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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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2019/12/22(일)
20190522_203405.jpg (248KB, DN:41)
20190522(#남미 23일) 푸콘 : 자극과 응답  


● 20190522(#남미 23일) 푸레르토 몬트(Puerto Montt) - 푸콘(Pucon) : 자극과 응답

푸에르토 몬트에서 뜻밖의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아침을 맞습니다. 호텔에서 자니 잠은 편합니다. 코를 골아 같이 자는 사람들 눈치도 안보구요. 옆에서 자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코고는 소리에 내가 깨는데 혼자 자면 푹 잡니다. 그래서 원하지만 저렴한 도미토리에 갈 수가 없답니다. 호텔 조식을 일등으로 하고 서둘러 짐을 챙겨 버스 터미널로 나옵니다. 이제 버스를 탈 수 있을까 부터 걱정이지요. 역시나 아쁠싸 출발 시간이 되었는데 버스가 안 옵니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어디다 물어볼 수도 없구요. 혼자 동동거리고 있는데 20분이 지나서야 버스가 옵니다. 휴! 하지요.

5시간 버스를 타면서 화장실 한번 안갔습니다. 창밖도 보다가 성경을 읽으며 깊이 내면으로 들어가 기쁨을 맛보기도 하고 꿀 같은 잠에 빠지기도 하지요. 여기가 천국입니다. 내내 흐린 날이었는데 푸콘에 가까이 오니 거짓말처럼 하늘이 개이고 파란과 햇살이 얼굴을 마주하네요. 푸콘, 칠레의 최고의 휴양지가 맞습니다. 여기가 칠레인가 싶을 정도로 다른 세계네요. 참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리면서부터 일이 시작됩니다. 카메라와 렌즈가 든 배낭은 무겁지, 캐리어는 끌리지 않지, 체력이 다했는지 힘이 들고 짜증이 올라옵니다. 또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할 때 받은 아이젠을 반납하지 못해 푸콘에 와서 우편으로 보내야해 돈은 돈대로 들고 시간은 시간대로 들고 늘 삶은 엎친 데를 덥칩니다. 덕분에 칠레 우체국도 이용해 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풀어 가느냐지요. 자극에 어떻게 응답하느냐입니다.

푸콘에서 이틀을 자고 다시 아르헨티나 바릴로체를 가는 일정이라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버스표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저기 버스회사를 기웃거려도 아르헨티나 가는 버스가 없습니다. 남미는 버스 회사가 여러 곳이라 발품을 팔아야 하는데 짐을 지고 캐리어를 끌고 버스 회사를 찾아다니는 게 일이지요. 간신히 찾은 아르헨티나 가는 버스 회사는 말이 안 통합니다. 바릴로체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묻는데 난감한 표정, 어쩌라구요. 다 스페인어를 못하는 내 탓입니다. 일단 돈을 내고 표를 사려고 하는데 환전한 칠레 페소가 모자랍니다. 또 환전소 찾다가 포기하고 숙소부터 갑니다. 호텔조식을 먹고 저녁 때가 되어 배가 고픈데 숙소를 찾아가니 주인장이 너무 친절해 밥 먹을 기회를 안주고 말을 시키고 정보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푸콘에서도 일정이 짧아 투어를 하나 선택해 먼저 예약을 해야 합니다. 관광도시답게 푸콘에는 화산 트레킹, 온천 투어, 래프팅, 국립공원 트레킹 등 액티비티가 많습니다. 그중에 화산 트레킹을 골라 숙소에서 알려준 오피스를 찾아갔는데 90000페소랍니다. 미국달러로 136불을 내라고 하네요. 이것도 환율과 많은 연관이 있습니다. 은행 공식 환율은 688인데 투어회사에서는 660으로 하고 여기 환전소는 650을 주니 울며 겨자 먹기입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은행은 2시에 문을 닫았으니 말입니다. 투어를 예약하고 돈을 지불하고 나왔는데 다른 투어 회사들이 눈에 띄여 들어가 화산 트레킹을 물어보니 80000페소부터 70000페소까지 제각각입니다. 친절한 숙소 주인 말만 듣고 덜커덕 돈을 내고 예약을 해버렸으니 어디다 하소연할 수도 없습니다. 그냥 대가를 치른다는 마음으로 내일 투어를 잘해야죠. 이제 그게 남는 장사니 말입니다.

그렇게 이리저리 일을 보고 나니 해가 저버립니다. 이 밝은 날 고개 들어 푸콘 구경도 못하고 호수 한번 보지 못하고 말이죠. 하루를 정리하며 돈 잃고 고생한 것도 그렇지만 준비하고 일을 보느라 시간을 다 보낸 게 가장 속상합니다. 그래서 장을 봐다 밥을 해먹고 무거운 몸을 다독여 호수를 보자고 걸어 나갔다 왔는데 호숫가는 깜깜하기만 합니다. 혼자 나가 있다가 인기척이 없는 곳이라 그만 들어왔습니다. 지역구가 아니고 또 남미라는 의식이 아직 자리를 잡고 있네요. 이제 이틀 후 아르헨티나 바릴로체로 가려고 하는데 고민입니다. 10시간 버스를 타고 하루 바릴로체를 보고 다시 20시간 버스를 타고 산티아고로 가야하니 계산이 앞서지요. 귀찮고 꽤도 나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버스표를 구하는 것이 보장되어 있지 않아 스트레스입니다. 남미여행, 일정이 느슨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여행길입니다. 내일 5시에 일어나 도시락을 싸들고 푸콘 비야리카 화산 트레킹 다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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