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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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2019/2/22(금)
20190212_104159.jpg (280KB, DN:10)
2019 로욜라 하우스 8일 피정 일곱째날 : 피정의 선물  


● 20190213 일곱째날 : 피정의 선물

삶에는 뜻밖의 선물들이 찾아옵니다.
이번 피정도 그렇습니다.
내가 예상했던 어떤 영성수련 프로그램이 아니라 철저하게 나에게 주어진 절대적 쉼과 여지의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냐시오식 수련법을 여기서 배워가서 어디에서 사용해야지 하는 얄팍한 생각이 없지 않았지요.
그런데 이번 피정을 통해 생각지도 않았던 ‘일단정지’를 선물로 얻었습니다.
내 일상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시작할 것은 시작할 수 있는 동기를 얻었고 내가 잘하는 것을 찾아갈 길을 다시 만났지요.
혼자서는, 관성에 빠져 있어서는 찾을 수 없는 길입니다.
돌아보니 너무 와버려 이제 돌아갈 수 있는 힘이 내게 없어져 버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절대적 홀로의 시간과 여유의 압력(?)을 받으면서 내가 그렇게 살아왔구나, 영성수련과 피정, 기도와 수도생활은 이렇게 하는 거지 하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단순함과 질서의 욕구를 알아차렸습니다.
순간순간 찾아오는 지루함의 압력, 지루함에서 찾아오는 불안을 넉넉함으로 바꾸는 힘, 다시 지루함이 찾아왔을 때 거기서 돌아서는 경험들이 새록새록하고 나에게 딱 맞게 주어진 성경 본문을 통한 기도는 내게 새로운 힘으로 찾아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나는 요한복음, 큰 은혜를 받았습니다.
하나님은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막16:1~8으로 드리는 나의 기도

사랑하는 주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던 제자들의 가슴은 찢어졌습니다.
그 상실감과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요.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와 야고보의 어머니 마리아와 살로메는 안식 후 첫날 예수의 죽은 몸에 발라드리려고 향료를 사 무덤으로 갔습니다.
가면서도 무덤 앞에 있는 돌은 어떻게 할까 서로 염려를 합니다.
예수를 위한 정성이고 고민이라지만 사실은 아무 소용없는 준비였지요.
정확하게 보면 스스로 위안을 받으려는 몸부림일 수도 있습니다.
가보니 무덤의 돌은 이미 굴려져 있었고 향유를 바를 예수의 시신은 거기에 없었습니다.
놀라고 있는 그들에게 흰옷 입은 젊은 남자가 예수는 살아나 갈릴리로 가셨다고 알려줍니다.
그러니 예수를 찾아갈 곳은 갈릴리였습니다.
갈릴리는 그들이 일할 곳, 그들을 기다리는 삶의 자리입니다.

갈릴리로 가야 합니다.
내가 예수와 함께 일할 자리입니다.
무덤에서 주님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무덤으로 향하던 염려가 사실은 나의 것이었음을 봅니다.
향료는 어디서 구하고 돌은 어떻게 굴리지?
신학교 식당의 주방장으로 갑니다.
식당 음식을 해본 경험도 없고 자격증도 없으면서 무슨 주방장을 하려고 해?
식당 일을 하는 것하고 신학 공부와 목회하고 무슨 상관이 있지?

부활을 맞이하기 위해, 예수를 위해 내가 준비할 것은 사실은 없습니다.
준비해도 다 내 생각대로 하는 것이니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염려와 걱정도 필요 없지요.
죽은 무덤으로 가지 말아야 합니다.
무덤에 가서도 길을 잃은 상실감으로 놀라고만 있지 말아야지요.
다만 그가 말씀하신대로 갈릴리로 가면 됩니다.

그동안 많이 멈추고 싶고 주저앉고 싶었습니다.
내 안에는 더 이상 의욕이 없고 용기가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만 주저앉고 싶을 때 함께 나눈 이야기와 꿈을 살아가는 것이 함께 길을 걸어온 아내가 죽지 않고 부활하는 길이라는 알아차림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했습니다.
예수께서 먼저 가서 나의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계신 갈릴리, 거기로 가 그를 보고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이 십자가에 달리고 부활하신 예수를 찾아가는 길, 그가 나를 통해 부활하는 길입니다.
무덤은 생각이고 갈릴리는 현실, 그리고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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