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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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com)
2015/1/27(화)
20140104 서펜타인 갤러리, V&A, 바비칸, Covent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일하지 말고 영생에 이르도록 남아 있을 양식을 얻으려고 일하여라(요6:27) - 무엇을 얻으려고 일하고 무엇을 위해 여행하는지 다시 돌아봅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다시 안개 가득한 런던입니다.
전날 테임즈 강 위로 차갑게 빛나던 달님이 무색한 안개 가득한 아침에, 우리는 런던 분위기가 가득한 하이드 파크를 걸었습니다.
일행은 마지막 여정을 마치고 떠나는 내일 나 혼자 런던에 남게 되는 하루 여행 준비하느라 지하철 지도를 보는 중에 문득 "Art on the underground"라는 문구에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Londoner들은 지하철 일도 Art로 합니다.^^
그래서 나의 일상은 어떠한지, 나는 일을 어떻게 하고 이웃을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유럽 현대 미술기행에서 남는 한 가지를 말하라면 현대 미술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모든 일상이 예술이고 모든 행동과 생각이 작품이고 아름다움이고 숭고함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위험한 발상을 하고 절절한 시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진실한 삶의 고백만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요.
나는 이번 여행에서 그런 움직임과 마주하는 법을 배워왔습니다.
내내 아팠던 보름간의 여행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
그런데 몸이 아파서 힘들었지만 아프지 않았으면 보지 못할 것을 보았습니다.
오비이락, 마음을 힘들게 하고 불편하게 하는 일과 상황들이 여행 안에 많이 꼬여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더 많이 앓아 아팠고 아파서 알게 되었고 그래서 더 미안했습니다.

또 여행하는 동안 낯선 갤러리, 박물관이지만 그 한구석에 앉아 있는 시간이 참 좋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안에 있으면 가만히 있어도 정화와 힐링이 일어나는 듯합니다.
편하네요.
공간이 주는 힘과 에너지인 것 같습니다.
런던에 혼자 남아서도 그냥 갤러리 구석에 혼자 앉아 있어 보았습니다.
오래된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도 그랬습니다.
그렇게 예술인 삶을 느껴봅니다.
일상이 모든 행동과 생각이 다 작품이고 예술이고 숭고함이라고 말해주는 지하철 지도에서 만난 그 문구가 계속 남습니다.
"Art on the underground"
썩을 양식이 아니라 썩지 않을 양식을 위해 일하라고 하셨지요.
같은 일을 해도 어떤 태도와 자세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른 삶이니 예술로 할 수도 있고 전쟁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현대미술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은 대칭미도 비례미도 인공적인 기교도 아니라 삶의 진정성이었습니다.
그것을 전하고 표현하는 스토리가 예술인 것이지요.

하이드 파크 한 켠에 있는 서펜타인 갤러리 서점의 책들 범상치 않습니다.
팔리지 않는 책들, 그런데 다른 곳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책들이 크지 않은 서펜타인 서점에 다 있었습니다.
참 위험한 시도들이었고 그래서 무언가를 말하려는 설렘이 가득한 갤러리로 남습니다.
그리고 찾은 V&A 뮤지엄은 대영제국의 위용을 잘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드넓고 잘 관리된 갤러리 한 구석에 앉아서 받는 기운이 색달랐지요.
이래서 갤러리에 오는구나 합니다.
그리고 런던 최고의 백화점인 헤롯 백화점에 들러서 간 바비칸 센터, 런던의 숨은 보석이라고 하는데 정말 꿈같은 복함 문화센터였습니다.
건축의 설계에서부터 문화와 주거가 어우러져 영국이 왜 영국인지를 말 없이 그대로 웅변해주고 있었습니다.
참 멋진 공간에 또 이렇게 함께합니다.
영국의 다른 역들처럼 바비칸역도 도심의 화려하고 세련된 빌딩 숲 속에 아주 오래된 역사가 그대로 간직되어 오히려 그 낙후된 듯한 느낌이 낭만적인 빛을 더 발해주었습니다.
삶의 수준이 이렇게 다릅니다.

이제 런던에서 마지막 밤, 우리는 우리 숨을 쉬며 여행 전체 일정을 마무리하며 찾은 Covent Garden은 영국의 또 다른 문화거리, 명소였습니다.
근처 뮤지컬 극단들이 몰려 있는 거리에서 뮤지컬을 감상하기도 하고 다른 일행은 각자 마지막 런던의 밤을 아쉬워하며 Covent Garden을 둘러보고 길거리 공연을 만끽합니다.
그러다 결국 추위를 피해 찾은 스타벅스에서 다들 만났다지요. ㅎ
그리고 세련된 서비스를 받으며 런던 맥주와 피쉬 앤 칩스와 함께한 런던의 마지막 밤은 참 뿌듯했고 겸허했더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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