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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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com)
2015/1/11(일)
20141225 베를린 미술관, 베를린 장벽.....  


"가서 네 남편을 불러 오너라"(요4:16) 오늘 내 남편을 찾아봅니다.

독일에 와 보지도 않고 독일을 생각했습니다.
유럽하면 복잡하고 올드하고 사람들이 늘 북적거리는 것을 상상했었는데 어디서 그런 오류지식이 쌓였는지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내 삶이 또 그렇겠지요.
생각만하고 판단만하고 가서 해보지 않고 그렇게 삶을 만나다 간다면 얼마나 불행할까요?
지금도 그와 살고 있지만 그는 내 남편이 아닙니다.

함부르거 반호프 현대미술관,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개조하고 거기에 투자한 이들의 면모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술관 서점과 도서관, 레스토랑의 분위기와 서비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난해한 현대 미술 작품들을 전시하고 설치해 일반 대중에게 선보이며 문화 예술의 길을 선도하는 안목이 있고 일상에서 잠시 멈추어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니 삶이 이렇게 윤택해질 수 있구나 생각됩니다.
여기서 사람, 그리고 사회와 역사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위해 국가가 해야 할 일, 부를 축적한 기업들이나 개인들의 역할이 이런 기여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것이 대승적인 가치를 창출해가는 것이겠지요.

반호프 미술관에서 현대 미술의 발칙하고 망측한 세례와 함께 기대하지 않은 근사한 런치까지 여유있게 누리고 나오니 여독이 풀리고 재충전되는 듯 넉넉했습니다.
그리고 베를린 장벽으로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고 나옵니다.
차량을 렌트해서 움직인다면 시간도 절약되고 편안하겠지만 이동하면서 몸을 쓰고 발 딛는 곳의 일상과 부딪기는 경험을 하지 못했겠지요.
그렇게 버스타고 지하철을 타는 동안 잊지 못할 베를린의 풍경들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베를린 장변, 2014년 크리스마스는 베를린 장벽에서 너와 나, 동과 서, 남과 북, 하늘과 땅이 하나가 되는 그 날로 맞았습니다.
그것이 성탄이지요.
베를린 장벽에서 다시 태어나는 인류의 정신과 염원을 보며 뭉클함이 올라왔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동독과 서독이, 갈라진 민족과 민족이 하나가 되는 장면이 아니었지요.
우리 삶에 희망이 있는 이유는 당장의 계산과 가치보다 멀리 넓고 깊게 볼 수 있는 혜안,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고 감동하게 하는 그것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찰라에 찾아오는 빛입니다.

이어서 찾은 유대인 박물관의 충격과 감탄도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유대인의 정신과 삶에 별로 동조하거나 가치를 두고 싶지 않지만 2차 세계대전의 전범으로 유대인을 학살한 과오를 이렇게 돌이키고 아픔을 추모하는 이들이 사람으로서 자랑스러웠습니다.
마땅히 그래야지요.
그렇게 돌이키고 그렇게 기억하고 그렇게 분노해야지요.
용서와 화해는 그 다음입니다.

유대인들의 새해 풍습을 따라 석류나무에 소원을 써서 다는 것에서 시작한 유대인 박물관 투어는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
시간이 빠듯하고 선지식도 짧아 유대인들의 전시는 다 파악하고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유대인 박물관의 건축은 그 자체가 예술품이었습니다.
박물관이 왜, 어떻게, 무엇으로 지어졌는지 여기서 무엇을 느껴야할지를 건물 자체가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집이란 거기 사는 사람의 기운이 담겨 있고 사는 사람의 삶을 안내하는 얼이라고 한다면 유대인 박물관은 충분한 것을 넘어서 가히 압도적이었습니다.
특히 가스실을 체험하게 하는 공간이나 홀로코스트로 희생당한 이들을 추모하는 만개의 녹슨 강철로 비명을 지르는 얼굴을 만들어 밟게 하는 체험, Exile 정원에서 49개의 기둥과 그 안에 심은 흙과 올리브 나무와 경사진 길로 고된 타향살이를 했던 조상들의 삶을 기억하게 하는 그들의 기획은 가히 탁월했습니다.
그래서 유대인이고 그래서 독일인이었습니다.
그네들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이 뭉클하고 자랑스러웠지요.
유대인 박물관을 나오는 걸음은 그래서 아쉽고 아프고 안타까움이 가득하였습니다.
그런 삶의 집에서, 그런 남편과 같이 살아야겠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 브란덴부르크 문을 향하는 길에 우연히 마주한 독일 크리스마스 장터에서 독일식 주전부리와 수다가 있어 여정이 풍성했습니다.
분단시절 동독과 서독을 통하게 해주었던 유일한 관문이었다는 브란덴부르크 문, 1989년 11월에 10만 인파가 모인 가운데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고 하지요.
전쟁의 상흔, 그 대가인 분단과 그 대가를 잘 치르어 통일을 이루어 온 그들의 성숙함에 대면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브란덴부르크 문은 진정한 개선문이었습니다.
인류애의 승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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