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깊은산 (eastsain@chol.com) 2015/1/10(토)

20141223 체코, 프라하 - 시작이 반이다!   먼저 여행을 하게 하시고 내내 함께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런 사랑으로 나타난 안내자 RPM님과 함께 길을 걸어 배우게 해주신 벗들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지난 유럽 여행을 돌아봅니다. 전날 테임즈 강 위로 차갑게 빛나던 달님이 무색한 안개 가득한 아침에, 우리는 런던 분위기가 가득한 하이드 파크를 걸었습니다. 일행은 마지막 여정을 마치고 떠나는 내일 나 혼자 런던에 남게 되는 하루 여행 준비하느라 지하철 지도를 보는 중에 문득 "Art on the underground"라는 문구에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Londoner들은 지하철 일도 Art로 합니다.^^ 그래서 나의 일상은 어떠한지, 나는 일을 어떻게 하고 이웃을 어떻게 만나고 있는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유럽 현대 미술기행에서 남는 한 가지를 말하라면 현대 미술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모든 일상이 예술이고 모든 행동과 생각이 작품이고 아름다움이고 숭고함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위험한 발상을 하고 절절한 시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진실한 삶의 고백만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요. 나는 이번 여행에서 그런 움직임과 마주하는 법을 배워왔습니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고 일하지 말고 영생에 이르도록 남아 있을 양식을 얻으려고 일하여라.(요6:27) - 그렇게 여행 마지막에 다시 무엇을 얻으려고 일하고 무엇을 위해 여행하는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내내 아팠던 보름간의 여행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 일할 때도 아프지 않았는데 노는데 아팠네요. 그런데 몸이 아파서 힘들었지만 아프지 않았으면 보지 못할 것을 보았습니다. 오비이락, 마음을 힘들게 하고 불편하게 하는 일과 상황들이 여행 안에 많이 꼬여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더 많이 앓아 아팠고 아파서 알게 되었고 그래서 더 미안했습니다. 또 여행하는 동안 낯선 갤러리, 박물관이지만 그 한구석에 앉아 있는 시간이 참 좋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안에 있으면 가만히 있어도 정화와 힐링이 일어나는 듯합니다. 편하네요. 공간이 주는 힘과 에너지인 것 같습니다. 런던에 혼자 남아서도 그냥 갤러리 구석에 혼자 앉아 있어 보았습니다. 오래된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도 그랬습니다. 그렇게 예술인 삶을 느껴봅니다. 일상이 모든 행동과 생각이 다 작품이고 예술이고 숭고함이라고 말해주는 지하철 지도에서 만난 그 문구가 계속 남습니다. "Art on the underground" 썩을 양식이 아니라 썩지 않을 양식을 위해 일하라고 하셨지요. 같은 일을 해도 어떤 태도와 자세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른 삶이니 예술로 할 수도 있고 전쟁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함께한 무지개님이 이번 여행은 고흐 특집이라고 표현했는데 여정을 통해 고흐의 열정과 감동을 되새길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그렇게 감동하면 삽니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갤러리들의 분위기, 그 독특한 느낌은 그 곳, 그 장소가 주는 에너지와 힘을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움은 대칭미도 비례미도 인공적인 기교도 아니라 삶의 진정성입니다. 그것을 전하고 표현하는 스토리지요. 무엇을 얻으려고 일하고 무엇을 위해 여행하는지 다시 돌아보며 묻습니다. 왜 일을 하고 왜 여행을 하니? 나는 왜 여행을 다녀 왔을까? 사랑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런데? . . . [20141222 폴란드, 바르샤바 - 체코, 프라하] 폴란드 바르샤바 공항입니다. 체코 프라하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토론토에서 8시간 반 정도 비행해 온 바르샤바는 기온은 8도를 웃돌고 비가 옵니다. 유럽 날씨는...ㅎ 그랜드 아트 투어, 유럽 현대미술 기행을 왔습니다. 체코의 프라하, 독일의 베를린, 뒤셀도르프, 쾰른, 네덜란드의 암스텔담, 프랑스의 파리 일대, 영국의 런던 등에서 현대 미술관을 중심으로 보름 정도 투어를 하고 돌아갑니다. 떠남이 주는 힘, 또 그만큼의 두려움과 대가가 참 큽니다.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존재가 달라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토론토에서 일상에 젖어 있던 몸과 마음이 여행으로 떠나면서 저절로 변화되고 새로움을 향한 설레임으로 숨이 트이는 경험이 일어난 것이지요. 내 안에서 일어나는 힘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밖이라고 내가 아니지 않은 것이지요. 안과 밖은 하나입니다. 안도 밖도 다 나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묻고 물어 보겠습니다. 왜, 어떻게, 무엇을? 공부를 못하고 떠나와 아쉽다했더니 그냥 보고 즐기고 경험하라더군요. 인생처럼 주어진 선물을 지금은 마음껏 누립니다. [20141223 체코, 프라하 : 프라하 현대 미술관, 올드 타운, 카를교, Salvator church 크리스마스 음악회] 프라하 현대 미술관, 개장 첫 시간 프라하 현대 미술관을 만나면서 받은 느낌은 내 일상의 정화와 힐링이었습니다. 미술관 큐레이터의 안내를 받고 소개에 따라 움직였지만 이제 와서 돌아보면 차라리 그냥 말없이 둘러보는 것이 더 나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렇게 선 자리에는 말이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일상에서 떠나 느끼고 씻기고 그 안에 머물러 있음으로 충분한 그 무엇입니다. 아름다움은 그 자체로 충분한 거지요. 그래서 아름다움을 앎이라고 하고 앓이라고 합니다. 아프게 앓고 그래서 알게 되는 것이 아름다움이니 인생입니다. 또 그렇게 일어나는 너와 나, 사회와 개인, 역사와 사람의 화해와 용서, 그리고 일치와 이해와 관용까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자리입니다. _()_ 유럽에서 전쟁의 참화를 모면한 유일한 도시라고 하는 프라하 올드 타운의 고풍스러움과 분위기에서 문화와 가치를 읽습니다. 도시 한 가운데에서 체코 족발 학센과 코젠 흑맥주를 맛보며 분위기에 취하고 맛에 취합니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볼테르 강을 가로지르는 프라하의 카를교는 30명의 성인들을 모시고 아름다운 프라하를 배경으로 찾아오는 이들을 친절하게 맞으며 여일하게 서 있었습니다. 카를교에서 맞이하는 석양과 야경, 그리고 프라하의 밤은 여기에서 이곳을 만나고 이곳에서 여기를 보는 신비입니다. 카를교 앞의 Salvator Church에서 크리스마스 음악회를 들으며 첫날 프라하의 밤이 깊어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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