나는 발만 물에 담그고 일광욕하는 의자에서 한숨 달게 낮잠을 잤습니다. 자전거를 타느라 긴장하고 힘이 들었나 봅니다. 볼리비아 저지대는 밀림지역, 한 여름이네요. 가난한 나라 볼리비아를 생각하면 여행 중에 누리면서도 명치 끝이 쌔합니다. 해발 4600미터 평화의 땅 라파스에서 순간에 밀림으로 내려오면서 체 게바라가 내게 다시 찾아오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이 땅의 사람들이 혹독하게 살았으면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에까지 와서 무장투쟁을 하고 이곳 밀림지대에서 체포되어 생을 마감했을까요.

잠시 들여다 본 볼리비아의 역사는 ‘가난과 수탈의 안데스’라는 말이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그들 땅에서 나는 금과 은 때문에 더 가난하게 사는 그 사람들입니다. 내가 라파스에서 목도한 가난한 사람들의 현실이 그것을 증언하고 있구요. 어떻게 손을 써야할지 알 수 없는 빈부의 격차가 라파즈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단돈 5볼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데 나는 오늘도 한국식당에 가서 김치찌개를 85볼을 내고 먹고 말았습니다. 머리가 아프고 숨이 쉬어지지 않는 슬럼프에 찾은 한국 식당이지만 먹고 나서 언친 듯 속이 더 많이 불편합니다.

라파스(La Paz), 스페인말로 '평화'라는 뜻입니다. 스페인으로부터 남미가 해방되는데 지리적으로 큰 역할을 한 역사가 있는 고원의 도시, 수탈과 가난의 현장에서 아직도 허덕이는 이곳에 진정한 평화가 임하길 기도합니다. 이제 내일이면 라파스를 떠나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 티티카카로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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