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6] 20141224 독일, 드레스덴, 베를린 (art

깊은산의 길 위에 보이는 하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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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앨범입니다.

이름: 깊은산 (eastsain@chol.com)

2015/1/10(토)

20141224 독일, 드레스덴, 베를린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영생에 이르게 하는 샘물이 될 것이다."(요4:14) - 오늘 나를 알아야 합니다.

내가 주는 물을 마셔야 목이 마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꾸 남이 주는 물을 마시려고 주변을 기웃거리고 있으니 삶이 피폐해져 가지요.
또 사실은 그래서 이제는 내 밖에서 오는 것들이 아닌 내 안에서 나오는 것으로 충분히 살아야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안에서 오는 것으로는 충분하지가 않습니다.
갈증과 배고픔이 더 해갑니다.
그 때 찾아오는 말씀, 내 안도 나이고 내 밖도 나라고 하십니다.
안도 밖도 나입니다.
안과 밖은 하나이니 따로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내 밖의 빛을 향해 여행하는 것도 나를 만나는 걸음이 됩니다.
그렇게 밖을 향한 확장이 안으로 향하는 몰입과 집중으로 드러나게 될테니 말입니다.
정반합, 성속일여입니다.
오늘 내가 떠나온 길도 그러하겠지요.

이틀간 머문 프라하를 떠나는 걸음이 다들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어떻게 온 길인데 어떻게 산 삶인데 말이지요.
그러나 왔으니 떠나갑니다.
또 떠나니 다시 올 수 있을 것입니다.
프라하 중앙역, 유럽의 기차역들이 그러하듯이 웅장한 규모와 자태를 지녔지만 긴 세월 관리하지 못해 퇴락한 흔적이 아쉬움을 넘어 안타까움으로까지 갑니다.
그리고 유럽식 칸막이 기차의 차창으로 이어지는 풍광은 고국의 산하를 떠오르게 하는 낯익은 한 자락으로 나에게 큰 그리움을 일으킵니다.
국경을 넘나드는 기차를 타고 체코를 지나 독일로 넘어오며 바뀌는 기운과 분위기는 나라와 나라, 문화와 문화가 가지고 있는 힘을 봅니다.

베를린으로 가는 아트 기행 여정에서 아름다운 도시 드레스덴에 잠시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드레스텐에서 역사 기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드레스덴은 2차 세계대전의 전범으로 전쟁의 참화를 일으키고 대가를 치른 독일인의 아픔과 상처를 그대로 안고 있는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2차 대전이 마치는 즈음 3일간 연합군 폭격기 1000여대의 융단폭격으로 도시의 대부분이 파괴되고 35000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재앙을 만나 온 도시가 화염에 휩싸이고 검게 그을렀습니다.
그렇게 독일의 피렌체라고 불리며 작센 공화국의 찬란한 문화유산이 가득했던 도시가 완전히 파괴되고 그 위에 다시 재건된 것입니다.
드레스덴은 독일 동부 작센 주의 주도로 엘베 강변에 위치해 있어 예로부터 독일 남부 문화·정치·상공업의 중심지, 문화 중심지가 되었고 특히 엘베 강변의 '브륄의 테라쎄'는 '유럽의 발코니'라 불릴만큼 경치가 아주 뛰어난 곳이었답니다.
그래서 전쟁 말기에 문화 유산이 많은 이곳은 폭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로 독일인들이 피난처로 찾았는데 연합군은 전쟁의 기세를 잡기 위해 이곳을 완전히 파괴했던 것입니다.
독일은 홀로코스트를 일으켰던 참사의 대가를 치르었지만 전쟁과 상처에는 옳고 그름이 있을 수가 없지요.
얼마나 아프고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리고 그것을 담당하게 감래해 낸 민족성이 이곳에서 느껴집니다.

그 그림자를 품은 이들이 우리에게 오늘 보여준 것은 웃고 즐기는 아이들이 광장에 가득한 크리스마스 축제였습니다.
그곳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아이들이 있었고, 고풍스러운 교회에는 공연을 보기위해 길게 줄을 선 노년들이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였습니다.
그네들은 그 날을 기억하고 있었을 것이고 그 날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전쟁이 또한 삶입니다.
죽음이 또한 부활입니다.
오늘 이 땅에 크리스마스가 즐거운 것은 그 한 가운데 피어나는 성탄을 믿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지요.
사실은 내가 행복하려고 사는 하루인데 무엇 때문에 내가 손해를 입고 있지는 않은지 지금 다시 돌아봅니다.

그렇게 찾아온 베를린은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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