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Old 산물넷 : 게시판 : 사진방 : 산(mountain)페이스북블러그깊은물 추모Art of Life Community

처 음 | 하루 살이 | 예가○양로원 이야기 | 묵상의 오솔길 | 편지 | 이야기 앨범 | 설 교 | SPIRIT


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2019/11/14(목)
20190504_101652.jpg (216KB, DN:1)
20190504(#남미 5일) 푸에르토 이과수 - 야간 버스  


● 20190504(#남미 5일) 푸에르토 이과수(Puerto Iguazu) - 야간 버스 : 악마의 목구멍

아르헨티나의 이과수 폭포 타운인 푸에르토 이과수에서 폭포로 가는 일반적인 방법은 버스 터미널에서 '리오 우르과이' 버스를 타면 됩니다. 160페소, 4000원 정도 합니다. 물론 택시로 가도 되지요. 숙소에 준비된 빵과 커피로 아침을 하고 짐을 맡기고 오늘도 서둘러 출발합니다. 어제 석양이 짙더니 하늘이 흐려서 조금 아쉽지만 설레는 마음입니다.  

공원에 도착해 공원 입장료 700페소를 내고 들어가니 정글 보트 투어 매표소가 보입니다. 2000페소네요. 5만원 정도입니다. 19시간 동안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가는 야간버스 요금으로 2400페소를 쓰고 나 잠시 망설였지만 보트 투어는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투어가 2시간이 걸린다고 해 마음에 걸립니다. 이미 오후 5시에 부에노스 아이레스 가는 버스를 예약해 놓아 아슬아슬했습니다. 그래도 그냥 갈 수는 없었지요. 아르헨티나 쪽 이과수는 트레일이 다양하고 규모가 커서 며칠을 머물며 즐기기도 한다고 합니다. 기차를 타고 메인 폭포인 '악마의 목구멍'까지 가는 트레일이 1시간, 폭포 아래 가까이 접근하는 lower trail이 1시간, 폭포 위에서 전망하는 upper trail이 1시간 정도 기본으로 소요가 되니 보트 투어까지 총 5시간은 잡아야했지요. 중간에 식사를 하고 쉬는 시간을 포함하면 6시간은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보트 투어를 하고 나면 옷이 다 젖을테니 트레일을 걷는 동안 옷이 대충 마르도록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먼저 보트 투어를 신청하고 시작했습니다. 오전 일찍은 단체 버스들이 많이 와 기차 타기도 어렵다고 하지요. 공원에서부터 오프로드 트럭으로 정글 투어를 마치고 보트 투어로 안내는 가이드가 “Are you ready to shower?(샤워할 준비 되었나요?)”라고 합니다. 그런데 샤워가 아니라 목욕통으로 물을 쏟아 붓더군요. 수영복을 입고 보트를 타는 게 좋겠습니다. 속옷까지 다 젖어버렸다지요. 물론 3시간 걷는 동안 거의 마르긴 합니다. 사람들에게 보이기 민망할 수도 있어서 그렇지요.^^ 2시간 정글 보트 투어보다는 1시간 보트 투어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정글 투어가 그냥 트럭을 타고 오프로드를 가는 거라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는데 5월은 비수기여서 보트 투어만 따로 없었습니다. 보트 투어는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나 같은 코스입니다. 일정에 맞게 선택하면 될 것 같습니다.

보트 투어는 역시 최고의 선택이었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도 보트를 타고 폭포 아래로 가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의 차이듯이 이과수도 그렇습니다. 또 훨씬 원시적이고 박력이 넘치네요. 급류를 타며 폭포 아래로 들어가니 내려다보던 폭포물이 머리 위로 쏟아집니다. 그 장대함에 감탄하다가 물벼락을 맞고는 혼비백산하기도 하구요. 그리고 생활방수를 자랑하는 갤럭시 S9+ 스마트폰의 덕을 이번에는 톡톡히 보았네요. 쏟아지는 폭포 아래서도 사진과 동영상을 건져 주었습니다. 가져간 Dslr 카메라는 투어에서 나누어 준 방수 가방 안에 고스란히 들어있었답니다. lower trail과 upper trail도 아주 좋았습니다. 어제 브라질 쪽 트레일이 주던 인상의 10배 정도라고 할까요? 물론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긴 합니다. 브라질 쪽은 한방에 강렬하고 폭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면 아르헨티나 쪽은 다양한 폭포들이 여러 번에 나누어 인상을 주어 조금씩 적응을 하게 만들어준다는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lower와 upper trail을 걷고 기차역으로 돌아와 지붕까지 철조망 울타리로 막은 곳에서 도시락을 먹고 나니 1시40분 기차가 악마의 목구멍으로 데려다 준다고 합니다. 사람이 울타리에 갇혀 점심을 먹는 이유는 주변에 가득한 주둥이가 뾰족한 너구리들이 음식물만 보면 흥분해 공격을 해오기 때문이랍니다. 그래서 철조망 안에 사람들은 들어가 밥을 먹고 너구리들은 밖에서 구경하고 그럽니다. 기차를 타고 또 걸어서 아르헨티나 이과수의 하이라이트인 '악마의 목구멍'에 가니 2시 10분, 마음이 급해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악마의 목구멍은 그냥 찍기만 하고 서둘러 기차역으로 돌아왔지만 기차는 막 떠나가고 30분 후에 다음 기차가 온답니다. 아마존의 어마어마한 물을 다 빨아 마시는 악마의 목구멍을 충분히 느끼고 올 껄 아쉬움으로 후회해도 소용이 없네요. 촉박한 일정 탓이기도 하지만 지금 밖에는 없습니다.

3시 기차를 타고 가면 공원 입구에 3시30분 도착이고 걸어가도 그 시간입니다. 어쩔 수 없이 기다려 기차를 타고 나오니 다행히 마을로 가는 '리오 우루과이' 버스가 10분 후에 출발한다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표를 미리 사두었지만 버스가 없으면 택시라고 타고 가야할 상황이었지요. 그렇게 푸에르토 이과수 버스터미널에 4시 15분에 도착했습니다. 숙소까지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니 5분, 뭐 짐을 가지고 간다고 해도 10분이면 넉넉하겠다 싶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숙소에서 초를 다투며 시간을 재며 미리 꺼내놓은 옷으로 덜 마른 옷을 갈아입는데 캐리어 지퍼가 고장이 나 버렸습니다. 오비이락, 하필이면 이런 때에 딱 맞추어 말이지요. 땀을 뻘뻘 흘리며 임시 처방을 하고 바람처럼 달려 나오니 5시 15분 전입니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짐을 싣고 버스에 오르려 보니 머리가 썰렁, 모자를 숙소에 두고 왔습니다. 시간을 보니 10분이 남아 승무원에게 이야기하고 바람처럼 다녀오겠다고 하니 5분을 주겠답니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달려갔다 오니 온 몸이 다시 땀범벅, 2분 전에 승차했습니다. 머리가 나쁘고 조심성이 없으면 손발이 고생합니다. 5시에 출발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까지 가는 까마(침대) 버스는 내일 아침 9시30분에 도착할 예정이랍니다. 버스에 화장실도 있고 심지어 기내식, 아니 버스식 준답니다.

버스에 오르니 옆 침대 의자에 예쁜 아가씨가 미리 앉아 있었지만 정신이 없는 와중이라 “올라(안녕하세요?)”라고 인사도 못했습니다. 이제 밤이 지나고 나면 어린 시절 보았던 ‘엄마 찾아 3만리’에서 이탈리아 소년 마르코가 엄마를 찾아 갔던 그 부에노스 아이레스입니다. 그런데 예쁜 아가씨 옆에서 잠이 오려나 모르겠어요.
  이름   메일   회원권한임
  내용 입력창 크게
                    답변/관련 쓰기 폼메일 발송 수정/삭제     이전글 다음글    
번호제 목짧은댓글이름첨부작성일조회
468   20190507(#남미 8일) 우수아이아   깊은산    2019/11/26  10
467   20190506(#남미 7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버스 투어   깊은산    2019/11/22  15
466   20190505(#남미 6일) 부에노스 아이레스, 산텔모 시장   깊은산    2019/11/21  13
465   20190504(#남미 5일) 푸에르토 이과수 - 야간 버스   깊은산    2019/11/14  23
464   20190503(#남미 4일) 포스도이과수 - 푸에르토이과수   깊은산    2019/11/06  29
463   20190502(#남미 3일) 리오 - 포스 도 이과수   깊은산    2019/10/30  29
462   20190501(#남미 2일) 리오 데 자네이로, 빵지아수카르   깊은산    2019/10/23  45
461   20190430(#남미 1일) 멕시코시티, 테오티우아칸   깊은산    2019/10/20  27
460   기도 :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개인적인 응답   깊은산    2019/02/24  314
459   2019 로욜라 하우스 8일 피정 여덟째날 : 나를 사랑   깊은산    2019/02/23  151
458   2019 로욜라 하우스 8일 피정 일곱째날 : 피정의 선물   깊은산    2019/02/22  206
457   2019 로욜라 하우스 8일 피정 여섯째날 : 침묵을 깨고   깊은산    2019/02/21  126

 
처음 이전 다음       목록 홈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