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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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2019/2/23(토)
20190213_130212.jpg (260KB, DN:12)
2019 로욜라 하우스 8일 피정 여덟째날 : 나를 사랑  


● 20190214 여덟째날 : 나를 사랑하느냐?

끝까지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아니, 지금 여기에 깨어 있어야 하는 거지요.
이제 다 왔다고 생각하니 압력이 새버리고 어떻게든 기회를 엿보고 핑계를 만들어 다시 도망갈 궁리를 합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준비된 선물을 다 받아가야지요.
아니 이미 다 있는 것을 몰랐으니 모른다고 하는 그 생각과 나를 치워버리고 원래 하나님과 함께 있는 나에게로 돌아갑니다.
피정 내내 읽었던 성경과, 또 다른 책들과 또 공부삼아 번역했던 이곳 로욜라 하우스의 오래된 ‘기도’에 관련된 아티클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매일 안내자와 대화하고 기도를 점검받기 위해 기도를 영어로 번역하고 인터뷰를 준비하는 일로도 나는 에너지를 몇 배 소모하며 녹초가 되어 버리기도 했지요.
그래도 8일 그렇게 지내니 공부를 할 수 있겠구나, 해도 되겠구나 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해보지도 않고 캐나다 연합교회 목사가 되기를 포기한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이 살짝 찾아오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지금 너무 복잡해져버린 일상, 몸은 아프고, 정리되지 않고 시간을 끄는 일들에 신경이 곤두 서있는 일상에서 멀리 떠나서 기도 가운데, 내 모습을 볼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은혜였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눈이 멀어 길가에 앉아 구걸하고 있던 거지,
세례요한을 떠나 예수를 찾아갔던 제자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 하느냐고 물어주신 예수,
그리고 당신은 나를 누구라고 하시냐고 묻던 나의 물음,
물 위를 걸어오신 예수를 맞이하던 제자들, 자기도 걷겠다고 나서는 베드로,
나사로의 죽음 앞에서 원망이 가득했던 마리아, 그리고 맞이한 부활
예수의 빈 무덤 앞에 두려워하던 여자들, 제자들, 다시 베드로
.
.
.
모두가 내 거울이 되어서 나의 길을 비추어주는 소중한 선물이었습니다.

15년 전에 캐나다로 올 때는 고향과 친척과 본토를 떠나 갈 바를 모르는 길을 간 아브라함이 나의 기도였습니다.
그래서 여기까지 나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물 위를 걷겠다고 나서는 베드로가 나의 기도가 되었습니다.
바다에서는 노를 저어야만 하는 줄 알다가 예수를 만나 물 위를 걸을 수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만 나는 걷겠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습니다.
나의 길이 아니라 여겼지요.
그런데 다시 보니 지금 베드로처럼 물위를 걷겠다고 나서고 있었습니다.
교회에서 설교하고 예배인도를 하는 것만이 목회가 아니라 양로원에서 일하고 운전하며 토론토의 택시 운전사로 사는 것도 목회라 여겼던 그 생각이 물위를 걷겠다고 나서는 베드로였습니다.
그리고 금방 큰 파도가 밀려들자 두려움으로 물속에 빠져버리는 것도 나였습니다.
지금 내가 큰바람을, 내 체면과 사람들의 눈치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예수는 그런 나에게 왜 믿음이 없이 의심하느냐며 손을 내밀고 계십니다.
여전히 의심하고 있는 나를 보여주셨으니 이제 다시 그 베드로로 살아갑니다.

⚆요21:1~19으로 드리는 나의 기도

부활하신 예수께서 갈릴리에서 기다리고 계신다는 말씀을 듣고도 제자들은 두려움에 빠져 꼼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갈릴리로 간 일곱 제자들은 고기를 잡겠다고 배에 올랐지만 밤새 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갈릴리 호수에서 어부로 잔뼈가 굵은 그들이었는데 말이지요.
거기서 그들은 사람을 낚는 어부로 부름을 받았었습니다.
갈릴리로 갔으면서도 부활하신 예수를 만날 생각은 않고 밤새 고기를 잡고 있는 그들에게 예수께서 오셔서 무얼 좀 잡았느냐고 묻으십니다.
그리고는 오른쪽에 그물을 던지라고 말씀합니다.
제자들은 왼쪽으로 그물을 던지고 있었나 봅니다.
그들의 경험과 상식에 의하면 거기에 고기가 있었을 터입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그물을 바꾸어 던지니 그물을 끌어올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고기를 잡습니다.
내 생각과 고집, 판단과 조항을 내려놓는 순종입니다.
그러고 나서야 그들은 예수를 알아보고 성질이 급한 베드로는 물속에 뛰어들어 예수께로 가지요.

아침 식사 후 베드로에게 예수께서 물으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베드로는, “주님, 그렇습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고 대답하고 예수께서는 “내 어린 양떼를 먹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또 두 번째로 물으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는, “주님, 그렇습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고 대답합니다.
예수께서는 그에게, “내 양떼를 쳐라.”고 하십니다.
세 번째로 물으니 베드로는 불안해져 주님께서 모든 것을 아시면서 왜 자꾸 물으시느냐고 대답하니, 예수께서는 베드로에게 “내 양 떼를 먹이라.”고 하셨습니다.

나에게 물으시는 예수의 물음도 그렇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말입니다.
정말 사랑하느냐고 거듭해서 물으십니다.
내가 세상에 와서 예수를 믿고 목사가 되어 그의 일을 한다고 살아 왔는데 이 끝에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시는 물음, 그 본질 앞에 섭니다.
사랑해서 하는 일입니다.
일을 사랑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사랑해서 하는 일이지요.
네가 나를 사랑하면 내 양 떼를 먹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그 일은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물었던 물음과 같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나를 사랑하게 하는 거지요.
주님을 사랑하게 하는 거지요.
그리고 나의 일은 양 떼를 먹이는 것입니다.
베드로에게 주시는 마지막 말씀은 “나를 따라라!”입니다.
나를 따라 갑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고, 나는 아버지 안에 아버지는 내 안에, 아버지와 나는 하나인, 모든 것을 보여주는 나입니다.
베드로처럼 나를 버리고 그 나와 하나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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