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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2019/12/6(금) 20190514_085514.jpg (216KB, DN:32)

20190514(#남미 15일) 비현실적인 현실   ● 20190514(#남미 15일) 푸에르토 나탈레스(Puerto Natales) - 토레스 델 파이네(Torres del Paine), 라스 토레스(Las Torres) : 비현실적인 현실, 기쁨과 슬픔의 우물. 예약한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 출발 시간이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오후 3시입니다. 숙소 체크아웃 전에 일출 즈음 어제의 하늘을 기대하면서 카메라를 들고 바닷가에 나가봅니다. 역시나 비현실적인 풍경이 현실로 눈앞에 펼쳐지네요. 바람이 잔잔해진 바닷가에 붉은 아침햇살이 내리면서 그림보다 더 짙은 색이 드리어집니다. 색은 빛의 상처라고 하지요. 빛이 자기 몸을 산산히 부수어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합니다. 이 순간이 참 아름답습니다. 어제 바람이 불던 그 바닷가라고 감히 상상할 수 없지요. 기쁨과 슬픔은 한 우물에서 나옵니다. 내가 그 우물을 어떻게 마시느냐일 뿐입니다. 신비스러운 풍광의 남극 바닷가에 한참을 머물다 돌아와 트레킹할 짐을 챙기고 남은 짐은 숙소에 맡기고 길을 나섭니다. 인스타그램에 푸에르토 나탈레스 바닷가 사진을 올렸더니 이곳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댓글을 남겼습니다. 구글 평점도 5.0 만점이구요. 바로 검색해서 찾아가 칠레에서는 맛보기 힘든 수제 드립 커피 맛을 보지요. 참 좋습니다. 트레킹 출발 때까지 아름다운 푸에르토 나탈레스를 홀로 만끽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이 더 드는 바닷가 마을이네요. 비바람으로 속에 도착했을 때는 얼마나 어색하고 난감했는데 이렇게 며칠 사이 모든 것을 다르게 보게 되니 고마울 뿐입니다. 토레스 델 파이네, 토레스는 스페인말로 탑이라는 뜻이고 파이네는 원주민 말로 창백하게 푸르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토레스 델 파이네는 창백한 푸른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토레스 델 파이네는 전 세계 트레커들이 오고 싶어 하는 트레킹의 성지 같은 곳이라지요. 내가 남미 여행을 준비하며 제일 먼저 찾아본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내가 일정을 잡은 5월과 6월은 이미 이곳이 겨울, 시즌이 지나고 캠핑장이나 숙소가 예약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여기 공원 산장에서 만들어 놓은 가이드 트레킹 프로그램에 거금을 투자해서 예약을 했습니다. 그런데 와서 보니 길은 있네요. 그냥 텐트와 취사 장비를 들고 오는 겁니다. 물론 한겨울에 고생은 하겠지만요. 또 W루트를 못 걸어도 베이스 토레스의 삼봉을 1일 투어로 보고, 다른 곳은 5월까지 오픈하는 산장을 예약해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목적지, 국립공원 동쪽의 Las Torres는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버스로 2시간여를 달려온 것 같습니다. 오는 길 내내 파타고니아의 아름다운 풍광에 빠져들다가 잠시 조는 사이 가이드가 저것이 타워라고 알려주어 눈을 뜨니 토레스 델 파이네 삼봉이 눈앞에 나타납니다. 이 또한 비현실적인 현실이네요. 드넓게 펼쳐진 파타고니아 고원 사이에 우뚝 솟은 설산 한 가운데 봉우리 세 개! 국립공원 입장료와 서류를 작성하고 토레스 아래로 들어오니 해가 지고 있습니다. 가이드의 안내로 준비된 텐트를 치고 사방이 어두워진 자연 한가운데 앉아 있으니 샤워장은 물론 양치할 곳도, 화장실도 없지만 여기가 천국입니다. 화장실도 삽을 들고 가 땅을 파고 일을 보고 덮어야 한답니다. 이제 4박5일간 그런 야생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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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제 목		이름	첨부	작성일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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