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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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com)
2015/5/29(금)
20150528 한결이 졸업 파티(PROM)  
프롬(졸업 파티) 준비한다고 친구 집에서 잔 아느님이 낮에 전화가 옵니다.
봄꽃이 예쁘기로 유명한 에드워드 가든에서 프롬 사진을 찍는다고 4시에 친구 집에 드랍해 달라구요.
4시에 꽃단장한 아느님을 모셔다 드리고 부랴부랴 돌아와 해준이를 하키 수업에 데려다 주고 다시 에드워드 가든으로 갑니다.
에드워드 가든에서 친구들이랑 모여 사진 찍고 리무진 타는 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예약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중간에 전화통에 불이 나게 계속 전화가 옵니다.
그간은 내가 전화하지 않으면 문자 하나 없더만요.
글쎄 길 거리에서 사진을 찍는 곳으로 가지 못하고 발을 동동거리고 있습니다.
버스가 오지 않아 택시를 불렀는데 택시도 오지 않는다구요.
그래서 출퇴근 러시아워에 꽉막힌 도로를 레옹이 되어 질주해 에드워드 가든으로 데려다 줍니다.

난 오후 내내 아느님 프롬 여자 파트너를 태운다고 2년 째 왁스 한번 바르지 않았던 차에 왁스까지 발라 윤이 반딱반딱 나고 있습니다.
큰 차도 아니고 택시 운전하는 차지만 아느님 평생에 한번 졸업 파티 파트너를 태우는데 기죽지 말라구요.ㅋ
30도를 오르내리는 뙤양볕에 서서 왁스를 바르고 닦으면서 땀이 눈물이 되어 흐릅니다.  

문득 하늘을 보니 낮달이 떠 있네요.
그리움이랍니다.
페친께서 낮달이 그리움이라는 무슨 생각했냐고 하시더군요.
눈물 나게 고생했다는 말씀에 또 울컥합니다.
그랬네요.
낮달보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낮달보고 감사가 나왔습니다.
낮달보고 미안함과 서러움이 나와 시렸습니다.
엄마의 보살핌이 없이 자란 아들, 얼마나 힘들었으까 미안함입니다.
이런 아들이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엄마 마음에 서러움이 올라옵니다.

더 잘해줄 것을, 더 함께해줄 것을, 더 친절하고, 더 자상하고, 더 사랑해주지 못해 많이 후회가 됩니다.
뭐 그리 바쁘다고, 뭐 그리 할 일이 많았다고...

그래도 아비라고 사진 한장 찍자고 하니 어색하지만 미소를 지어 봅니다.
졸업파티 가는 턱시도 입은 아들과 야구모자 쓰고 택시 운전하는 아비입니다.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하시고 아들 둘 대학공부까지 시키신 아버지 어머니가 많이 생각이 나는 밤입니다.  

엄마 돌봄 없이 그래도 건강하고 밝게, 웃음 잃지 않고 고등학교를 졸업해주어 고맙습니다.
함께 어울릴 친구들이 있어 다행입니다.
주눅들지 않고 당당해서 좋습니다.
나는 쇠하고 그는 흥해야 합니다.
나는 그의 신발끈 풀기에도 부족합니다.
이제 새해가 떠오릅니다.
충분합니다.
En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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