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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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2019/12/4(수)
20190511_110034.jpg (252KB, DN:11)
20190511(#남미 12일) 엘 칼라파테, 라구나 니메스  


● 20190511(#남미 12일) 엘 칼라파테(El Calafate), 라구나 니메스 : 망중한

아침에 일어나니 하늘만 흐리고 비가 오지 않습니다. 어제 밤에는 시간에 여유가 있어 반만 잡아 놓은 여행 일정을 더 세우느라 늦게 잠이 들었습니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까지만 숙소와 교통편을 예약해 두었거든요. 보통 배낭 여행객들은 숙소도 예약하지 않고 호스텔을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싼 곳에서 자곤 하는데 나는 이제 도미토리에서는 자기가 힘이 드네요. 이십대들과 어울리기 쉽지 않고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기도 하구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도 가장 큰 애로가 코를 골고 이를 갈아 같이 자는 분들에게 미안했던 기억입니다. 혼자 자니 몰랐는데 같이 자니 알게 되는 거지요.

이제 볼리비아의 우유니까지 숙소 예약을 마쳤습니다. 남미에서 일반 도미토리는 캐나다 달러로 1박에 10불 내외, 저렴한 싱글 룸은 20불 내외면 구할 수 있답니다. 도미토리 숙박 비용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과 비슷하고 싱글 룸은 더 저렴한 것 같습니다. 이동하는 수단도 워낙 넓은 지역이라 버스로 10시간, 15시간 이동은 보통이어서 때로는 저가 비행기가 가성비가 더 좋기도 합니다. 버스로 이동할 경우 웬만하면 피곤하기는 하지만 야간 버스로 해서 숙박비도 절약하고 시간도 아끼고 하고 있지요. 이제 다음에 여유가 있을 때 볼리비아와 페루 일정도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어떤 경우는 빨리 하는 것이 유리하고 어떤 경우는 막판 땡 처리가 있어 천천히 하는 게 유리하기도 합니다. 페루의 쿠스코와 마추픽추는 워낙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이라 여행 출발 전에 미리 예약을 마쳤지요.

7시에 울리는 알람에 일어나기 싫은 마음을 누르고 벌떡 일어납니다. 무료 조식을 먹어야 하고 오늘 엘 찰텐 숙소를 취소하고 이곳을 다시 예약해서 방을 이동해야 하는지도 물어봐야 하고요. 이왕에 쉬는 거 푹 쉬었으면 좋겠지만 자리를 털었습니다. 조식을 먹은 후에 방을 물어보니 이동을 해야 한 답니다. 체크아웃이 10시라 일어나길 잘했습니다. 비가 오지 않아 엘 찰텐에 갈 껄 그랬나 아쉽기도 합니다. 짐을 정리하고 카메라를 챙겨 엘 칼라파테의 또 하나의 명소 라구나 니메스(Laguna Nimez)를 찾았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제일 큰 호수인 아르헨티노 호수 크루즈도 있기는 한데 여행사를 찾아야 하고 너무 늦었지요. 라구나 니메스는 아르헨티노 호숫가의 조류 생태공원입니다. 2시간 여 트레일을 따라 걸으며 이곳의 식물과 새들을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함정은 입장료가 있다는 것이네요. 350페소, 그러고 미안한지 영수증만 있으면 1주일 안에 언제든지 다시 방문할 수 있다나요? 말이나 말지. 덕분에 비오기 전에 아침 산책을 잘했습니다.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준비한 판쵸 우의를 입고 돌아오니 방이 준비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침대가 4개나 있는 복층에 주방까지 완비가 되어 있는 겁니다. 막판 땡 처리로 이전 방보다 더 저렴하게 예약했는데 말이죠.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점심과 저녁은 어떻게 해결하지라는 염려가 싹 달아납니다. 짐을 풀지도 않고 나가서 390페소, 캐나다 달러로 10불 정도로 장을 보아왔습니다. 쌀도 사고 고기도 샀는데 그렇네요. 내일 칠레의 푸에르토 나탈레스에 나타나기 전까지 먹는 것은 다 해결되었습니다. 열흘 만에 밥을 해먹겠습니다. 그간 아르헨티나 레스토랑에서 800, 900페소 내며 식사를 한 것이 불편하면서도 형편상 어쩔 수 없었는데 오늘은 모든 것이 딱 맞습니다. 오후가 되자 비가 점점 굵어지고 숙소에 누워서 듣는 빗소리가 참 좋습니다. 진짜 망중한 안식입니다.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한숨 자고 나니 세상이 바뀌어 있네요. 하얀 눈 세상입니다. 남미의 겨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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