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Old 산물넷 : 게시판 : 사진방 : 산(mountain)페이스북블러그깊은물 추모Art of Life Community

처 음 | 하루 살이 | 예가○양로원 이야기 | 묵상의 오솔길 | 편지 | 이야기 앨범 | 설 교 | SPIRIT


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lian.net)
홈페이지: http://sanmul.net
2015/1/18(일)
20141229 홈브로이히, 유럽의 숨은 진주  


그 일로 유대 사람들은 예수께서 안식일에 그러한 일을 하신다고 해서 그를 박해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아버지께서 이제까지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한다.”(요5:16,17) - 오늘 나는 아버지께서 하신 일을 합니다. 그 눈을 뜨면 아버지와 나는 하나입니다.

삶은 나의 작품이고 나만의 갤러리입니다.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표현합니다.
의도가 있고 그 의도를 이루어 갑니다.
현대 미술에서는 형과 색, 형식과 틀보다는 느낌의 표현이 중요하고 작가의 의도뿐 아니라 관객의 해석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나의 삶도 내가 사는 의도가 있지만 또한 이웃과 세계가 읽어내도록 여지를 두고 맡겨 두고 나는 나의 일을 하고 너는 너의 일을 하는 작품이고 갤러리이지요.
그런 나만의 작품을 만나가도록 미술관의 작가와 작품은 나의 삶에 충격을 주고 깨우고 알아차리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는 다른 차원의 종교이고 깊은 의식의 수행입니다.
삶은 그래서 수련장입니다.
그런 순간을 알아차립니다.
홈브로이히 숲속 미술관은 오롯이 그런 나와 대면하게 하는 나만의 공간 여행, 명상의 자리였습니다.

콧물에, 목감기와 몸살이 왔습니다.
목이 아프고 걸음이 고됩니다.
일할 때도 아프지 않았는데 여행할 때 아프다니요.
열차가 연착이 되어 출발이 더디니 짜증이 올라오지만 그 순간에 숨을 알아차려 봅니다.
사람은 열차를 기다리는데 왜 사람은 늦으면 열차가 기다려주지 않는 것일까요?ㅎ
사람은 삶을 기다리는데 삶은 왜 기다리지 않는 것일까요?
아니 기다리는 것이 맞나요?
홈브로이히가 있는 노이스 가는 열차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그래서 다른 열차를 탑니다.
어떻게든 갈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살 수 있습니다.

“메멘토모리” - 죽음을 기억하라!
이태리 지식인들의 인사라고 합니다.
홈브로이히에 있는 작품 중에 메멘토모리 관이 있습니다.
우리 삶에 있는 죽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 깨어서 삶의 신비를 마주하는 것이라는 고백이겠지요.
홈브로이히는 삶의 바람을 깨우고 통하게 하는 참 독특한 미술관입니다.
나토군의 미사일 기지였던 일대에 예술가들의 아뜰리에들이 들어서고 있는 곳에 홈브로이히 미술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박물관섬이라고도 하는데 16개의 건물이 들판 곳곳에 자리를 잡고 아무런 제약이나 조건 없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지요.
심지어는 작품의 이름이나 작가 소개도 없이 관객과 작품이 대면하게 합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건축을 볼 것이고, 어떤 이들은 작가를 만날 것이고, 어떤 이들은 그림을 볼 것이고, 어떤 이들은 조각을 볼 것이고, 어떤 이들은 하늘을 볼 것이고, 어떤 이들은 사랑을 만날 것이고, 어떤 이들은 물음을 만나겠지요.
나는 외로움과 서러움을 봅니다.
억울함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픈가 봅니다.
홈브로이히는 그렇게 가라앉아 있는 것을 꺼내서 올려주고 보이지 않는 것을 나타나게 합니다.
거기서 내가 왜 유럽 여행을 떠나왔는지 다시 물어 봅니다.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내가 일한다면 아버지께서 유럽 여행을 하시니 내가 유럽 여행을 하는 것이겠네요.

여행이 필요한 때에 그렇게 맞이하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우울에서 벗어나 삶이 변화되는 흥분과 설렘을 만나고 싶어 여행을 결정했습니다.
관광, 빛을 보는 것이지요.
여행의 진정한 목적은 일상에 힘을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삶의 재충전이지요,.
여행에서 힘을 얻어 좋은 선택을 하고 삶에 집중할 수 있게 합니다.
그렇게 내 길을 돌아보고 열어가고자 나는 떠나왔습니다.
여행은 내 밖으로 나가 나를 보게 하니 안과 밖은 하나이고 사실은 다 나입니다.
내 밖의 그것도 나임을 알고 그 나와 하나가 되는 것이 여행입니다.
함께 여행 중반을 점검합니다.
여행을 통해 부모를 기억하고 자식과 만납니다.
더 준비를 하고 와야겠다고 다짐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올 수 있어 고맙고 보내주셔서 고맙다는 눈물을 만납니다.
순간 순간이 너무 소중해서 사람들 눈빛 하나를 놓치는 것도 아쉽습니다.
미술관을 보는 눈이 열리고 사람들과 관계하고 표현하는 법을 새롭게 배웁니다.
사랑이 함께 하시니 고맙고 하나님이 같이 걸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홈브로이히의 들판을 걸으며 나를 돌아보고 나를 사랑하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건축에 관심이 있는 일행들을 위해 홈브로이히 근처에 있는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랑엔 파운데이션도 방문해 봅니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는 철학이 있고 그만의 독특한 감성과 배려와 친절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건축 자체가 그만의 완벽한 작품, 예술품입니다.
그래서 그 안에 전시된 작품이 오히려 빛을 보지 못할 정도입니다.
실제로 홈브로이히 미술관의 갤러리와 정원을 설계했던 이들도 자신의 미니멀한 작품을 크게 해서 사람이 들어갈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하지요.
철과 유리, 콘크리트로 구성된 랑엔 파운데이션은 안도 다다오의 숨결이 그대로 나타나 있습니다.
그곳에는 안과 밖의 경계가 없고 위와 아래가 하나가 되어 있습니다.
빛이 들어오고 어둠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랑엔 파운데이션 안에 머물러 있으면서 행복하고 고마웠습니다.

안과 밖은 하나입니다.
너와 나는 하나입니다.
  이름   메일   회원권한임
  내용 입력창 크게
                    답변/관련 쓰기 폼메일 발송 수정/삭제     이전글 다음글    
번호제 목짧은댓글이름첨부작성일조회
354   20140102 파리 : 고흐의 오베르시아즈   깊은산   2015/01/22  510
353   20140101 오랑주뤼, 퐁피두, 오르세 미술관   깊은산   2015/01/21  801
352   20141231 빛의 교회, 롱샹 성당   깊은산   2015/01/20  1140
351   20141229 홈브로이히, 유럽의 숨은 진주   깊은산   2015/01/18  815
350   20141228 크뢸러 뮐러 네덜란드 숲속의 미술관   깊은산   2015/01/15  1064
349   20141227 퀼른 : 케테 콜비츠 뮤지엄, 콜룸바, 대성당   깊은산   2015/01/15  1399
348   20141226 베를린 : Brucke, 신국립미술관, 박물관 섬   깊은산   2015/01/12  1024
347   20141225 베를린 미술관, 베를린 장벽.....   깊은산   2015/01/11  956
346   20141224 독일, 드레스덴, 베를린   깊은산   2015/01/10  835
345   20141223 체코, 프라하 - 시작이 반이다!   깊은산   2015/01/10  847
344   20141213 아카데미 윈드 오케스트라 한결이 공연   깊은산   2014/12/15  828
343   세월호 200일 특집 다큐 :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깊은산   2014/11/02  937

 
처음 이전 다음       목록 홈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