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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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2020/3/10(화)
20190623_134345.jpg (200KB, DN:8)
20190623(#남미 55일) 리마(Lima) : 흥에 겨운 도시!  


● 20190623(#남미 55일) 리마(Lima) : 흥겨운 도시! 나는 리마에서 서핑을...

트레킹과 지방 투어는 감이 잡히는데 딱 대도시에 들어오면 막막해집니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는 거 있죠. 찾아보면 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지만 딱히 당기지도 않고 비용도 어마무시합니다. 리마 음식투어 같은 경우는 재래시장을 방문하고 길거리 음식과 현지 과일을 시식하며 구석구석을 살필 수 있지만 비용이 1인당 미국달러로 60불이니 200솔 가까이 됩니다. 파라카스 1일 투어가 60솔이었던 것에 비하면 차이가 많지요. 그래도 리마에 왔으니 숙소에서 방콕만 할 수는 없어 길을 나섭니다.

드디어 리마에 와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았습니다. 도저히 걸어 다닐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요. 친절한 숙소 주인장이 대중교통 카드도 빌려주고 잘 안내해주어 현지 버스와 메트로를 갈아타고 센트로(중심가)로 나가봅니다. 센트로에서 워킹 투어에 합류해 안내를 받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메인 광장에 큰 행사가 있어 꼼짝을 못합니다. 그냥 둘러보며 리마의 구시가지 맛만 보았네요. 그리고 미라플로레스라고 신시가지까지 걸었습니다. 10km가 넘는 길, 서너 시간이 걸렸습니다. 미친 짓 같기는 하지만 딱히 할 일도 없어 걸으면서 천천히 리마를 구석구석 볼 수 있어 나는 좋았습니다. 곳곳 광장에 여행자들과 젊은이들의 춤판이 벌어지는 것이 이색적이었답니다.

한참 걷다가 기운이 빠질 때쯤 해산물 식당을 만나 가격도 괜찮고 해서 들어가 점심을 먹습니다. 세비체와 해산물 볶음밥이 20솔, 좋습니다. 역시 금강산도 식후경입니다. 입에 맞는 세비체를 맛보니 생기가 돌고 해산물 빠예야도 딱 좋습니다. 또 힘내어 신시가지인 미라플로레스로 걸어가는데 마주한 그곳은 페루가 아니었습니다. 여기가 페루 맞아? 할 정도로 전혀 다른 분위기, 바닷가에 콘도가 즐비하구요. 이렇게 사람들이 다르게도 사는구나 싶었습니다. 꽃보다 청춘에 나와 유명한 플라잉독(Flying Dog) 호스텔과 그 아래 샌드위치 가게도 보았는데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줄을 서 있네요.

바닷가로 길을 잡아 나서니 듣던 대로 패러 글라이드가 하늘을 날고 바다에서는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돌고래 떼처럼 파도를 타고 있습니다. 아름드리 야자수가 공원을 장식하구요. 3시간을 넘게 걸어오느라 아픈 발을 쉬어주며 한참을 잔디밭에 앉아 숨을 돌립니다. 패러글라이딩 하는 사람들이 부러워 가격을 물어보니 260솔이랍니다. 헐. 생각도 못할 금액에 뒤도 안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내려간 바닷가, 또 서핑 강습을 해준다고 불러 세웁니다. 서핑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하는데도 장비에 강습까지 70솔이라고 유혹하지요. 딱히 할 일도 없고 페루니 그 가격이지 하면서 마음이 동합니다. 하늘을 나는 패러글라이딩 대신 파도 위를 나는 서핑을 하게 되었네요.

물론 환경은 열악합니다. 남녀 할 것 없이 탈의실도 샤워실도 없이 바닷가에서 옷을 갈아입습니다. 수건을 두르라고 주는데 난감합니다. 뭐 그래도 다 하는데 하지요. 서핑 강습소 주인이 갈아입는 것을 도와주면서 리마는 걷는 것 말고 할 게 없는데 바닷물에 몸을 담그는 서핑은 얼마나 프레쉬하냐고 자꾸 추켜세웁니다. 맞는 말이긴 하지요. 서핑복으로 갈아입고 강사와 함께 준비 운동을 하고 기본 동작을 익히고 바다로 뛰어 들었습니다. 내참 리마에 와 한겨울에 바다 수영을 합니다. 바다 수영은 근 20년 만인 듯해요. 캐나다는 민물 호수니 느낌이 다르지요.

급하게 들어간 바다, 파도가 장난이 아닙니다. 강사가 잘 안내를 해주지만 몸이 생각대로 따라가지 않습니다. 엎드려 파도를 타는 건 재미있는데 일어서서 파도를 타라고 하니 엄두가 안 나고 쭈그리고 앉았다 바다에 빠지고 뒤집히고 난리가 아니지요. 그래도 마지막에 두어 번 보드에 서서 파도를 타니 그 속도감과 바람과 물결을 만나는 순간의 느낌은 아득합니다. 이래서 서핑을 하나봅니다. 2시간 파도와 부딪히며 혼신의 힘을 다했더니 쓰러질 듯 휘청하지요. 완전 망가졌습니다. 그래도 강사가 얼굴 표정이 달라졌다고 칭찬을 해주니 고맙긴 합니다.

리마에 와서 생각지도 못한 서핑까지 하면서 이게 여행이지 싶습니다. 오전에 10km를 걷고 오후에 2시간 서핑을 하고... 자전거까지 탔으면 완전 철인 10종 경기입니다. 다시 미라플로레스 거리로 나오는데 여기도 광장에 사람들이 가득 춤판입니다. 한 곁에 길거리 화가들의 작품도 눈길을 끄네요. 이렇게 리마에서 하루를 마치고 다시 고산지대인 와라스로 갑니다. 와라스에서는 이틀의 산악 트레킹이 또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정성을 다하고 정신을 차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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