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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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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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16(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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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9 떼제 공동체 둘째날  


● 20151109 떼제 둘째날

떼제는 서쪽으로 해가 지고 동쪽으로 해가 뜨는 것이 보이는 언덕 위에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한참을 머물러 해가 뜨는 것을 지켜보며 호흡을 알아차립니다.
그 때 울리는 떼제의 종소리는 마음을 맑게 하고 정신을 차렷하라고 하네요.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아침 8시15분에 시작하는 떼제의 아침 기도회에는 성찬식이 있습니다.
방문자들에게도 성찬이 열려 있는데 수사들이 나누는 빵과 포도주가 있고 봉사자들이 들고 있는 빵 바구니가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오는 자는 아무도 거절하지 않는다는 떼제의 정신이 있지만 세례를 받지 않거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어 성찬을 받기가 꺼려지는 사람을 위해 또 다른 빵 바구니가 있는 것이지요.
떼제의 또 다른 배려를 여기서 봅니다.

떼제의 아침 식사는 아주 간단한 빵과 코코아, 혹은 커피입니다.
낯선 이들과 함께 나누는 소박한 식사지만 그것으로 또 충분합니다.
아침 식사 후 성경묵상과 소그룹 나눔이 이어집니다.
오늘 월요일은 창세기 1장 26절에서 2장 3절까지에서 하나님의 형상과 쉼에 대해 묵상하고 소그룹으로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이 책임이라는 부분이 오늘은 크게 다가왔습니다.
세계를 지배하라는 명령도 사실은 왕이나 목자가 자기가 돌보는 것들을 향해 가지는 책임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지요.
소그룹의 나눔은 내게 있는 언어의 장벽으로 충분하지는 못했지만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는 분위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12시 20분에 있는 점심 기도회 후에 점식 식사가 있고 또 오후 일과가 이어집니다.
성인들은 자유 시간으로 활용하고 30세 미만의 젊은이들에게는 오후 노동 분량이 주어집니다.
점심 식사까지는 완벽한 채식이었습니다.
오늘은 양념이 되지 않은 쌀과 야채 삶은 접시와 치즈 한 조각, 빵과 물이 전부였지요.
단순 소박함 그 자체였습니다.
나도 욕심 내지 않고 다 주어진 분량만 먹어 봅니다.
매 식사 전에 설거지 등의 자원봉사자를 정하게 되는데 손을 들어 적극적으로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달라지는 것이 있지요.

식사 후 2시부터는 매점이 문을 열고 떼제 노래를 배우고 함께 부르는 세션도 있습니다.
떼제송에 관심이 있어 시간에 맞추어 배우러 갔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그냥 떼제 예배에 익숙해지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노래를 배우는 시간으로 알았는데 노래를 좋아하는 젊은 친구들이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로 나누어 연습을 하는 시간이네요.
무척 쑥스러웠습니다.
내가 성가대에서 4부 합창을 한지 30년은 더 되었나 봅니다.
게다가 난 만인이 다 아는 음치이고 가사도 불어여서 발음도 모르고 영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아마 이럴 줄 알았으면 가지 않았겠지요.
그런데 일단 들어갔으니 나오지 못하겠는 겁니다.
인원도 얼마 없고 앞에서 성의껏 안내하려는 어린 친구를 실망시킬 수가 없었지요.
겨울이라 방문자들도 얼마 없는 상황에 폐강의 위기 같은 느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합창을 시작하니 실력이 예사가 아닌 겁니다.
그룹의 리더 젊은이가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왔다고 하는데 성악 전공자가 분명했습니다.
아카펠라로 떼제 송을 함께 하는데 천상의 목소리였습니다.
참 아름다운 시간이었습니다.
내일 또 이 시간이 기다려지는 건 정말 떼제송을 익숙하게 배우고 싶어서이기도 하지만 내심 안내하는 소녀들의 아름다운 노래를 또 듣고 싶어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떼제에 와서 있으면서 영어도 그렇지만 불어를 못하는 것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노래를 못하는 것은 더더욱요.
파리의 성당 미사에서도 느꼈지만 이곳에서는 신부나 수사들의 음악적 재능은 탁월합니다.
하나같이 미성이네요.
떼제는 공동체 안도 아름답지만 주변 경관이 너무 좋습니다.
내일 오후는 공동체 밖으로 나가 주변 탐방을 해보아야겠습니다.
내게 떼제를 한마디로 이야기하라면,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영성 생활을 꿈꾸고 거기에 어른과 수도자들이 최소한의 지침과 안내를 해주는 곳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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