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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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2019/10/20(일)
IMG_1954.JPG (335KB, DN:12)
20190430(#남미 1일) 멕시코시티, 테오티우아칸  
“까미노 데 아메리카 델 수르” America del sur



● 20190430(#남미 1일) 멕시코시티(Mexico city), 테오티우아칸 피라미드 : 어디로 향하는 길일까?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 봄길)

누구나 그렇지만 일상을 떠나 두 달간 시간을 내어 여행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나름 비장하게 남미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떠나기 전 양로원 예배에서 사람들이 나를 세례자 요한, 엘리야, 선지자라고 말하는데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는 물음을 만났습니다. 그 말씀을 읽어드리면서 어르신들께도 물어드렸지요. “누구세요?” 당황하시면서도 나는 아무개라고 하십니다. 살아오면서 제대로 물어보지 않았던 물음입니다. 이렇게 예수는 물으시는 분이시십니다. 누구의 남편, 아버지, 사위, 목사... 다 사람들이 나를 부르는 이름이지 내가 아닙니다. 그러면 나는 누구지? 이제 하나님이 대답하게 하시고 거기에 교회를 세우신다 하셨습니다.

토론토의 짐을 정리와 양로원 일을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하고 공항에 도착해 멕시코 항공 특유의 여유로운 체크인에 속 타며 2시간 만에 게이트 앞에 섰습니다. 항공사 직원들은 무슨 사무가 그렇게 많은지 손님을 앞에 두고 자기들끼리 바쁩니다. 게다가 짐을 브라질 리오 데 지네이로에서 찾으라 했는데 브라질에 가 보니 상파울로에서 찾아서 세관을 통과해 다시 짐을 부쳐야했지요. 모든 삶이 그러하듯 여행도 떠나보아야 떠났나 보다 합니다. 한숨 돌리며 내가 있는 자리를 돌아봅니다. 정신 차리고 나니 처음 가는 길을 처음으로 맞이하며 이제 나이 오십이 넘어 배낭 메고 캐리어를 끌고 두 달 동안 낯선 땅을 헤매게 되었습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고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고 하지요. 이 또한 나를 찾아가는 순례 길로 정성껏 만나기로 합니다. 그렇게 가다보면 떠난 이유를 알겠지요.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남미 여행을 계획하면서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 W트레킹’과 페루의 ‘마추픽추’를 중심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루트에 따라서 페루의 리마로 들어가서 브라질의 리오에서 나오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할 생각이었지요. 그런데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을 예약하려고 보니 남미가 겨울이라 6월부터는 어려워져서 먼저 브라질로 들어와 아르헨티나와 칠레 남쪽을 돌아서 칠레 북부, 볼리비아, 페루로 올라오는 시계 방향으로 일정을 변경했습니다. 계획에 맞추어 항공권을 찾아보니 토론토에서 브라질 리오로 들어가 페루 리마로 나오는 직항이 2000불이 넘습니다. 다른 항공편을 검색해 보다가 토론토에서 리오까지 30시간, 리마에서 토론토까지 30시간이 걸리는 멕시코 항공 공동 운항편이 800불에 나온 것을 보고 바로 예약했습니다. 게다가 멕시코시티에 새벽에 도착해서 저녁까지 대기하는 여정이라 이틀 숙박비를 절감하고 이번 일정에 빠진 멕시코시티를 둘러 볼 수 있는 기회까지 얻었네요.

보너스로 얻은 멕시코시티의 일정은 2011년 여름에 예가를 시현이 시완이와 함께 방문하셨던 봄님께 부탁을 드리니 남편 문집사님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해외에서 살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맞이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멕시코시티가 워낙 방대하고 일정이 짧아 도움을 요청했지요. 바쁘고 힘든 일정에도 봄님과 문집사님은 흔쾌하게 응해주시고 환대해주셨습니다. 또 한 번 사랑의 빚을 졌습니다. 그런데 새벽 1시에 토론토를 출발해 새벽 5시에 멕시코시티 공항에 도착해보니 공항 와이파이가 없는 겁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스페인어로만 되어 있는 와이파이 하나에 이메일을 넣으면 1시간 연결되게 되어 있었네요. 게다가 준비한 남아메리카 유심을 개통하지 않고 와 공항에서 아침 7시에 만나기로한 문집사님과 연결이 안되는 겁니다. 이런 부분은 제가 참 허당입니다. 당황했지만 다행히 스타벅스 와이파이가 잡혀서 연결이 되어 문집사님과 무사히 만났습니다. 또 이런 것은 문제 해결 능력이구요.^^

멕시코시티에서 브라질 가는 비행기가 오후 6시여서 12시간 대기시간에 세계에서 3번째로 큰 피라미드인 테오티우아칸을 보기로 했습니다. 문집사님이 라이드해 주지 않으셨으면 꼼짝 못할뻔했네요. 대중교통으로도 다녀올 수 있었겠지만 막상 가보니 만만치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피라미드도 피라미드지만 현지인 문집사님이 피라미드 가는 중간에 안내해준 멕시코 식당의 아침식사가 대박이었습니다. 피라미드만큼 감동이었지요. 남미여행의 첫 진지를 제대로 된 멕시코 음식을 맛보았습니다. 사람은 좋은 이웃이 되어야 합니다.

문집사님 덕분에 일찍 도착한 테오티우아칸 피라미드, 우선 그 광대함에 놀랐습니다. 서둘러 둘러보았지만 3시간으로도 어림이 없습니다. 현지인이신 문집사님은 피라미드보다 멕시코시티 투어를 권하셨는데 내가 피라미드를 고집했지요. 100% 뇌우가 예보된 날씨였는데 많이 덥기만 했지 내내 화창했습니다. 요즘 사업이 어려워져 밤새 일하시고도 아침 일찍 공항으로 나오신 집사님의 수고에 감사드립니다. 해의 신전과 달의 신전 등 피라미드 세 곳을 오르고 광대한 유적을 돌아보면서 시간만 여유 있고 날씨만 덥지 않았으면 종일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인류의 숨결이라 할까요? 삶의 본성을 향한 진지한 구도가 엿보여 뭉클했지요. 바람과 숨결이 찾아옵니다. 물론 그런 신전을 세우며 희생되었을 사람들이 보이는 건 나로서는 어쩔 수 없었지만 그네들 또한 피라미드 안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갔을 터입니다.

무거운 카메라 가방을 메고 가파른 피라미드 계단을 숨이 턱까지 차도록 오르며 묻습니다. 어디로 향하는 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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