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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2016/6/28(화)
IMG_0516.JPG (97KB, DN:41)
쿠바5일 : 20160617 리조트의 마지막 휴가  


● 쿠바5일 : 20160617 리조트의 마지막 휴가

함께간 아홉 살 인이가 묻습니다.
왜 쿠바에 왔어요?
너는 왜 왔니?
엄마 아빠가 가니까요.ㅎ
나는 이야기합니다.
멀리 한국에서 친구가 와서 평생에 한번 일지 모르는 쿠바를 보고 싶어 왔어.
그리고 나와 아빠와 친구 목사님들이 그리워하던 체 게바라 선생님의 무덤을 보고 기도하러 왔다구요.
그러니 기도하지 않았잖아요?
그럽니다.
그래서 이야기해주었지요.
가는 내내 차 안에서 울면서 기도했다구요.
김광석이 흐르는 차 안에서 나는 속울음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그대로 사랑이었지요.
삶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사랑, 그리고 우정으로 하나된 체의 삶은 내 안의 우상입니다.
다하여 산 한 생애, 그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고 매일 한 걸음씩을 걸었던 그의 삶과 죽음은 내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반추해주고 내가 살지 못한 삶을 부끄럽게 해주기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쿠바 인민들의 삶과 고통과 역경과 그들의 눈물과 땀에 그대로 녹아 있음을 봅니다.
체 이야기만 해도 눈시울을 붉히는 그들입니다.
현실의 삶이 그것을 용납하지 못하고 타협하며 살더라도 그것이 옳다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소리 없이 웅변해 주고 있습니다.
오늘 쿠바에서 마지막날 충분한 쉼과 여가를 누리면서 쿠바 음악에 젖어 나의 삶을, 하루를 돌아봅니다.
나는 그렇게 기도합니다.

쿠바에서 마지막 날은 리조트에서 쉬기로 합니다.
김현범 목사는 꼼짝 않고 누워 책을 보며 쉬기를 선택하고 나머지는 1시간짜리 스노클링이라도 하자고 해변으로 나가지요.
해변에 나가니 아뿔싸 분위기가 싸~합니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세어서 보트도 못 뜨고 스노클링도 없습니다.ㅎ
해변에서도 그냥 푹 쉬었지요.
저녁에 마침 떠오른 달님과 함께 야외 레스토랑을 예약해서 분위기 있는 디너를 합니다.
디너 라이브로 온 가수들과도 호흡이 맞아 쿠바 음악에 심취하기도 했구요.
디너 후 바닷가에 나가 달빛 아래 해변도 거닐며 그렇게 쿠바의 마지막 날을 보냅니다.ㅎ

● 쿠바6일 : 20160618 쿠바의 기억

꿈같은 쿠바 여행, 또 두 주간의 휴가를 마치는 쿠바의 마지막날 밤, 친구 목사의 고백이 가슴을 저렸습니다.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니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지요.
지난 20년간 여름마다 교회 일을 하느라 정신없이 바빴고
쉴틈 없이 목사 노릇, 아빠 노릇, 남편 노릇, 어른 노릇하느라 자기를 돌아보고 나를 위해서 오롯이 있는 시간이 없었던 나날이었답니다.
행복했고 기쁘게 일했지만 힘들어도 힘든 내색 못하고 하루하루를 살아왔습니다.
살다보니 이런 날이 왔습니다.
자기를 위한 투자를 하지 못하고, 아니 할 줄을 몰랐지요.
사람인데요.
쿠바에 와서 리조트에서 종일 누워 책 읽고 잠자고 해변에서 풀장에서 수영을 하며 여유자적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지만, 쿠바의 수도와 시골 마을들을 두루 다니며 현실을 보고 가난한 마음과 그네들의 순수함과 활기를 보며 자기를 다시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쉬면서도 우리가 살아온 모습을 그대로 드러나 보았습니다.
남을 챙겨주기 바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이 되어 울기도 하는 모습을 보고 화내고 툭툭거리며 스스럼없이 주고받는 마음도 만납니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거울이고 모델이 되는 거지요.
고맙습니다.

또 한가지 쿠바 음식이 그리워질 것 같습니다.
고향의 맛(인공조미료) 없이 재료 맛이 다인 음식들이라 조미료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맛이 없다고 느껴지지만 먹을수록 단백함과 신선함이 살아 있습니다.
조미료를 구할 수 없어서 재료 맛을 내는 쿠바의 이중성이지요.
미국에 의해 경제 봉쇄를 당하면서 쿠바는 화학비료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구책으로 선택하게 된 것이 유기농이고 그래서 생태와 환경의 천국이라고까지 알려져 있지요.
쿠바 시가를 세계에서 제일로 치는 것도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은 담배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꿈같은 한 주간의 쿠바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많이 그리울 거예요.
그래서 또 찾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때는 리조트 말고 카사에서 여행을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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