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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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7/8/2(수)
20170528_073350.jpg (101KB, DN:14)
20170528(#산티아고 27일) 일단 정지  
● 20170528(#산티아고 27일) 산타 까탈리나 데 소모짜 - 라바날 데 까미노 : 일단 정지



'산타 까탈리나 데 소모짜' 마을도 까미노를 위한 시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중간 기착지로 여유가 있습니다.
조용한 마을에서 잘 쉬고 들판에 나가 홀로의 시간도 충분히 즐겼지요
다음 마을로 산을 넘어야 하는데 산 밑의 마을 폰세베이돈 전에 '라바날 데 까미노'에 일찍 머물르기로 합니다.
라바날에는 순례자들을 돌보는 성 베네딕트 수도원이 있어 순례자를 위한 숙소가 있고 수도자들의 기도회가 하루 3번 진행이 됩니다.
이곳에 한국인 수사신부님이 2016년부터 상주해 한국인이 머물러 쉬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주지요.
주일이기도 해 우리 일정이 바쁘지만 라바날에 일찍 머물러 일단 정지하고 알베르게에서 하루를 쉬기로 했습니다.
수도원의 순례자 숙소는 이틀 이상 머물러야해 아쉽지만 주일 미사와 기도회만 참석하기로 합니다.

7시가 넘어 출발해 12Km정도를 걷고 11시 전에 라바날의 알베르게에 도착해 밥을 하고 라면을 끓여 점심을 먹고 12시 30분 수사들이 진행하는 주일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그레고리 성가로 진행이 되는 미사가 낯설기는 했지만 한결이와 분위기 있는 소박한 성당에서 걸음을 멈추어 일단 정지를 해봅니다.
나는 떼제를 경험해 익숙하지만 한결이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한결이는 스페인 말을 못 알아들어 혼자 기도했답니다.^^
스페인어로 진행이 되어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중간에 한국인 수사님이 한국말로 기도해 주어 고마웠구요.
순례자들이 걸어가는 길에 주님께서도 함께 걸어가고 그 길이 되어 주신다는 말씀을 영어로 잠시 들어 가슴에 여운으로 남습니다.
인생은 그렇게 아버지께로부터 와서 아버지께로 가는 길이지요.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지만 또 거기에 이르기까지 함께해 주시는 길이니 넉넉합니다.

여기 수도원 순례자 숙소는 수사님들이 직접 돌보며 식사와 침실을 제공해 줍니다.
독일에 본부를 둔 수도원으로 순례자들을 위해 파송되어 있고 도네이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순례길에 유일하게 순례자들이 수도자들의 일상과 기도에 함께할 수 있는 장소인듯 합니다.
원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수도원과 병원은 순례자들의 건강과 마음을 돌보기 위해 있는데, 그 본래의 정신을 지키는 소중한 곳이네요.
'로스 아르코스' 전, 네덜란드 기독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와 함께 강추합니다.

또 신부님과 대화에서 나도 모르게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을 바꿀 수 있는 계기를 얻었습니다.
남들에게 할 수 없는 내 이야기도 많이 하구요.
신부님은 산티아고 순례길은 가짜라고 하십니다.
진짜는 산티아고를 떠나는 순간 시작되는 거라구요.
그러면서도 내가 정치적 역사적으로만 해석하고 있던 산티아고 순례길의 또 다른 면인 믿음의 길과 치유의 길이라는 의미와 뜻을 새롭게 얻었습니다.
성 야고보가 목숨을 바쳐 전하고자 한 그것을 함께 찾아 가는 길이지요.
그래서 또 순례길은 목적지를 향한 길이고 또 중간에 멈춘다면 언젠가는 다시 돌아와 걸어야 할 길이라고 하셨습니다.
산티아고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지요.
내 길의 목적을 이루면 끝나는 것은 여행인 거지요.
거기서 또 다른 배움을 얻습니다.
인생에는 어떤 이유로든 멈추어서는 안되는 것이 있습니다.
신부님의 순례길 경험을 다시 들으며 지난 겨울 순례길이 되살아나고 앞으로 남은 길, 내 생각을 내려놓고 함께 걸어야할 내 길괴 기도를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한결이와 함께 들었으면 좋았을 많은 이야기들과 수도원의 분위기가 있는데 아쉽게도 한결이는 숙소에서 쉬고 있었네요.
나머지는 내일부터 전해야할 내 몫이지요.ㅎ

순례길은 역시 일단 정지해 보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지난 순례길 전에 찾았던 프랑스 플럼 빌리지의 핵심 메시지도 Stop, ‘일단 정지’였더랬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시작합니다.
오늘 라바날에서의 일단 정지, 역시 뜻밖의 선물이었습니다.
이런 하루와 쉼이 고맙기만 합니다.
물론 덕분에 내일부터는 부지런히 걸어야지요.^^
종일 비가 온다는 예보였는데 하늘만 흐리고 비는 뿌리지 않고 있다가 저녁이 되어 비님이 오시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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