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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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2019/11/22(금)
20190506_092032.jpg (215KB, DN:14)
20190506(#남미 7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버스 투어  


● 20190506(#남미 7일) 부에노스 아이레스(Buenos Aires), 시티 버스 투어 : 노 아볼로 에스파뇰!(나 스페인어 못해요!)

남미 여행을 위해 두어 달 스페인어를 독학으로 공부하고 빛나는 실력을 발휘하고 싶었는데 브라질에서 며칠 보내고 완전히 기가 죽어 버렸습니다. 영어는 물론 스페인어도 통하지 않는 브라질을 지나 스페인어를 쓰는 아르헨티나에 와서도 벙어리에 귀머거리가 되었네요. 하지만 이제 눈치가 100단인데 못할 일 있을까요? 그냥 스페인어로 뭐라고 하면 난 "노 아볼로 에스파뇰."하고 씩 웃으며 영어로 말해 버립니다. 그나마 겨우 기억이 나는 숫자도 막막해져 스마트 폰에 써달라고 하지요.

밤새 잘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해온 일회용 스프를 끓이고 햇반을 데워 아침을 든든히 먹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비가 갠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하늘이 더 높고 푸릅니다. 일찌감치 길을 나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유명한 Fuerza Bruta 공연 할인 티켓을 사려고 길을 헤매다 오전을 다 보냈습니다. 못 찾으면 빨리 포기하면 되는데 오기를 부립니다. 결국 11시가 넘어 포기하고 시티 투어 버스표를 사서 넓은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편안히 둘러보기로 합니다. 공연 천국 남미에서 유일하게 공연을 볼 계획을 세웠는데 무산되었네요. 버스 투어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유명한 명소 20여 곳을 오디오 가이드와 함께 다니는데 24시간 안에 무제한으로 타고 내릴 수 있습니다. 한국말이 없어 아쉽지만 잘 이용하면 내리고 싶은데 내려 돌아보면서 알차게 투어를 할 수 있습니다. 걸어서는 못 다닐 숨은 명소들, 아름다운 아르헨티나의 수도답게 가슴이 끌리는 곳들이 많네요. 시간만 있었으면 48시간 티켓으로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입니다.

어제까지 덥고 땀을 많이 흘려 오늘은 가볍게 입고 가방도 없이 길을 나섰는데 비가 그친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완연한 가을입니다. 기온이 서늘하고 창문이 없는 2층 버스에 앉아 다니며 바람을 많이 맞아 감기 기운이 살짝 들었습니다. 긴장이 풀린 탓도 있겠지요. 게다가 배도 고프고 경치도 좋아 내린 곳에서 무단횡단을 하다가 차에 치여 넘어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차바퀴가 발 위를 지나가는 느낌은 참 거시기 했습니다. 그래도 넘어진 곳이 조금 붓고 크게 문제되는 곳은 없어 다행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봐야겠지만 말입니다. 조심하라는 신호로 잘 받기로 합니다. 이제 여행 시작인데요. 브라질에서 비행기 게이트가 바뀐 줄도 모르고 있다가 비행기 못 탈 뻔한 이야기를 아들 한결이에게 하며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했더니 한결이가 그러더군요. 원숭이에게는 나무에 올라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구요. 사람과 원숭이의 차이는 조심하는 건데 제발 조심하라고 했지요. 무슨 말인지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 이야기에 덜컹했었는데 또 이럽니다.

이번 남미 일정을 잡으면서 크게 3가지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이과수 폭포, 둘째는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 W트레킹, 마지막으로 페루의 마추픽추 트레킹이었습니다. 이과수는 관광지여서 큰 문제가 없는데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과 마추픽추는 예약이 필수지요. 그런데 토레스 델 파이네 트레킹은 내가 선택한 기간이 겨울이라 산장이나 캠핑장 예약이 안되는 겁니다. 이메일을 보내고 문의를 하니 겨울 가이드 트레킹이 있을 거라는 답신을 받고 조마조마 기다렸습니다. 다행이 일정이 나와 큰 비용을 투자해 4박5일 토레스 델 파이네 겨울 트레킹을 예약했지요.

또 마추픽추와 와이나픽추는 쉽게 예약했는데 쿠스코에서 마추픽추 가는 5박 6일 잉카 트레일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물론 이미 몇 개월 전에 예약이 끝난 상태였지요. 잉카 트레일은 잉카 시대에 만들어진 길을 따라서 유적지들을 탐방하며 마추픽추까지 걸어가는데 하루에 200명 인원 제한이 있고 가이드 없이는 갈 수 없게 되어 있답니다. 눈물을 머금고 마추픽추와 와이나픽추만 올라가는 걸로 만족해야 했지요. 토레스 델 파이네와 마추픽추 트레킹이 앞에 있는데 조심하지 않아 걷지 못하게 된다면 큰 낭패입니다.

계획을 세우면서 칠레의 토레스 델 파이네 만큼 아름답다는 아르헨티나의 엘 찰텐 피츠로이 트레킹과 엘 칼라파테의 빙하 트레킹도 알게 되어 곧 하게 됩니다. 원 없이 남극의 파타고니아를 누비게 될 생각을 하면 아찔하며 가슴이 뛰지요. 이제 시작이 코앞입니다. 내일 무사히 잘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은 드디어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남극의 초입, 땅 끝 마을 우수아이아에 나타납니다. 우수아이아를 빼면 전체 동선과 일정이 많이 여유가 있는데 아르헨티나에서 세상 끝인 우수아이아를 뺄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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