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Old 산물넷 : 게시판 : 사진방 : 산(mountain)페이스북블러그깊은물 추모Art of Life Community

처 음 | 하루 살이 | 예가○양로원 이야기 | 묵상의 오솔길 | 편지 | 이야기 앨범 | 설 교 | SPIRIT


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2019/12/1(일)
IMG_2275.JPG (345KB, DN:5)
20190510(#남미 11일) 모레네 빙하 트레킹  


● 20190510(#남미 11일) 엘 칼라파테(El Calafate), 모레네 빙하 트레킹 : 푸른 빙하 위에 서다.

엘 칼라파테 비행장은 시내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대중교통도 없구요. 택시비가 어마무시할 텐데 공항셔틀이 잘 되어 있네요. 표를 살 때 숙소를 이야기하면 2019년 물가로 300페소에 숙소 앞에 내려줍니다. 여기도 5년 전에 비해 물가가 4배는 오른 듯합니다. 모레네 빙하 트레킹은 5시간 빙하 위를 걷는 빅 아이스 트레킹과 1시간 반을 걷는 미니 트레킹이 상품으로 나와 있습니다. 여행을 준비하며 알아본 바로는 빅 아이스 트레킹의 나이 제한이 50세였습니다. 아, 짤렸구나 싶었지요. 그래도 난 하겠다고 어떻게든 뚫어보겠다고 다짐하며 왔는데 빅 아이스 트레킹은 4월말로 마감입니다. 미니 트레킹도 5월말까지네요. 예정대로 페루에서 일정을 시작했으면 빙하 트레킹을 하지 못할 뻔했습니다. 원래 계획이 페루로 들어와 남미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 볼리비아와 칠레, 아르헨티나를 거쳐 브라질에서 나가는 것이었는데 6월이면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거꾸로 일정을 잡아 브라질로 들어와 페루에서 나가는 일정으로 계획했지요.

그간은 비가 오지 않아 큰 무리 없이 일정을 소화했는데 강수량이 많은 파타고니아에 오니 오늘부터 일 주일가량 비 소식이 있습니다.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도 비를 맞으며 할 것 같습니다. 토레스 델 파이네 삼봉을 보려면 날씨가 맑아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오늘도 빙하 위를 내내 비속에 걸었네요. 컨디션은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비 소식 때문에 계획한 엘 찰텐의 피츠로이 트레킹은 취소해야할 것 같습니다. 엘 찰텐은 엘 칼라파테와 같은 아르헨티나의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 안에 있는 마을인데 여기서 200km정도 거리입니다. 왕복 6시간을 차를 타고 가서 트레킹을 하고 돌아와야 하는 일정에 비가 와서 눈물을 머금고 이곳 엘 칼라파테에서 쉬기로 합니다. 원래는 내일 아침에 엘 찰텐으로 가서 숙소에 짐을 풀고 새벽 4시에 트레킹을 시작해 피츠로이 봉에서 일출을 보려는 계획이었답니다.

숙소에서 4500페소에 모레노 빙하 미니 트레킹을 예약하고 따로 700페소 공원입장료를 준비해 아침 9시 30분에 숙소로 픽업 온 차를 타고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으로 출발합니다. 숙소에서 보는 오늘 아침 일출이 장관이었지요. 그런데 멀리 보이는 국립공원 쪽의 하늘이 심상치 않습니다. 공원에 들어서자 무지개가 찬란하게 피어오릅니다. 다들 감탄을 하지만 나는 알지요. 저 무지개의 의미를요. 앞에 비가 오고 있다는 징표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빙하 전망대에 이르자 비가 내리기 시작하네요. 그런데 가이드 말로는 이런 날씨가 빙하의 푸른빛을 보기에 더 좋다고 합니다. 햇살이 비치면 너무 밝아 얼음 빛이 사라진다구요. 아니나 다를까 짙은 푸른빛이 도는 빙하가 장관입니다.

싸온 도시락을 먹는 시간도 아까워 빙하 앞에 서보고 다시 버스를 타고 에머랄드 색이 짙은 호수로 들어가는 보트를 타는 곳으로 갑니다. 거기서 20여분 배를 타고 건너편 빙하로 가서 미니 트레킹을 시작하지요. 건너편에서 만난 마운틴 가이드의 안내로 영어 그룹과 스페인어 그룹이 나뉘어 빙하를 오르기 시작합니다. 얼음 위부터는 공원에 준비된 아이젠을 착용합니다. 빙하 트레킹에는 선글라스와 선크림, 장갑이 필수 준비물이랍니다. 오늘은 비가 와 선글라스와 선크림은 사용하지 않았는데 해가 있는 날은 눈이 부셔서 앞을 볼 수 없다고 하네요. 그리고 장갑은 얼음 위를 걷기 때문에 잘못 디디면 날카로운 얼음에 손이 베여 꼭 손에 장갑을 끼고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나는 캐네디언 록키와 아이슬란드, 알프스에서 빙하를 경험했지만 여기 모레노 빙하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여기 빙하도 역시 흘러내리고 있는데 이곳 빙하는 퇴적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빙하라고 합니다. 빙하시대에서부터 있었던 남극이나 북극의 빙하와 종류가 다르다지요. 멈추지 않고 내리는 눈이 쌓여서 단단한 얼음이 되고 흘러내리고 또 쌓이는 것이 반복된다구요. 비오는 얼음 위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걷고 걸으며 감동합니다. 아이젠을 차고 있는 상황에서는 펭귄 걸음이 필수 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젠에 발이 밟힐 수 있어 가이드들이 계속 보폭을 넓히라고 주의를 환기해 주네요. 얼음 위로 녹아내리는 물은 그냥 마셔도 된다고 하는데 나는 안마셨습니다. 그런데 결국 트레킹을 마무리하며 빙하를 깬 얼음에 럼주를 타서 한잔씩 나누어주니 빙하 맛을 보고야 말았지요. 파란 하늘 아래 푸른빛 빙하에 서보지는 못했지만 신비스러운 안개와 내리는 비속에 빙하를 만끽한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하루가 펼쳐질까요? 비가 내리니 엘 칼라파테 숙소에서 하루를 뒹굴 계획인데 과연 그럴지요?ㅎ
  이름   메일   회원권한임
  내용 입력창 크게
                    답변/관련 쓰기 폼메일 발송 수정/삭제     이전글 다음글    
번호제 목짧은댓글이름첨부작성일조회
474   20190513(#남미 14일) 바람 불어 더 찬란한!   깊은산    2019/12/06  17
473   20190512(#남미 13일) 푸에르토 나탈레스 : 참 예배   깊은산    2019/12/05  20
472   20190511(#남미 12일) 엘 칼라파테, 라구나 니메스   깊은산    2019/12/04  17
471   20190510(#남미 11일) 모레네 빙하 트레킹   깊은산    2019/12/01  27
470   20190509(#남미 10일) 우수아이나 - 엘 칼라파테   깊은산    2019/12/01  23
469   20190508(#남미 9일) 티에라 델 푸에고 국립공원   깊은산    2019/11/28  24
468   20190507(#남미 8일) 우수아이아   깊은산    2019/11/26  25
467   20190506(#남미 7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버스 투어   깊은산    2019/11/22  29
466   20190505(#남미 6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산텔모 시장   깊은산    2019/11/21  25
465   20190504(#남미 5일) 푸에르토 이과수 - 야간 버스   깊은산    2019/11/14  38
464   20190503(#남미 4일) 포스도이과수 - 푸에르토이과수   깊은산    2019/11/06  51
463   20190502(#남미 3일) 리오 - 포스 도 이과수   깊은산    2019/10/30  45

 
처음 이전 다음       목록 홈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